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김장이시작될때…아낙들은물가에서샘터에서김장감을씻고저린다.
남정네들은김장뽑은밭머리에웅덩이를파고무배추와이것을넣고
막대기와짚을덮어지붕을만들고흙으로덮어움을만든다.
나중에이것들을꺼내기위해한뼘넘게구멍을만들고짚으로막는다
움위에짚이나이엉을덮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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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지나면서고구마쌀엿등군것질감이끝날때쯤
움의짚마개를뽑고배추무그리고이것을꺼낸다..
어뗜땐손끝에닿지않아끙끙대며잡아꺼낸이것들에게는
하얀곰팡이처럼실뿌리가나고..조금돋아난여린싻도보인다..
무와배추는나박김치담그면그생생하고달콤한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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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겨울철지나봄이가깝다는신호처럼늦게깍아먹을수록단맛이더난다.
일찍먹을땐비릿한맛이진하다..
가난할때,끼니로대신먹는다는구황작물까지아니어도
간간이커다란바가지에몇개를담아와서깍아먹는맛이란
구수하고달작지근한맛을지금도잊지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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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와서이것을잊었는데..몇년전남한산성중앙로터리에서
시골할머니들이몇개늘어놓은고구마서껀곡식그릇들.
그틈에서이것을보자얼른사서씹으며수어장대쪽으로오르기시작했던게..
이것이내게다시다가온사건이다.
그뒤모란장에서한해에한,두번은사다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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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란에바람부는지..기둥에매어놓은시래기가흔들리는소리가나고..
이어사각사각눈내리는소리가문풍지넘어로들려올때..
이것담긴바가지를그러앉고낫칼로깍아먹던옛날이아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