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모나미 볼펜
만물상 2만원짜리모나미볼펜 입력:2014.01.2507:40

‘7080세대’는중·고등학교에진학할때주로만년필을입학선물로받았다.국산으론빠이롯트만년필이인기였다.미제파커만년필이라도들고다니면친구들사이에서부잣집아이대우를받았다.학교에서글씨연습을할때는펜대에끼운양철촉에잉크를찍어썼다.볼펜으로연습하면글씨체가나빠진다며선생님들은꼭펜으로쓰라고했다.펜대를잊고간날엔모나미볼펜꽁무니에펜촉을끼워쓰곤했다.

▶하얀플라스틱육각몸체를지닌모나미볼펜은쓰임새가많았다.손에쥘수없게짧아진몽당연필은마구리를칼로깎아모나미몸체에끼워썼다.늘어진카세트테이프는구멍에모나미를넣어돌려팽팽하게조였다.1970년대교실에선너도나도손가락으로볼펜을돌려댔다.수업시간에선생님몰래볼펜돌리는재미가짭짤했다.’1958년생개띠’들이만든묘기라는얘기가있다.

▶볼펜은광복후미군이선보였다.처음엔신문기자가많이써서’기자펜’이라했다.언론계에선취재기자를’볼펜’이라는은어로불렀다.1942년아르헨티나에서볼펜상용화에성공한라즐로비로도헝가리신문기자출신이었다.한창취재하는데만년필잉크가말라버리는게짜증나볼펜을고안했다고한다.우리나라에선1958년왕자화학공업사가처음으로볼펜을생산했다.그러나볼펜시장은1963년에나온모나미볼펜이장악했다.

▶상표모나미는프랑스어’MonAmi(내친구)’에서따왔다.처음모나미볼펜값은15원이었다.신문한부값에맞췄다고한다.필기구업체모나미가모나미볼펜생산50년을기념해한정판볼펜1만자루를내놓았다.몸체를플라스틱대신황동으로만들어니켈과크롬으로도금했고독일제고급잉크와심을썼다.한자루값을일반볼펜200원의100배,2만원으로매겼는데도하루만에매진됐다고한다.

▶중장년에게모나미볼펜은필기구이상의미를지닌다.이름처럼아날로그시대에학창시절을함께보낸동반자다.속도와효율을받드는디지털시대에손으로글쓸일이줄면서볼펜은생존을위협받고있다.하루120만자루에이르던모나미볼펜생산량도20만자루까지줄었다.모나미도이젠필기구생산보다사무용품유통에눈을돌려새로운길을찾고있다.추억은추억일뿐인가.아날로그시대엔’대중화’가성공방정식이었다.한정판모나미에열광하는사람들에게서디지털시대를’소품종고급화’로헤쳐나갈가능성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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