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잘사는방법을누군가나에게물어본적이있다.“상대방을편하게해주세요.그러면세상이편해집니다.”라고대답했다.그사람은다시물었다.“편하다는것이어떤것인가요?”대답하기를“사람의마음을감동시키는것,그것이편하게하는것입니다.”흔히식사초대를받아방문했을때주인은내집처럼생각하고편안하게식사하라고말을한다.내집이아닌데어찌내집처럼편안하게먹을수있겠냐만은,손님이무엇을좋아하는지알아서챙겨주면손님은감동을받지않을수없다.
한작가가맛있다고소문이난어느호텔의일식집을찾았다.그런데음식을먹어보고는왜이곳음식이맛있는지알수가없었다.그저다른호텔일식집음식과별반다르지않는데.며칠후그호텔일식집에식사약속이있어갔다가식탁위에놓인음식을보는순간‘아!이래서맛이있다고소문이났구나.’하고속으로탄성을질렀다.다른사람과달리작가의자리앞에는자신이좋아하는튀김이올라와있었기때문이다.
작가는지난번식사를하면서혼자말로“반찬이온통생선회로가득하군.나는튀김을좋아하는데”라고한적이있었는데식당매니저가작가의말을기억하고있다가,작가가다시오자그자리에좋아하는튀김반찬을올린것이다.손님의말한마디를그냥흘려듣지않는식당.다시찾을때는맛있는이유를알고가니손님이많을수밖에.
주변을보면여기저기맛집이아닌식당이없다.식당이몰려있는곳을가보면서로원조라고간판들이붙어있다.모두들방송에맛집으로출연한것을자랑으로삼고있다.원조맛집들은많지만모두가대박집은아니다.대박날집과쪽박날집을어찌아는가묻는다면,식당주인을보면된다.카운터에앉아지시만하는주인,손님들사이를돌며부족한것이없는지살펴보는주인,손님의맛평가를주의깊게듣는주인.이중어느집에손님이많을지는굳이확인할필요가없다.
손님의마음을읽는것만큼장사하는사람에게중요한것은없다.먹는장사는특히더그렇다.어느유명식당은손님이음식을남기면남긴음식을버리지않고주인과주방장이함께직접먹어본다고한다.왜손님이음식을남겼는지그이유를알기위해서라고.그리고다시찾을때는그손님에게맞춤음식을내놓는다고.손님을감동시킬수있다면가게문을닫는일은없을것이다.
누구나단골로자주가는식당하나정도는있다.가격,맛등여러이유가있겠지만단골로가는가장큰이유는주인때문이다.한걸음뒤에서무엇이필요한지미리생각해주니눈에안보여도주인의마음을읽을수있다.편안하게해주니그래서단골이다.식당주인의귀는커야한다.귀가크면클수록손님과소통이잘된다.작은불만도귀담아들어주니편하게또올수있는것이다.하지만주인을부담스럽게느끼거나주인이자기세계에빠져있으면그식당은망한다.장사가흥(興)하고망(亡)하는것은손님의마음을움직이는것에달려있다.
몇해전한지인이삼계탕으로유명한식당에서식사를하자고초대했다.저녁시간인데도식당안은손님으로빈자리가없었다.종업원의주문외치는소리,주방에서는그릇깨지는소리.그리고주인의야단치는소리.삼계탕맛이얼마나있는지는모르겠지만이런소음속에서음식을먹는다는것이한마디로고역이었다.초대를한지인이내표정을보고오히려미안해하는것같아서둘러식사만하고자리를옮겼다.며칠전차를타고그근처를지나가다옛날생각이나서찾아봤지만그식당은이미문을닫은지오래되었다고.
예전에는조용히삼계탕한그릇을먹을수있었다.인터넷도없던시절에는맛집이라는개념도없었을때니점심시간만피하면주인의정성이담긴음식을먹을수있었다.지금은일부없어졌지만종로뒷골목피맛골에는역사만큼이나오래된식당들이있다.가격도저렴하고오래된세월만큼이나그곳을찾는손님은대부분단골그이상이다.식당메뉴는각기달라도맛은모두가가정식이다.어느분이농담으로나에게이런말을했다.“신용은장사로얻을수있는최대의자산이고,가정식백반은식당에서얻을수있는최고의편안함이다.”라고.상대방을편하게하면내가편하고,내가편하면세상이편하다.
차길진/후암미래연구소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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