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웅[具本雄,1906~1953
서울출생.호는서산(西山).1928년일본에유학, 34년에도쿄[東京]의태평양미술학교를졸업했다. 31년에서울에서첫개인전을갖고작가활동을시작했다. 도쿄에서유럽의새로운미술사조에자극을받아야수파경향의수법을대담하게추구하여한국서양화의현대적발전에기여한바크다. 어릴때의사고로곱사등이었으나,예술적재능과지성적인예민성으로현대적작품시도와개척에공헌했다. 문단의이단적귀재(鬼才)였던이상(李箱)과새로운예술창조에의기투합하였으며,<한국의로트레크>라는별명을들었다. 34년이후서양화가단체인목일회(牧日會;뒤에牧時會로개칭)에가담하여회원작품전에참가했다. 38년미술지《청색(靑色)》을발간하였고신문·잡지에미술비평의글도많이썼다. 구본웅《친구의초상》,국립현대미술관소장 사실이초상은이상의실제얼굴과는사실적으로닮지않아 기존질서를못마땅히여기는약간빠딱한제스쳐,결핵형체질의좁은어깨, 피어오르는연기는불꽃의잔해처럼분홍색으로처리하여 발갛게충혈된것같은찢어진큰눈을한참보고있으니아무것도아닌 마지막장엔이상의분신과도같은날개의주인공을닮았다며 작가김원일씨에게심한독설을퍼우을것같다,고술회합니다. 저도옛날사춘기시절로돌아갔다가, 아들,딸에게도남편에게도충분치못했으면서 생각을한적이있었거든요 그날밤에한소나기하였으니필시그들이깨끗이씻겼을터인데 "내가그다지사랑하던그대여
P,S:이상시중에’개인적으로’제일좋아하는…
나역시10대후반한동안이상의매력에흠씬젖어지낸시절이
있었다.자폐를앓으며열등의식에사로잡혔던10대후반,"니가
이집안으장자다.내눈침침해지고손떨려바느질도몬할때
니가옳은직장구해우리식구를먹이살려야한다"는허구한
날어머니의닦달질에주눅이들었던시절,이상과의만남이야말
로내게는한줄기구원의빛이었다.이상처럼살다죽으면얼마
나행복할까란상상이발전해,나는이상나이만큼만살다자살
하기로결심하기까지했으나,그의소설[날개]주인공의무위도
식하는몽상적인삶을연모한그시절,내가앓던문학병은가을
맞은결핵환자와다름없었다.
오랫동안이초상화의주인공은밝혀지지않았다고합니다.
그러나파이프를문이초상은보면볼수록희대의문재
이상의삶과문학의내면까지적절히드러내고있다합니다.
노숙자같은더부룩한머리칼,선병질적인길줌한얼국과뽀족한턱,
찢어진큰눈에서린열정과광기,각혈을상징하듯붉게칠한입술….
활화산으로타는예술혼을상징하듯하고
천진스러움과오만함을함축한난해한작품과자유뷴방한객기를
유감없이증거한가장이상다운초상화라는친절한설명입니다.
저까지이상의문학속으로빨려드는것같은기분이드는군요
금방이라도화면에서튀어나와한참문학후배인
닦달하는어머니가제모습은아니었나합니다.
제자신에게걸림돌이다란어리석기짝이없는
모든게다…제탓인데…
나를닮겠다구?애젊은시절의객기를나이들어서까지팔아먹지
말게,낄낄."그러다그는정색을하며,[날개]의첫구절인"박제
가되어버린천재를아시오?"하고갑자기물어와,나로하여금
쥐구멍이라도숨고싶게할듯하다.(작가의독백)
커다란돌을하나끄집어내어놓고보니
도무지어디서인가본듯한생각이들게모양이생겼는데
목도(木徒)들이그것을메고나가더니
어디다갖다버리고온모양이길래쫓아나가보니
위험하기짝이없는큰길가더라.
그이튿날가보니까변괴(變怪)로다간데온데없더라.
어떤돌이와서그돌을업어갔을까
나는참이런처량한생각에서아래와같은작문을지었다.
내한평생에차마그대를잊을수없소이다.
내차례에못올사랑인줄은알면서도
나혼자는꾸준히생각하리라.자그러면내내어여쁘소서."
어떤돌이내얼굴을물끄러미치어다보는것만같아서
이런시는그만찢어버리고싶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