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주제라면몰라도‘디카추천’에는기자도빠질수없다고생각했다.지난10여년간디카를항상휴대하고다닐정도로수많은브랜드와기종을두루경험해보지않았던가.
하지만디지털카메라는남에게쉽사리추천하기쉽지않다.광학기기와전자제품의특성을두루갖춘카메라란상품은개인의취향과미적감수성,그리고생활습관에따라수천수만가지의조합이나올수있기때문이다.일단은질문자의내공을정확하게확인하고추천하는게최선이지만,어느새페이스북친구(페친)들의추천모델명이실시간으로올라오기시작했다.
“저는얼마전에소니NEX7을샀는데너무만족해서잘쓰고있습니다.”(동료Kang)
“교수님,과감하게최상위기종인풀프레임캐논6D를선택하시는건어떠세요?”(제자Boo)
“요즘에는후지X시리즈도인기더라고요.”(동료Joo)
아뿔싸.한발늦었다.온라인에서접한지인의도움요청은가능하면바로응해주는것이미덕이다.기자도일단은가슴속에품고있던추천제품부터꺼내봤다.교수라는사회적지위,인류학자인카메라주인의활용과편의측면을두루고려한선택이었다.
“올림푸스OM-D라는제품이어떨까요.카메라다운생김새와촬영느낌이기대이상입니다.아,그리고인터넷으로주문하셔도무방합니다.”
DSLR인가미러리스인가?
순식간에다양한제품을추천받은최교수는그다지밝은기색이아니었다.검색을해봤는지“다들예산범위를넘어선다”라고딱잘라말했다.그러곤‘미러리스’를선택해야하는이유에대한의견을물었다.
“DSLR에기본줌(17-55)을사용하는입장에서말씀드리면DSLR는장점이매우많지만무거워서매번계륵같이느껴집니다.DSLR에서반사경을뺀게미러리스니까더작고가볍습니다.”(동료Lee)
이때쯤연구동료인Joo의페친인김선아씨(40)가나섰다.그녀는사진기자출신의현직작가다.
“선생님,머리로고민하지마시고직접사용해보세요.친한분걸빌려서최소한하루이상화장실-식당불문하고메고다녀보시고감당할자신이있으면DSLR이고,버겁다싶으면미러리스입니다.”
다음날이조언을실천해본최교수는“DSLR에자신이없어졌다”라고답했다.한고비는넘긴셈이다.
이밖에도수없이많은기종과제품뿐만아니라카메라선택방법론이댓글을통해오가기시작했다.1월7일최교수는다양한후배의조언을정리해다음과같은중간결론을내렸다.
①현재있는것을최대한활용해라.
②사진촬영의목적과활용영역이뚜렷하지않다면일단휴대성과순발력이중요하다.
③지르려면제대로지르되,자신이없다면저렴하게경험해보는게낫다.
④그래도현재필요에비추어하이브리드혹은미러리스로….여기에이의가있으신가요?
줌렌즈인가단렌즈인가?
상황이이쯤되자‘도대체어떤용도로카메라를쓸것인지’에대한구체적질문이쏟아졌다.최교수는정색을하고이렇게답했다.
“저는문화인류학자입니다.주로해외현지조사를다니면서인터뷰를하고행사에참여합니다.가끔마을과주변경치도찍지만사람이나그들의활동을주로많이찍습니다.촬영장소는식당,의례-축제,학술발표,가옥,집안모임등이고실내,실외는반반입니다.저녁이나야간에도가끔일이있습니다.큰행사의경우20∼70m정도거리에있는피사체를찍어야할때도있고요.”
페친들은순식간에고민이깊어졌다.그리비싸지도않으면서낮과밤,실내와실외촬영이가능하고,활동성과편의성까지겸비한제품을골라야했다.일단초미의관심사는단렌즈(줌이되지않는단초점렌즈)인가줌렌즈인가였다.
기자는17mm내외의단렌즈가최선이란의견을개진했다.
“문화인류학자는상대방에게부담감을안주는게중요하다고생각합니다.커다란줌렌즈는들고다니기도힘들고피사체가카메라를의식하기때문에부적합하지않을까요?”
양쪽모두를가져야한다는동료Moon교수의절충안도있었다.
“전지금오래된DSLR에35mm단렌즈하나들고다녀요.일단무게를많이줄이고화질을확보하긴했는데,줌이아쉬울때가많긴해요.일반렌즈는맘에안들고고성능줌렌즈는너무비싸서엄두도못내고있어요.”
이에최교수는“초보자가쓰려면단렌즈가좋겠다고생각하고있었다.무거운렌즈를사용하면결국은불편해질수있을듯하다”라는생각을밝혔다.단렌즈로결론이나려는순간재반론이들어왔다.
“선생님의촬영환경은광각과망원을아우르는모든상황이포함돼있어요.또한현지인들의자연스러운일상을담는것이기때문에모델을세우듯이리와라,저리가라할수도없고요.그러니단렌즈는답이아닌셈입니다.어두운실내를고려해20-50mm줌렌즈와16mm단렌즈(f2.0)로구성된더블렌즈세트가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