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품에 안긴 ‘敬天’

[천주교품에안긴’敬天’]

안의사가남긴유묵64점중거의유일하게가톨릭사상담아
다른휘호엔대부분동양사상써…2017년일반인에공개될예정

독실한천주교신자였던안중근(1879~1910)의사가이토히로부미를처단한후뤼순(旅順)감옥에갇혀있을때일본인에게써준유묵(遺墨)’敬天(경천)’이마침내천주교의품으로돌아왔다.

서울잠원동성당(염수의주임신부)은최근박삼중스님으로부터’경천’을매입해서울대교구에기증할예정이다.염수의신부는지난13일주일미사에서이같은사실을신자들에게공개했다.매입가는5억여원인것으로알려졌다.염수의신부는염수정추기경의친동생이다.

만18세때인1897년황해도청계동성당에서도마(토마스)란이름으로세례를받은안의사는독실한신앙생활을했다.독립운동을벌이던연해주일대에서도선교활동을폈으며1909년10월26일하얼빈역에서조선침략의원흉이토히로부미를쓰러뜨린후성호를긋고"천주여,포악한놈을무찌르게하여주셔서감사합니다"라고기도를올렸다고한다.또사형집행전에도가족들에게아들(준생베네딕토)을성직자로키워줄것을당부했다.

지난3월서울옥션경매에나온안중근의사의유묵‘경천’.예상낙찰가는7억5000만원정도였으나응찰자가없어당시유찰됐었다./뉴시스

독립을다짐하며동지들과함께왼쪽넷째손가락마디를자른손도장으로유명한안의사의유묵은지금까지64점이확인됐다.모두1910년2월14일사형선고를받고3월26일순국할때까지뤼순감옥에서일본인들에게써준것들이다.대부분의휘호는유교경전이나대의(大義)등동양사상을담았다.논어에서인용한’見利思義見危授命(견리사의견위수명·이로움을봤을때에는정의를생각하고,위태로움을당했을때에는목숨을바치라)’이나’爲國獻身軍人本分(위국헌신군인본분·나라를위해헌신하는것은군인의본분)’등이그렇다.’하느님을사랑하고공경하라’는뜻의’경천’은천주교사상을담은안의사의거의유일한유묵으로평가된다.차기진양업교회사연구소장은"’경천’은’경천애인(敬天愛人)’에서나온말로여러종교에서쓰지만안의사가순국직전엔천주교신앙에더욱깊이빠져들었기때문에천주교의경천사상즉’하느님을공경하라’는뜻일가능성이매우높다"고말했다.

잠원동성당이’경천’을매입하게된것도이때문이다.박삼중스님이일본에서구입해들여온’경천’은지난3월서울옥션경매에출품됐다가유찰된바있다.당시7억원부터경매가시작됐으나응찰자가없어유찰됐으며이후잠원동성당은박삼중스님으로부터이작품을구입했다.지난2009년안의사의거100주년기념유묵전을기획해’경천’을전시한바있는예술의전당서예관이동국부장은"’경천’은’獨立(독립)’과함께안의사가동양평화를위해의거를일으켰다는정신적배경을잘보여주는귀중한작품"이라며"독실한천주교신자였던안의사의작품이천주교로돌아갔다는점에서참잘된일"이라고말했다.

서울대교구는오는8월초교구장인염수정추기경이’경천’을공개하고이후서소문순교성지내2017년완공예정인교회사박물관에서상설전시할예정이다.

"의거는10계명서금한것"고해성사거절당한安의사

안중근의사의의거는당시천주교회로부터제대로대접받지못했다.10계명에서금한’살인’이라는생각이바탕에깔려있었다.당시조선교구장이었던프랑스출신뮈텔주교는안의사의마지막고백성사와미사요청을거부했다.안의사에대한한국천주교회의재평가는광복후시작됐다.1946년3월26일서울교구장노기남대주교가안의사순국을기념하는미사를명동성당에서봉헌했다.김수환추기경은1993년"안의사의의거는가톨릭신앙에어긋나지않는다"고했으며2009년엔정진석추기경이"안의사는애국충절뿐아니라열심한신앙인으로서도마땅히존경받아야한다""우리에게큰귀감(龜鑑)이된다"고거듭강조했다.

안중근의사의유묵’경천’,100년만에하느님의품으로‘하나님의품으로’를하느님의품으로고쳐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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