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순교자의 땅, 순교자의 땅
"순교자의땅,순교자의땅" 전동성당은우리나라에서가장아름다운교회건물중하나다.야트막한한옥이많은시내에솟은종탑(鐘塔)과지붕의선(線)이일품이다.이우아한건물마당에상투틀고목에형틀을쓴사람의동상이있다.그앞에는한남자가손에십자가를들고서있다.한국최초의천주교순교자인윤지충과그의외사촌권상연의동상이다.

▶윤지충은1791년어머니가죽자권상연과상의해어머니제사를안지내기로하고신주(神主)를불태웠다.당시천주교가르침에따른것이었다.이는유교가지배하던조선사회에대한엄청난도전이었다.조정은지금의전동성당자리에서두사람목을베9일동안풍남문에내걸었다.100여년지나신작로를내기위해풍남문성벽을허물게됐다.이때성벽의돌을가져다주춧돌삼아지은게전동성당이다.명동성당을마무리한프랑스인프와넬신부가설계를맡았다.

▶한국의천주교전래는아시아나남미여러나라와다른점이있다.유럽선교사들이갖다심어준것이아니라안에서무수히많은신자가자발적노력으로들여와뿌리내렸다는것이다.새로운복음과기성사회질서틈바구니에서신자들이겪은고통은이루말할수없었다.1984년교황요한바오로2세가김대건신부등103명을성인(聖人)으로추대한것도이런공(功)을기려서였을것이다.그리고엊그제프란치스코교황은윤지충과권상연을비롯한한국천주교창립주역124명을복자(福者)로이름올렸다.

▶천주교에서복자는성인바로다음반열로’신앙의스승’을가리킨다.눈에띄는것은당대최고의지식인이었던다산(茶山)정약용집안의수난과순교(殉敎)다.윤지충은다산어머니의친정조카였다.다산의형정약종은아내와둘째아들,딸을성인에올린데이어이번에자신과큰아들이복자에추대됐다.다산큰형정약현의사위홍재영과그의아버지홍낙민도복자가됐다.

▶"순교자의땅,순교자의땅."요한바오로2세는84년처음방한했을때비행기에서내리자마자엎드려땅에입맞추면서이렇게말했다.초기천주교인들의목숨건신앙은우리정신사의새장(章)을열었다.북한땅은200여년전새로운종교가들어온골목이었다.그러나지금그곳주민들은신앙의자유를잃고김씨일가를신처럼떠받드는체제에살고있다.그땅에적지않은현대판순교자가숨겨져있을거라생각하면가슴이저려온다.

김태익논설위원|

퍼온데…조선닷컴201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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