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기사] 설날은 누가 정했을까?

    이덕환의과학이야기(32) 도대체설날은누가정했을까? 이덕환
    서강대교수
    E-mail:duckhwan@sogang.ac.kr

    서울대학교화학과(1977)와서울대학교대학원&.. 서울대학교화학과(1977)와서울대학교대학원(1979)을거쳐미국코넬대학교에서이학박사(1983)를받았다.미국프린스턴대학교연구원(1983-1985)을거쳐서강대학교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교수(1985-현재)로재직하고있다.(사)대한화학회회장(2012)을거쳐현재(사)대한화학회탄소문화원원장으로활동하고있다.

    이론화학및과학커뮤니케이션이전공이다.대한민국과학문화상(2006)과과학기술훈장웅비장(2008)을받았다.

    저서및역서에는이덕환의과학세상,거의모든것의역사등이있다.

  • 입력:2015.02.2215:47

민족의명절인설날이지났다.청양(靑羊)의해라는을미(乙未)년이본격적으로시작되는설날을맞이하여전국적으로3,300만명이고향을찾았다.양계농가와목축농가에게적지않은피해를주고있는조류독감(AI)과구제역도민족의대이동을어쩌지는못했다.역시춘절(春節)을큰명절로여기는중국에서도대인구가고향을찾아대이동을했다고한다.물론전세계모든사람들이우리의설날을특별한명절로여기는것은아니다.사실우리도설날을버려야할낡은전통이라는뜻에서‘구정’(舊正)이라고부른적이있었다.이웃일본도설날의즐거움을잊은지오래다.
설날을맞이하는귀성행렬.

설날이자연스러운선택은아니었다

설날이정말특별한날이라고하기는어렵다.적어도과학적으로는그렇다.실제로정월초하루의해돋이가정말새로운것도아니고,정작해가지고나면이미서쪽으로넘어가버린달에서별난의미를찾아내기도어렵다.더욱이음력정월초하루가계절의변화와정확하게일치하는것도아니다.실제로설날은가장큰추위가찾아오는‘대한’(1월21일)이지난후봄비가내리는‘우수’(2월19일)에이르는기간중의하루일뿐이다.

우리가‘신정’(新正)이라고부르던양력1월1일도과학적으로의미가없기는마찬가지다.오늘날의태양력이지구가태양의주위를공전하는천문현상을기반으로하는것은사실이다.그러나태양주위를공전하는지구의타원형궤도에는시작도없고끝도없다.몰론계절의변화에서시작과끝의근거로삼을수있는자연스러운표지가없는것은아니다.낮이가장짧은동지(12월21일),밤과낮의길이가같은춘분(3월21일)이나추분(9월23일),낮이가장긴하지(6월21일)이모두그런표지가될수있다.실제로고대의중국·그리스·인도는동지를,로마와이집트는추분을,그리고메소포타미아는춘분을새해의시작이라고여긴적도있었다.

1582년에공표된그레고리안달력.

달력은오랜진화의산물

새해의시작을명절로즐기는풍습은인류가계절이규칙적으로순환한다는사실을나타낸‘달력’을만들면서시작된사회·문화적전통이다.달력은국가와종교의권위를가장분명하게보여주는제도였다.고대농경사회에서는농사의일정을알려주는달력은실용적으로도중요했다.달력은종교적으로도축일을알려주는중요한의미를가지고있다.그러나인류가처음부터똑같은달력을사용했던것은아니었다.사회·종교·문화적전통에따라다양한달력이등장했고,자연에대한이해가증진되면서달력의형식도끊임없이진화했다.

달을기준으로만들어진이슬람의회회력이가장쉽게만들수있었던달력이다.29일(짝수달)과30일(홀수달)로구성된12개월을일년으로하고,30년동안11번의윤일(12월)을더해주기만하면달의위상변화를정확하게반영할수있다.문제가없는것은아니다.1년이354일에불과한회회력은계절의변화를제대로나타내지못한다.그럼에도불구하고회회력은지금도널리이용되고있다.이슬람의가장중요한행사인라마단은회회력의‘9월’을뜻한다.

계절과의불일치를개선한것이바로태음태양력이다.3년마다29일또는30일의윤달을적절하게배치하면대략3년주기로계절의변화와일치시킬수있게된다.농경문화권에서는필수적인노력이었다.역사적으로메소포타미아·유태·인도·중국등거의모든종교·문화권에서다양한형식의태양태음력이개발되었다.중국에서는태양력을근거로한24절기를개발해서태양태음력을보완하기도했다.우리는정기적으로중국의달력인‘책력’(冊曆)을얻기위해부담스러운조공무역을해야만했던아픈경험을가지고있다.세종때발간된‘칠정산외편’은이순지가회회력을기반으로개발한우리나름의태양태음력이었다.

오늘날전세계대부분의국가에서사용하는태양력은로마에서시작된것이다.로마제국을건국한로물루스가기원전753년에만든달력이그뿌리였다고한다.춘분을포함하는‘마르티우스’(오늘날의3월)에서시작하는10개월304일의로마달력에서새해의시작을동지이후로옮기기까지는상당한시간이걸렸던것이확실하다.결국로마달력의마지막10번째달이었던‘디켐브리스’(오늘날의12월)다음에두얼굴을가지고성문을지키는‘야누스’에서유래된‘야누아리우스’(오늘날의1월)와정화(淨化)를뜻하는‘페브루아리우스’(오늘날의2월)를넣어1년을12개월로만들고,야누아리우스가새해의시작이되었다.그런전통은기원전45년에시작된율리우스달력과1582년에도입된현대의그레고리달력에서도유지되었다.우리도1895년부터공식적으로그레고리력을쓰기시작했다.

설날은민족고유의명절.

설날은우리고유의명절

오늘날우리는그레고리달력에따른‘신정’과함께전통적인민족고유의설날을모두명절로즐긴다.이중과세가경제적으로낭비라는주장이있는것은사실이지만우리의고유명절을포기할이유는없다.실제로새해의시작을뜻하는고유한명절을별도로즐기는국가나민족이적지않다.인도의힌두교도와동남아시아에서는3월과4월중순의축일을명절로여기고,이스라엘을포함한전세계의유태인들도유태달력에따른독특한명절(로시하샤나)을가지고있다.

세계적으로널리쓰이는그레고리안달력이편리한것은사실이지만모든것을그레고리안달력에의존할이유도없다.일본처럼공식적으로그레고리안달력을사용하면서도천황의재위기간을나타내는전통적인연호를사용하는경우도있다.전통이비과학적이라고탓할이유도없고,세계화된현대적흐름과어울리지않는다고부끄러워할이유는없다.오히려설날의전통을적극적으로발전시키는것이세계화시대에적응하는노력이될수도있다.

[출처]본기사는프리미엄조선에서작성된기사입니다

퍼온데…프리미엄조선20150222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