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도전해본경험이있긴하다.카톡에대한’사이버검열’이한창논란이었을때외국회사에서서비스하는SNS에업무상잠시가입했다.취재원과온라인대화는무사히마쳤는데문제는그때시작됐다.다른지인이해당서비스에가입하거나메시지를보낼적마다휴대전화는시도때도없이삑삑거리는소리를뱉어냈다.대개는’알람음무음(無音)’을선택하겠지만개인적으로는아주간편하면서도극단적인방법을택했다.그SNS를지워버렸고,뒤돌아보지않았다.
물론’SNS전성시대’에불편함이없는건아니다.당장부서회식날짜가언제인지가물가물해서후배들을끊임없이성가시게한다.간단한공지사항도후배들이일러주기전까지는알방법이없다.첨단장비로무장한현대인들사이에낀원시인같다는자괴감도든다.
그런데도’SNS쇄국정책’을고집하는데는몇가지이유가있다.우선’24시간접속’이라는SNS의운영원칙자체가성가심과피곤함을부추긴다.휴대전화든,SNS서비스든내가당당한주인이아니라상전을모시고사는듯한느낌이든다면분명그관계는역전된것이다.이처럼인간이사물을지배하는것이아니라사물이인간으로부터떨어져나가독립된존재가되어지배하는상황을마르크스는’소외(疏外)’라고불렀다.
그리운친구들과만나서소주한잔을기울이며정겨운대화를나누기보다는클릭몇번과하트몇개로감정교류를대신하는것도못마땅하긴마찬가지다.특히카페에앉은젊은남녀가고개를숙인채휴대전화액정화면만들여다보는모습을볼때면의아함을넘어서아찔함마저느낀다.폭염·홍수같은천재지변이나면접을본회사의합격통지가아니라면바로맞은편사람을두고몰두해야할만큼중요한일이세상에얼마나되는가.
흔히SNS상의인간관계가평등한것처럼선전하지만현실사회의권력관계는온라인에서도반복되거나유지되는경우가많다.유명기업인이나연예인이굳이나를팔로(follow)할이유가없듯이말이다.별다른내용없는가식적댓글이나’맞팔신청’처럼온라인상의격식도사실은피곤한적이많다.
굳이호숫가의숲에들어가통나무집을짓고살았던미국사상가헨리데이비드소로의’월든’까지운운할필요는없다.실은생활속의간단한원칙몇개만으로도’SNS중독’은막을수있는것이아닐까.그러나저러나고교선배한테는또뭐라고변명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