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설날에
어릴적검은옥양목한복빨고다리고(다듬이돌에서두둘겨윤을내고)
설날앞두고아들딸한명씩불러옷을입혀보고
다시바늘로조금집어찔러넣고,품을재던어머니
오늘은바로그까치설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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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선허연김이솟아바깥안마당으로나오고
떡시루가오가고,안마루엔여러음식들이구석에놓인날
나는먹지않아도되었다…미리배가불렀다.
김이뜨겁게날시루떡썩썩썰어모판에담아주면
안마당으로뒤란으로뜰팡으로들고다니며먹었다.
갓쪄낸찹살떡만큼고소하고착착달라붙던떡이있었을까
송편보다더큰부끼미를만들라치면기름이지지직소리를내며
작은허연연기가가끔올라오고,고소한냄새가코끝을간질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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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두아들네와설날을차린다
고사리불리고,도토리묵을쑤고
나박김치담고…노란배추속뜯어서초간장이나고추장에찍어먹고
손녀들에게줄세뱃돈을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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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온마을을두레소리가요란할고향땅엔
가끔은나도끼어서징을울리고
북을내려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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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설날,그런고향이었는데
고향동네에내집이사라진뒤부터
나도이산가족인양마음이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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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많이도살아온세월일흔몇년
열심히걷고,산오르고,촬영해야지..
아파트작은공원에녹색으로순을터뜨린나무
이름이뭘까…
봄이급한가..아니지,지난해윤달이들어서한달늦은철,절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