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미친 최광…

[문갑식이간다]日常이곧사진…오늘도그저찍는’미친최광’

입력:2014.05.1003:00

[사진에미친사진작가최광호]

잠도안자고매일1만컷씩찍어,한달만에새카메라셔터박살
‘사진3대불가능’중2개깨기도…5년전돌연평창다수리폐교行
전시회열어예술마을만들었지만임대료압박에내년에쫓겨날신세

문갑식선임기자

강원도평창군평창읍다수리에폐교(廢校)가있다.1999년아이들이떠나문닫은다수초등학교다.여기5년전한사내가5t트럭여섯대분량의이삿짐을싣고왔다.그에겐’미친최광’이란별호(別號)가붙어있다.

요즘화제가되는게유병언전세모그룹회장의사진작품이다.그가매일5000컷씩을찍는다는말을믿는이는거의없을것이다.10초에한번씩셔터를눌러도14~15시간걸리는데그게가능하다는것인가?

한국의10대사진작가로여러매체가인정한최광호(崔光鎬·58)는이분야의비공인세계최고일것이다.거의자지않고하루1만컷이상을촬영해신제품니콘카메라의셔터뭉치를한달만에박살낸전설이있다.그의모토는’사진이일상(日常)을통해드러나면일상은사진이된다’는말로요약된다.셔터누르기를주저하지말라는뜻이다.치열한주제의식을중시해예쁜사진만추구하는이들을호되게꾸짖기에선배도후배도그만보면슬금슬금꽁무니뺀다.

강릉이고향인그는고교시절카메라를마스터했다.공부대신선배의사진관에서살았던탓이다.신구대에입학하자마자’심상(心象)일기”바다기행’이란제목으로두번개인전을연뒤작품세계에전기(轉機)가왔다.치매걸린할머니,즉생명이빠져나가는과정을주제로한전시’할머니의죽음’을준비했지만지도교수가반대한것이다.이어일본오사카예술대학과미국뉴욕대대학원을졸업하고돌아왔을때동생이익사하고말았다.

하루1만컷이상촬영해카메라셔터를박살낸전설때문에‘미친최광’이라불리는최광호작가.그는최근“세월호참사의기록을남기겠다”며진도로떠났다./이서현사진작가
그때부터그는’삶과죽음’을테마로정했다.스스로알몸을드러내더니어머니·장인·장모·누나까지벗겼다.그에게걸리면제자고아내고할것없이모조리벗어야하는데그는’자발적’이라고주장한다.결혼식때주례에게카메라를들이대질리게하더니본인이주례설땐신랑·신부에게셔터를눌러댔다.차량이질주하는서울광화문거리에뛰어드는가하면이화여대앞육교에서점프해변태(變態)로오인받기도했다.

그러고도성에안찼는지그는’포토그램’이라는분야를한국에소개했다.사람,꽃,깨진유리병등을닥치는대로인화지위에올려등신대(等身大)를만든것이다.이것은사진의’3대불가능’중두가지를동시에깼다.’현실의크기를작거나크게표현할뿐동일하게할수없다”복제가능하다’는두가지가무너진것이다.

그런그가돌연도시를떠나겠노라고선언했다.최광호는삶과죽음의영역을인간에서자연으로넓혔다.’생명의순환”동행-평창”흙으로부터의시간2011-2012”마음을청소하다”해안선,숨의풍경”부산참견록’등전시회를연속개최한것이다.

그는폐교에작은갤러리를지어전시회를열고,인근초등학생들을불러사진촬영과인화기법을가르쳐주는’재능기부’도한다.어느사이무명예술인이하나둘씩모여들며다수리의이름도알려졌다.그런데도작품보다트위터로명성을얻은강원도화천의이외수와달리올해폐교임대가끝나는최광호는평창과다수리를예술마을로만들고척박한땅에갤러리로문화의향기를퍼트린공로를인정받기는커녕쫓겨날처지다.

사연을들으러다수리를찾은날최광호는부슬비속에서학교주변에심은돼지감자를캐고있었다.그에게묻자"폐교가돈이되는걸안부자(富者)들이몰려들자군청이생각이바뀐것같다"고했다.

"사진가에게1년2000만원임대료는벅차요.더내겠다는사람이있으니군청도솔깃하겠지요.하지만5년간쌓아온게아까워요.부근무이예술관,달빛극장,감자꽃스튜디오와함께평창군민에게좋은자산이될텐데…."

굵은땀을2시간동안쏟던그는옛교실한편에만든목욕탕에서말끔히변신하더니뚜벅뚜벅가방을챙겨사라졌다."서울종로에서강의하고진도(세월호참사현장)에가려고요.저를찾는사람들이’다어른들잘못’이라는데기록을남겨야죠."

퍼온데…조선닷컴20140510

흰구름은하루평균200-300매촬영합니다.

주인공은셔터가고장났지만,제카메라는셀렉터스위치가접촉불량입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