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클릭
뱀장어스튜(Lamateloted’anguilles)피카소
2002년도이상문학대상수상작인권지예의소설[뱀장어스튜]를
메스컴으로알게된후부터시간있으면…
아니이건좀아니고…기회만닿으면찾아보길몇번이던가…
예를들면가끔시내책방에들러일부러
피카소화집두꺼운거를낑낑대며찾아보기도했고
교보문고그좁은통로에꿇어앉아화집을보며
바로옆에서나랑비숫한자세로무거운책을펼쳐
열심히보고있는사람을만나면-괜한동질감이느껴저
..사실은미술계에종사하는사람처럼보여서-염치불구하고
‘저혹시피카소가말년에남긴뱀장어스튜란그림을아십니까’
묻기도했지만대부분고개를가로저으며
겸연쩍은미소만보내오곤했었다.
작년피카소특별전있을때도일부러도슨트에게물어도봤고…
죽기살기로매달렸으면혹시더빨리알아냈을지도모르지만
그러다가말다가…일상의타성에빠져버려
그럭저럭호기심도엷어져버렸는데
지난금요일동회마을문고에책교환하러갔다가정식으로
그책,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과딱만나게되었다.
물론표지앞부분을장식하고있는큰글씨의
‘권지예/뱀장어스튜’때문이다
솔직하게고백하자면상세히책을읽다가혹시
그그림에대한실마리를쉽게찾을수있을까였을꺼다.
햇빛도환한오늘책을펴고열심히보다가
그림에대한상세설명을읽고이번한번만더…하고
검색창과씨름을결심하기에이르렀다.
그동안검색의여왕이라는k모양께의뢰를해도
못찾겠다꾀꼬리였는데오늘은정말쉽게찾아낸것이다.
정말이지있는힘을다하여야호를외치고싶은심정이었다
권지예는그그림을보다가휠을받아풀어낸이야기로
이상문학상을받기도했는데
나라는사람이기를쓰고한일이라니…참나원…
허지만혹나처럼단한사람이라도
이그림이궁금한이가있었다면
그걸로이한심함을위로할밖에…
화집답지않게이그림의밑에는뱀장어스튜를요리하는법이쓰여있고
‘자끌린의스튜요리법’이라는특별한이름이붙여져있다고한다
-참고로본문필사해올립니다-
…그림은이렇다.베란다난간너머녹색의후경을깔고,
전경엔긴갈색테이블이놓여있다.그위에이제막
뱀장어스튜요리를하기위한재료들이놓여있다.
테이블왼쪽에커다란양파,테이블가운데는풀어놓은
신문지위로검은뱀장어들의몸이난교하듯서로얽혀있다.
그오른쪽으로여자용갈색손지갑이놓여있다.
그리고그옆엔투박하지만끝이매우뽀족한식칼한자루가놓여있고…
지독히도단순하고평면적인그림이다.
‘아비뇽의처녀들’이나’게르니카’의화려함이나
장엄함에비해서는초라할만큼평범한그림.
입체파로세상을풍미하던기교의천재가
79세에그린단순하기짝이없는그림.
그리고말년의피카소가마지막여자에게바치는
아래와같은헌사가붙어있는그림.
‘1960년12월3일자끌린이점심식사로만든스튜를위하여.이그림을바침으로써그녀를영원히행복하게해줄수있기만하다면.’
왠지이’뱀장어스튜’란그림은내게는쓸쓸한감동을준다.
인생의황혼에접어든예술가의,일상에대한경의와
마지막여자에대한예의가느껴진다.
인생이란화려하지도않고,더군다나장엄하지도않으며다만
뱀장어의몸부림과같은격정을조용히끓여내는것이아닐까…
스튜냄비의밑바닥처럼뜨거움을견디고살아내는것인지도
모른다는생각이조용히스며들기때문이다.
신이조절한타이머에서종소리가날때까지말이다.
하긴꼭뱀장어스튜가아니면어떤가.삼계탕이나곰탕,
뭐이런것들도조용히끓고있는것이다……………………
-본문p.30~31에서
http://news.empas.com/show.tsp/20031211n02237/?s=779&e=957<–
책내용外
날짜:2004/02/191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