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컴 스피커 위에 싱싱한 고구마순을 보는일이 요즈음 즐거운 일 중의 하나다.
행복의 그 많은조건 중 나에겐 거의 불가능하던’땅을 좀 가지고 생명을 키우는일’이
땅 한평 지니지 못한 허를 찌르는 가장 큰 아픔이 되어 언제나 부러운 조건이었다.
남과 비교하지 않기…남에게 인정받기등등 그많은‘꾸뻬씨의 행복여행’중에서도…
게을러서인지 건망증 때문인지 어찌된 게 나의 손에만 오면 화분들은 죄 말라가고 죽어간다.
나 때문에 죽임당한 허브는 몇이며 향좋아 덜컥사온 치자꽃분은 또 몇 개이던가.
더러는 버리기 아까워 방치한 히야신스분에서 이듬해 봄날
허퍼삼아 물주고 광합성해줬더니 세상에나 뾰쬭 힘차게
나 살아있었노라 데모하듯 나올 때의 그 환희도 잠깐,
또 시들시들 말라가버렸고 지금은 그 투명 구근용 화분에
고구마순이 힘찬 행진을 하듯 쑥쑥 자라고 있다
어느날 다용도실 정리하다 이상한 봉지 하나를 발견…
기다리면 그리도 안나오던 고구마 싹이 나온 봉지였다
고향다녀온 친구가 비닐봉지에 준 걸 깜빡했던 거다
우리집 두남자들은 요즘 이런 이야기 해도 꿈쩍도 않는다.
‘당년지사 아니여~~’하는 표정만 보낼 뿐
난 계속 중증에 걸려있어야 정상이다
여러군데에서 순이 나왔길래 가운뎃부분은 쪄도 먹고 마탕도 해서 아들에게 주고
순 난 부분 짤라 옹기에 담아 식탁 아래 잊어버린 듯 뒀는데
고맙게도 자라주다니 식물키우기포기하고 기껏 할 수 있는건
당근 아랫 토막 양파등 식재료들로 만족해야 할 듯…
그런데 이번 고구마는 대풍이다
총다섯개가 아주 힘차게 자라 매일 돌려가며 광합성 중이다
언젠가 또 말라죽을 거 생각하면 애쫀한 마음이들지만 그건 그 때 일이고
2.
커트로다머의 골트베르크를 아침엔 또 지웠다.
당연히 딸생각에 워드치는 손까지 후들거린다.
‘엄마 머리핀 검정 코팅 부분 벗겨진 거 제발 꽂지마세요 값도 얼마 안하는데 지저분해 보여요~~‘
올림머리 할 때 꼭 필요한 삐죽거리는 머리잡아 주는 작은 핀이랑
머리 틀어 올리기 적당한 푸른빛 도는 큰 핀을 내어주면서…
‘요즘엄마입고다니는옷이푸른계통이라서…’
‘아이세도우부라운좀바꾸고보라색사용하면좀산뜻하고젊어보여요’
화장하는데걸리는시간합해서3~5분정도
그오분중에도눈썹그리는데보내는시간이대부분인데
-겁이많아그흔한눈썹문신커녕귀도하나못뚫고사는사람이라
언제나덜렁거리고나이에걸맞지않게감정조절잘안되는이철부지엄마를
옆에서조근조근말해주는내사랑하는천칭좌그리운딸아이
‘넌왜길걸으면서도웃고다니니’하던이웃아저씨가다있었다.
별명이스마일…말도조용조용…여럿식사할때사람들손많이가는음식은
일부러손안대고언제나양보…양보만해서이풍진세상을어찌살꼬했는데
사위까지그비슷한사람을만났으니…허지만걱정은안한다
애들키우면서’남에게피해입히지않게해주이소’
그런기원을자주해온탓이아닌가할때도더러는있어서
천금같은내딸아이…오늘은더한층보고싶은날이다.푼수아니랄까봐…
육아홈에가서사진이나실컷보고전화나한통해야할까보다…
그리운딸아이는멀리있어좌판치는손까지떨리게하고
가까이있어미운짓하는아들은
맨날치약가운데눌러짜서칼등으로긁게하고
어제는커피쏟아이부자리버려놓았다.
내가이불하나면말두안하지…요까지세트로!
참고로아직꿔매는방식이다.
후꾸루(자루)로바꿔봤다가여엉내취향이아니어서…
‘엄마이불빨때도됐네뭐…’상황판단은또빨라가지고…
‘엄마요즘내가황금긴가봐…’
요즘부쩍외모에관심이많다.
우리집남자는가르마타느라애쓰는데
아들은가르마없애느라거울과씨름한다.-바람머리래나뭐래나…
전에사귀던여자친구랑빠이빠이하고
가끔모닝콜도와쌓고액정화면에띄워두고심심하면자랑한다
얼굴도예쁘고맘씨는더예쁘다는데
결혼식장까지데리고가줄지…며느리도모르겠지만
(그래…넌횡금긴거직접느껴서조케따너나이에…
엄마는그런줄도모르고그좋은시절탕진해버렸지만…지금도그럭저럭괜찮허다
바늘과헝겊조각만있어도시간은잘가고
알맞게선곡해주는좋은방송도있고…
쉬는시간팡팡잘뜨는인터넷도있고땅한평없어도
즐거움주는고구마순이무럭무럭자라는예쁜화분도바로곁에있고
귀양간완당선생은분하나없어사금파리얕은뒷굽부분에난을키우고즐겼다는데
작은거에행복할수있으면최고아닌감
자꾸뻣치는저고구마을어찌해야하나그거이좀문제긴한데…
3.로다머의골트베르크&
Andrés Segovia and Kurt Rodarmer
Kurt Rodamer…
그를위하여특히골트베르크연주를위하여특별제작한-아쉽게도그기타를제작한장인은
로다머의그연주를못듣고타계했다고속지에설명되어있다..애제라…
처녀시절클래식기타가그냥좋아좀배웠는데중학교올라간딸이배우고싶어했다
실실재미삼아하던아이드디어기타에빠져
엉터리엄마에게만족못하고
종래에는 청출어람청어람하야…^^
우연히처녀시절배우던선생님께연결하기까지되었으니
언제나올백머리스타일이트레이드마크이던김금헌선생님
-기-타를 예전에배우신분들은아마이분이편저한교본이낯익지싶은데-
카르카시기타교본등등…요즘은잘모르겠지만…
그리그리하여
대학서클활동까지연결되어제법계보있는연주회등에도참여하고
졸업즈음엔지휘까지도하더니…
엄태흥 수제기타를안고먼나라로시집가버렸다.
한몇년세월이지나고 어느날골트베르크의연주를
로다머의연주를듣고싶다고 불현듯메일이와서
곧바로찾아
보내준 이CD
워드치기싫은차에 찾아봤더니
역시…naver……Thanks^^
골트베르크애청자들꼭커트로다머의기타연주도들어보시길권하며
오래된팬들이야벌써섭렵했겠지만…언제쩍얘긴데…
커트 로다머가 연주할 때 사용했던 여러기타들 중
특별히 제작되었던 두 대라고한다
보다 확장된 저음을 내기위해 구멍을 위로 올렸다고 하며,
저 디자인은 Kasha 기타의 특징이라고 한다.
오른쪽의 기타는 55hz의 저음까지 낼 수 있다는 괴물인데
피아노의 가장 낮은음과 비슷한 소리를낸다는
이야기니 과연 가능할지…
이 기타들은 플로리다 주립대의 물리화학 교수인
MichaelKasha 박사와 기타 장인RichardSchneider의
합작이 빚어낸 결과물인데 Sceneider는 이 기타를
제작한 후 얼마 안된 97년에 사망하였고,
그가 평생 제작한 기타는 200여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마 기타계의 스트라디바리우스로 남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