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기사]느린 우체통

원제:오늘당신의마음1년뒤배달해드려요

[중앙일보]입력2012.06.2201:10/수정2012.06.2201:25

쾌속시대‘느린우체통’인기
영종대교,북악산팔각정등에설치
요금은무료거나3000원이하
여러기업서서비스차원운영

편지를부치면1년후에배달해주는‘느린우체통’이인기다.지난4월북악스카이웨이팔각정공원에설치된느린우체통에는두달만에900통가까운편지가모였다.[김성룡기자]

서울화곡동에사는김종식(41)씨집냉장고엔세통의편지가붙어있다.이편지들은2010년8월김씨가족이인천영종대교기념관에갔을때‘느린우체통’에넣은것이다.이후꼬박1년만인지난해8월김씨집에배달됐다.김씨의부인김혜영(41)씨는“편지를부친일을잊고있었는데막상받아보니너무기뻐서두고두고읽고있다”고말했다.

 ‘느린우체통’은말그대로부친편지를늦게배달해준다.뭐든지빠른게대세인요즘이지만이우체통의인기는식을줄모른다.2009년5월만든영종대교느린우체통에는지난달까지4만6400통의편지가모였다.서울북악스카이웨이팔각정느린우체통은올해4월생긴뒤두달만에900통가까운편지가쌓였다.이밖에‘슬로시티’로유명한전남완도군청산도범바위,경부고속도로청원(서울방향)휴게소,경남거제시거제해양파크에서도느린우체통이운영되고있다.요금은무료이거나엽서값정도(1000원이하)만받는다.북악스카이웨이의경우휴대전화로찍은사진을인쇄해엽서로만들어주기때문에3000원을받는다.

 느린우체통은지식경제부산하우정사업본부의정식우체통은아니다.㈜신공항하이웨이등업체들이고객서비스차원에서만든것이다.업체가편지를보관하고있다가1년후인근우체국을통해배달하는방식이다.

 이용객들의반응은뜨겁다.영종대교느린우체통을이용했던김현중(27)씨는“군시절휴가때전역이후의각오를담아내앞으로편지를부쳤다.바쁜일상속에잊고지내다편지를읽어보니그때의각오를되새기게된다”고말했다.청원휴게소관계자는“편지를받고‘고맙다’며답장을보내는사람도있고편지를또부치러일부러서울에서여기까지찾아오는경우도있다”고말했다.

 서강대전상진(사회학)교수는“느린우체통은1990년대학번을그린영화‘건축학개론’이큰인기를얻고일기나사진을보며위안을얻는모습과닮았다”며“인터넷·SNS등에휩쓸려잊게되는소중한것들을되돌아볼수있는기회”라고말했다.

이가혁기자
퍼온데..조인스닷컴201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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