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의사진과신경숙의글이어우러진에세이집.
"…울어도돼요?"
“왜울었는지그런거묻지않으면요…”이한마디가오래오래남던…
내가꿈꾸던여행은혹신경숙式홀로여행은아니었을까
여관주인을바짝긴장시켜시도때도없이감시의눈을느끼게하는…
같이밥먹고민화투까지치던여인이그다음날
시체로발견된바닷가파도소리심하게들리는여관을
혼자묵는여인은자살의여지가보인다고
집필여행인지…
홀로行을잘했다는신경숙의글에나오는그런쓸쓸한…
‘바람부는날이면일제히한방향으로기울어지는그곳의목초지’
같은처녀는울음을멈추지않았다.
저자는도시의소란을피해얼마간이라도자신을유폐시키지않으면
자신의속에아무것도고이지않을것같아‘도시와사람들로부터
자신을격리시키기위해’폐쇄된호텔과새호텔’이동시에있는
(작가는유난히폐쇄라는단어를남용하더라)마을에머물게된다.
어느날잠자는폐쇄된호텔아래있는밤바다의해질녘풍경이보고파
나갔다가우연히‘밝은피부에풍성한머리카락단단한목’을가진
한처녀와단둘만작은배를타게되고…
각각다른곳을보고떠다니다가어느순간바다를물들이는노을빛에
둘다똑같이감탄사를내뱉다가‘손을잡아보고싶을정도의친밀감’이들게되었는데…
갑자기밝게웃던처녀의눈에눈물이고이는거였다.
처녀는들키지않으려고외면했으나배는너무작았고둘은너무가까이있는것이었다.
"…울어도돼요?"
처녀는목놓아울었고…아마울려고바다에나왔나보다고작가는짐작하는거였다.
처녀는서울에서내려왔고자전거로제주도를돌아다니는중이었는데
그날이닷새되는날이었단다.
처녀는작가신경숙을그마을주민인줄알았다고…
그날은그마을에묵을생각이라며마땅한숙소를물었고작가는
근처해녀집에서전복죽을한그릇사주면하루밤재워주겠다고…
“왜울었는지그런거묻지않으면요…”
‘둘이는어둠이깃드는걸가끔쳐다보며’식당에서전복죽을비우고
처녀의자전거에실려호텔로돌아와잠이든다.
잠결에깨어작가쪽을향해얼굴을두고자는처녀의반듯한눈,코,입
깨끗한이마를보다가한번만져보고싶은충동까지느끼게된다.
‘타자를향한그리움이닿아서였는지그곳에온후로가장깊은잠을잤다’고
새벽에그처녀가나간것조차모를정도였다고작가는고백을한다.
매일그랬던것처럼새호텔의시멘트냄새만옅게맡으며
바다에나가볼생각으로방문을열려다가뒤돌아보았는데
메모한장도없이떠나간처녀가누워있던잠자리엔
베개와시트가구겨진체한쪽으로밀려나있는거였다.
작가는거기에누군가누워있기라도한듯침대에오래오래앉아있는다.
‘어떤비의도머물지않았다’하고표현하며다시바다로나가지않고
떠나온곳으로돌아가기위해침대밑의가방을챙기는거였다.
이런식으로사진한장에풍경처럼그려낸단상들이여러제목을달고엮어진
덜지루하고시간구애없이읽어낼수있는쉬운책이라비교적빨리읽은최근작이다.
컴을아니하게되어서였지싶다.
아무래도…
단며칠간이라도컴을닫고볼일이더라는…
날짜:2004-03-23오전9:5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