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님과나의인생의전환점
나를먼저쓸까,그님을먼저쓸까
생각이흔들린다.
내경우는내과거를되짚어보는것이고
그님의경우는2015년7월경향잡지에서발췌해야한다.
남의글에손을대는게퍽조심스럽지만
감명을받고서내옛자취를더듬게했으니
그님의글을필요한부분만뽑아써야하리라.
—나는세번의신학교낙방과성소의길7년이라는긴여정안에서아버지를통해고무풍선의하느님*을처음만났다..세번째낙방통지서를받은추운겨울날…화가치밀고하느님이원망스러운날이었다.결국사제성소는더이상나의길이아니라고여기고신학교를포기하고말았다….나의지지자였던가족마저절대적인반대자로돌아섰을때….단한사람,아버지께서다정히다가오셔서“마태오야!이아버지는아직힘이있단다.나는네가어느길을선택하든지지원할힘이있다는말이야.사회로나가든,신학교입학을시도한다해도이아버지는너를지지하마.”.이미좌절할대로좌절한나에게누구의말도위로가될수없었다.그러나그게끝이아니었다.고무풍선의하느님께서는이튿날새벽에내풍선에바람을넣어주셨는데…
저녁늦게들어온아들을위해부모님은자신들의이부자리중간에내자리를마련해두셨다.
나는새벽네시쯤눈을떴다.캄캄한어둠속에벽을향해꿇어앉아있는시커먼물체가아른거렸다.십자가앞에서기도하시는아버지의모습이엇다.
그순간나는묵직한망치로얻어맞는듯한크나큰충격을받고하염없는눈물을소리없이쏟았다.아버지께서나를위해하늘나라에기도를저축하고계시고그저축해놓은기도만으로도살아갈수있을듯한풍요로움이내가슴을채웠다.그와동시에하느님의사랑이뜨겁게느껴졌다.고무풍선의하느님께서내게무엇이든지할수있을것같은힘을주셨다.
퍼와서간추림
수도생활참힘들지요!/박종환/2015년경향잡지7월호
윗글의박종환님/본명마태오,소속예수성심전교수도회신부/한국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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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풍선의하느님*
신부님에게하느님은어떤분이신가요?
나의하느님은고무풍선의하느님이십니다.
고무풍선은한번에다불어넣으면터진다.조금씩조금씩넣어야드디어크게부풀어오른다
내가당신께맞갖은고무풍선이되도록희망과좌절,실패를거듭하게하시는가운데나를키우시며수도생활로이끌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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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국민학교4학년때까진책보를들고그냥학교에다녔다.
책보속필통은깡통을두들겨만든거였고,그필통속엔한자루나두개정도몽당연필이들어있었다.
그당시연필심은잘끊겼고,껍데기나무도옹이가많은나무..한번깍기시작하면연상부러저서새연필한자루가금세몽당연필이될때도있었다.
그당시교과서는아마7개였을것이다..다만우리들(그당시내동급생들)은교과서가국산사자였다.
나머지교과서는아예구입도아니했다..국은국어,산은산수,사는사회생활,자는자연교과서이다.
공책은사촌종형이장터에서사준미농지공책한권…아까워서공책한쪽구석에깨알같이글씨를썼다.
아파서,꾀병내서..학교마저자주결석했으니성적은보나마나..
그러던중어느날정말작고땅땅한선생님이오셨다..
외가친척의누구라는데,촌수따지지못하고,가족관계엔일흔넘은지금까지도밝지못하다.
원인은별로관심없고,큰댁할아버지나아버지들이할일이라고제처두었고,초등학교를마치자서울로유학을왔기에친척알음새가얕기때문이다.
그키작고몸집땅땅한이는가르침엔정열적이었다..어려서다알지는못했어도동료들이나내가느끼는맛은그랬다.내게도선생이란사람이있어…으스대고싶은마음이커갔다..
공부못하고필통이며공책이부끄러웠다..책을우선많이읽었다..정확하진않지만대개몇페지엔무슨그림이아래오른쪽에그려저있고어떤내용은중간쯤몇줄째있다….고외울정도로..
그당시교과서가가진게네권이었고,동네사랑방역할하는우리집사랑채에굴러다니는새농민아리랑..그런것도아는거반,모르는거반,그대로읽었다.
성적이조금씩오르자욕심이생겼다..공부가재미있어졌다..
내인생어릴적작고땅딸한먼친척선생님은나의완전빽*이었다.
빽
백그라운드(back-ground)의한국식영어낱말
후견인대장왕초등어두운낱말로쓰이지만,후견인을바르고정정당당한인물로나는글을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