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인문학관(작가들의 얼굴과 소장품전)

그사랑은끝났다.그리고누란에서옛여자미라가발견된것은다시얼마를지나서였다.그미라를덮고있는붉은비단조각에는’천세불변(千世不變)’이라는글자가씌어있었다.언제까지나변치말자는그글자에나는가슴이아팠다.그러나미라는미라에다름이아닌것이었다.미라와그리고언제시들지도모르는양파의하얀꽃이피는나라,그것은바로우리의만남인가세상모든만남이그런것인가아니,폐허와같은사랑도어떤섭리의밀명(密命)을그리고있는것이다.

[누란(樓蘭)의사랑]마지막부분입니다.
작가가직접낭독하신것늦게가서프린트물도얻지못하고일층에전시된
그날낭독된전시물중이부분만푸른노트에옮겨온것직타했습니다

아..윤후명씨…
낭독이끝난후이소설의뒷이야기를묻는사회자의물음에아주많이어색한몸짓으로

"…….이여인은두번째여인입니다…………….저는세번결혼했습니다…"

토요일영인문학관작가들의얼굴과소장품이전시된전시장을
꽉매운대중앞에서아니해도될고백을하며

"…….낮술을한잔하고왔습니다…….목이메어더계속할수없습니다…"

하며마이크를내리고돌아서는모습으로봐서이책내용은
어쩌면실화가틀림없단추리를내맘대로하기도했답니다
낭송할원고를고르고택하는과정에서오래전의옛여인을그리다가
용기가안생겨낮술까지걸치고그높은곳을누런작업복차림으로찾아온
노작가의모습이그날이후내내떠나질않아읽어보지도않은그소설을찾아봤습니다.
마침정리된사이트가발견이되네요

혹시읽어보신분계시면저에게이야기좀해주셔도고맙겠습니다

휴일이니까…비까지오시니까…

날짜:2004-09-12오후5:47:10


누란(樓蘭)의사랑-윤후명

핵심정리

▶시점:1인칭주인공시점.
▶배경:도시와바닷가
▶인물:나-주인공.동거하던한여자의버림을받는인물.
▶주제:인간의만남과인연,그리고사랑의종말의허망함.

이해와감상

{누란의사랑}은1984년데발표한소설{누란}을개작한중편소설로서,제3회소설문학상수상작이다.

어느평론가의지적처럼윤후명의작품은거의대부분이비슷한분위기와연역적구도를갖추고있다.그의작품은거의두개의축(軸)을지니고있다.그하나는무미건조하고숨막힐것같은소시민적일상생활이고,다른하나는동경과그리움의대상인고대의풍경이나관념적인이상이다.

가령,{돈황의사랑}에서,주인공은아내가직장에나가면할일없이낮잠만자거나친구를만나술을먹거나하는,전직이잡지사기자인실업자이다.또,주인공이고등학생때여러번가출을했었다는것을보아도그가답답하고무의미한일상에서얼마나벗어나고자했는지잘보여주고있다.

그것은{누란}에서도마찬가지여서여러번가출을시도했으나,지금은한여자와동거생활을하고있는주인공이등장한다.그리고그들은서역(西域)의돈황석굴이나서역의누란과같은,그무언가를동경하고있으며소시민적일상에서벗어나탈출하고자한다.

그러나그들또한실패하거나좌절한다.끝없는사막같은긴하루를걸어온사자는바로’나’였고,여관은흔적없이뜯겼으며,사력을다해서벗어나고자했던일상을향해사력을다해되돌아오는것이다.아니,그것은{누란}에서미이라를덮고있던천에새겨진천세불변(千歲不變)이란글자가암시하듯허무하고또한처음부터존재하지도않았던것인지도모른다.

{누란의사랑}의끝부분은버림받은사랑의갈등이내면적으로표현되어있다.폐허가된누란에서미이라가발견되는장면은,현실과환상을접합시킴으로써허망한것에서부터현실을의미있게부각시킨것이다.

줄거리

주인공’나’는한여자와동거생활을하고있다.엄연히말하면그저스쳐지나가듯서식(棲息)하고있는동루(東樓)생활이라고할수있다.

여름이끝나갈무렵,우리는바닷가로여행을떠났다.바다에도착한우리는재개발사업으로곧헐리게될낡은여관에여장을풀고식당에갔었다.

우리의동거생활은헤어짐을전제로한것인데,’나’는그녀와의만남을생각할때마다그녀와함께어머니를만났던기억이떠올랐다.어머니는한쪽다리에의족을하고있었다.집매매일로자주드나들던김씨와내연의관계인어머니와항상어머니의냉대를받으며문제학생으로다섯번이나가출을했던’나’는서로복잡한감정을가지고있었다.

그녀와함께어머니를만나러가면서어머니와의확고한이별을의미하는선물로새의족을가져갔다.선물을뜯어본어머니는,지금까지한번도꺼내지않던아버지에대한이야기를했다.아버지는광복군의밀정이었는데,건강이위독한상태에서중국장가구에서서역으로길을떠났다는것이다.그러면서어머니는달고있던헌의족에서그동안간직해온아버지의필적이적힌두루마기를꺼내주었다.

여름이지나고동거하던그녀는어떤남자와결혼을했다.우리가묵었던바닷가여관이흔적없이뜯긴것처럼우리의사랑도끝났다.그리고’나’의아버지가갔을지도모르는서역의폐허가된오아시스의나라누란(樓蘭)에서는여자의미이라가발견되었다.

출처:http://gukgang.hihome.com/HDSOSUL/289.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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