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사온포스터

나를아는사람이한사람도없는낯선도시를
이리저리배회하는건얼마나즐거운일일까
허지만시간이많은건아니다
좀더자유로우면독립기념관도구경하고
고달픈심신을온천으로풀고딱하루만이라도
혼자잠들어창문을드르륵열고
낯설은외경을구경하고픈욕망이왜없으랴만
어제의관심사는딱한군데아라리오갤러리뿐이었다.

대합실을가로질러대로로나오자서울과다름없는낯익은상호들…
버스로지나쳤던길을되걸으니말로만듣던조각공원…
여러작품들이혜화동마로니에공원보단

좀더현대적이다란기분이먼저들었다.

자주눈에보이는씨킴(CIKIM)대형가방에서부터

페타이어를쌓아올린외국작품등등을천천히

돌아가면서보다보니아라리오미술관이보였다

건물외형에벤취에앉은남자-뒤에셀러리맨이란걸알았음-이

신문을읽는조각작품이보였다.

소격동국제갤러리가연상되면서건물자체도
예술품이고그주위를걷는나또한풍경으로스며드는듯…

대중들의발길이끓이지않는터미널에이런조각공원과
갤러리를증축한김창일씨의의도를정말높이사고싶었다.
대한민국전국에퍼져있는터미널에도다권장해볼일이다.

특정인들의전유물이아니고요즘널리퍼지고있는
‘찾아가는미술관’을앞서간발상이리라…
언젠가노날가족들과청주운보갤러리구경갔다가

그곳’청주예당’에서만난’찾아가는미술관’을

감상할기회가있어운좋게감상했었는데…
정말로지방도시로뻗어나가는기획은고무적이란생각이다.

입장료3천원주고바라던전시를보면서

정말대단한기획력에또한번더놀라고

세상을앞질러가는갤러리란걸알았다.

(물론서울특별시에서야특별난일이아니지만…)

특히’셀프’를설치하는과정자체를비디오로찍어

큐레이터의설명까지곁들여모니터로연속방영하는기획은

기록도하나의작품이라는뜻이리라

냉동상태로이동된자화상Self(지난번설명했지만

작가자신의피를자신의몸에흐르는피의양이될때까지

몇년간냉동보관해서작가자신직접캐스팅한얼굴에표현한…)

그설치과정이여간까다로운게아니었다.

실패없도록실리콘붓는연습까지실제로감행하면서
영하15도를유지해야하는붉은자화상을안치(?)하고
조심조심실리콘을붓고실행과정에서

얼어서떨어진피는붓으로털어내고

혹시작품이손상되어피가모자라면이용하라고
작가는따로또다른혈액을냉동처리해서동봉한것까지
다보여주는과정은손에땀을쥐게했으니…

그래도이번설치는딱한번으로성공했지만다른도시에선
3번을재설치한적도있었다는큐레이터의설명도있었다.

근3개월간전시된BritishContemporary
천안시민들은얼마나감상을했을까만

엉터리로내가느낀점은
(절대로전문가가아니니틀리더라도용서하시길…)

1.작가자신이자신의몸을직접캐스팅한작품이대부분이다

2.성적인표현이많다

3.현세태를고발하는표현이많다.

작가의개성대로라텍스를몸앞뒤로입혀
쪼여질때의괴로운표정을그대로뱀허물처럼벗겨
앞뒤두장으로너불너불걸어놓거나
옆모습인지앞모습인지도구분이안가게거대하게확장하여
분화구와종기들을표현한작품도있었고

자신의방이나경험을고발고백하는게대부분이었다.

충격적인것은내밀한사생활까지공개한사진을
파노라마처럼(마치포르노를연상할…)한작품으로

모아두는가하면남자성기는큰코로여자성기는입으로표현된

인형같은조각은작았기망정이지…
나름대로세태를꼬집은고발성이강하게표현된작품이리라

대형스크린에실오라기하나안걸치고
혼자서어떤몸짓을하는남자의누드…
처음엔좀민망하다가베토벤비창이

배경음악으로깔려서인지시간이흐르자

작가의고뇌가서서히전해지며점점처절해지는느낌이들었다.

아무나들춰들어갈수있는검정커텐으로격리전시된입구엔
‘만18세미만’이란안내문이적혀있는게좀거슬리긴했지만…

바느질솜씨는엉망인타피스트리앞에서

가장오래발길을어문건당연한일이다

그녀는자신의방에아기바구니침대목욕통을늘어놓고
환자복과링거병이걸린옷걸이도작품이라고내어놓았다.
아…정말잘모르겠는현대미술…
예술은사기다란말을한백남준의말도자주생각나는건왜였을까

허지만이젠규격화된프레임에담긴그림이나

일반화된예술품만소장가치가있는작품이아니란걸

직접보여주는갤러리가지방도시천안에있다는사실은

꽤나중요한수확이리라.
미약하지만이곳에서라도알리고싶어

엉터리후기를올리고있으니나도참!

예술가들이자신의몸을캐스팅하거나

자해(?)하는것은언제부터였을까
바로크시대한여류가자신의허벅지를

칼로찌르는것을그린장면도생각나고

에곤쉴레가마스터베이션하는장면을그려물의를일으키고
가장보편적인예로고흐의잘린귀를그린그림이있지만

사진기술과영상물의발전으로보다사실적으로창작되는
현대미술속의고뇌하는모습을작가스스로표현한작품들은
아무래도너무쇼킹한것같다.
아…오노요꼬…
광장에서대중들에게가위질당하는장면하며…

무당벌레가전사된DoYouHaveDream?이란문구가새겨진

머그컵을들었다놨다하다가

(정말우리집에는커-피잔밖에없어서…;;)
어쨌거나동업자라는기분이들어타피스리엽서와▼

MarcQuinn(마크퀸)의프로필이있는포스터(서두의그림)를

한장사와서지금컴뒤쪽벽에걸어두고다짐을해본다.

자꾸게을러지고축축늘어질때자주바라보며
올해는좀치열하게살아보리란결심을해보는것이다.

저녁에우리집남자들오면물어줄까

‘저벌건남자는뭐여?’

‘아…저그게어쩌구저쩌구…..뵈기싫어요?’

(얼어죽을…속으로그러겠지…)

‘알써요내방에부칠게요…’

아라리오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