[퍼온기사]’아름다운 동행’ 구본무와 허창수
[경제프리즘/권순활]‘아름다운동행’구본무와허창수
권순활편집국부국장

지난달24일서울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는구자경LG그룹명예회장의88세
생일을축하하는미수연(米壽宴)이열렸다.장남인구본무회장등LG가(家)사람들과함께
허창수GS그룹회장과허동수GS칼텍스회장도참석했다.
지금도LG구씨가문과GS허씨가문은한집안처럼지내며좋은일이든,궂은일이든함께한다.
구본무허창수회장은사업에서동업(同業)관계를끝낸뒤에도서로속마음을털어놓고 가끔여행도함께떠날만큼인간적우의를이어간다.

계열분리후에도이어진우의

2004년7월출범한GS는이듬해1월LG에서정식으로계열분리됐다. 헤어지는과정에서흔히나오는잡음은거의들리지않았다.57년동안같은그룹에서 한솥밥을먹었던두가문이각자의길을간지도7년이상흘렀다. 한국기업사에서가장성공한파트너관계로평가받는두가문은 사업에서의이별후에도밀월관계를유지하고있다.

LG는국내주요그룹중건설관련계열사를두지않은몇안되는기업이다. GS에건설업체가있는점을배려해서다.일부LG임직원사이에서는 “우리도건설사가꼭필요하다”는목소리도나오지만구본무회장은 “GS에대한예의가아니다”라고일축한다. GS역시허창수회장이계열분리직후“신사업에진출하더라도 LG와사업영역이겹치는일은절대없을것”이라고강조한초심에서벗어나지않았다. 두그룹사이에동일업종에서의경쟁에따른파열음이불가피할것이라는 일각의관측은아직은현실과거리가멀다.

어느책에서‘새는먹이때문에죽고,인간은재물때문에죽는다’는글을읽었다. 물욕(物慾)에약한인간의속성을꼬집은지적이다. 실제로1억원안팎의유산을둘러싸고도형제자매간에원수가되는집이적지않다. 반면부모로부터빚만물려받지않아도고맙게여기는‘없는집’자식들이 오랫동안화목하게지내는모습도심심찮게눈에띈다.

재산의파이가큰대기업오너집안일수록갈등의위험성은높아진다. 최근10여년의재계만살펴봐도범(汎)현대가를비롯해금호아시아나,두산,한진등이 이런저런홍역을치르면서이미지를구겼다. 오래전의재산상속분쟁이다시불거지면서얼마전날선공방을벌인범삼성가의삼성과CJ도 법률적문제와는별개로양측모두상당한사회적상처를입었다.

여러기업의내홍(內訌)과비교하면형제는커녕성까지다른LG와GS의대주주가문이 반세기가훨씬넘게우호적관계를이어왔다는것은기적에가깝다. 구본무허창수회장을비롯한두그룹전현직경영자들의상호배려와금도가없었다면 불가능했을것이다. 기업의세계는총칼만들지않은전장(戰場)이라고들하지만정(情)과덕(德)의이미지는 두그룹이지닌만만찮은무형의자산이다.

실적뒷받침될때의미커져

LG는지난해부터화학을제외한전자디스플레이통신같은주력계열사의실적악화로 힘든시절을보냈다. 올해들어LG전자가다소나아지곤있지만본격적인회복까지는아직멀었다. 에너지건설유통이주력인GS는비교적사정이괜찮지만성장세가 기대에는미치지못한다는분석도나온다.

기업경영은일차적으로숫자로말한다.아무리인간미를자부하는회사라도 실적이나빠지면분위기가가라앉는다. 직원의고용과급여,복지에주름살이간다.국가로서도세수(稅收)와일자리가줄어든다. 아름다운이별과동행을이어가는LG와GS가기존의강점위에서혁신을통해 수익성증대와지속적성장을이루는데성공하기를기대한다. 인간적따뜻함과경영실적이반드시역함수만은아니라는점을보여주는기업이 하나둘늘어난다면보다살맛나는세상을만드는데도도움이될것이다.

권순활편집국부국장shkwon@donga.com

  • 경제프리즘

퍼온데…동아닷컴20120510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