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한인하 外

작년예당에서제가다닌몇안되는음악회중에딱하나만꼽으라면한동일씨가

연로한아버님을모시고이름하여父子협주곡이란타이틀로

그다음날아침신문을장식한바있는한동일피아노연주회일겁니다.

피아니스트하면한동일이제일먼저떠오를때가있었답니다

유학1세대피아니스트였거든요

그당시학원學園이라는청소년잡지에귀공자처럼그의기사가실리곤해서

그와함께또생각나는이대욱…그런데지휘는이.대.욱씨라니!

일찌감치기대하며예매해서기다렸고기대치는그이상의감동이었답니다

방금종이신문을읽으니그당시신문기사한쪽에조용히있던한인하씨의

아름다운사진이미담과함께소개되어있네요

그때의감회가떠올라토닥거립니다

저에겐솔직히이대욱군한동일군이더자연스러운데

somebody인그들도nobody인저도이젠모두

같은곳으로간다는사실만공통분모로남았네요

요즘몸의조화가어긋나니별생각을다합니다

다시힘냅시다아~~~~아자아자~

▲원로피아니스트한인하씨의30대시절모습.
지금도얼굴에주름이별로없을정도로젊지만사진촬영을사양했다.

이리멋진일을조용히행동으로옮기는분들이계셔서이세상은그래도살아갈만하단생각이드는아침입니다

고운마음씨답게모습도어찌나고운지아침이다맑아지는기분입니다

관련기사사진만남깁니다내용은링크로맨아래…긴글들싫어하잖아요저부터도…

날짜:2004/06/0311:41

베토벤피협황제2악장<==(그때연주한곡들인데잡으러오면어쩌나…;;쉬잇…)

한동일부자연주회다녀온날끄적거린건데

속해있는동호회에제가후기를올린단약속을해서

아주개인적인글이라많이망서리다그냥올립니다

…중략…

무대에서팀파니를두드리는한동일씨아버님

한인환씨를볼때부터저는자꾸
피천득씨의수필한귀절이생각나서
집에와서도음악회의감동때문에내내
잠을못이루고있다가책장의책을뒤졌습니다.

비슷한제목을점치다가짧은글들이라거의몇편을

취해서그냥읽고제가찾는원문도찾을수있게되었습니다

적은돈들이고참괜찮은게책선물이구나
날짜를적어면더좋겠구나…
언제나담백하고개운한그녀답게메모도간결합디다.

좀더길었어도좋았겠지만
뭐길어도짧아도"상관별무"입니다

피천득수필P.107전문중에서발견했고
180매손바닥크기만한얇은책첫장을여니까

xxx이
Oak님처음만난날
드림,2000.6.2.


이라고씌어져있고년도가궁금해맨뒷장을열어보니
(초판1쇄19764,20~3판12쇄199910.25)라고…

2000년에처음만나오늘이2004년6월2일이니

희안하게딱4년되었네요

그래서개인적인글을할수없이…

음악회는감동그자체…
솔직하게제가어릴때는피아니스트는한동일군
바이얼리니스트는이대욱군할정도로
연주회전부터감동할준비가되어있었는데
까까머리이대욱군을주름많은마른얼굴에

지휘봉을든모습으로만나다니요

피아노가무대왼쪽우리자리는앞에서두번째
우와~~얼굴을정면으로보겠네했는데
무슨우연인지제자리엔음악평론가한상우씨가앉아있다가겸연쩍게일어나시더만요

저는잘알아도한선생님은저를모르지만어찌나미안하던지…

바로앞자리엔인연도많은93.1kbs1f.m이

실황중계준비를마친상태였고객석을꽉찼습디다

한국공연문화의폐해를조금은아는지라
저중에자기돈주고입장한관객은몇명이나될꼬…
(에휴언제나외국처럼개선이되려는지…)

특별히좋은좌석을골랐는데피아노를옮길수있다는걸몰랐다고

티켓을건내준이의설명으로알았지뭡니까

피아노가중앙으로옮겨지고…

덕분에적당하게비만하신한동일씨뒷모습에서

벗어나는손모양이라도안놓칠려고가끔망원경을딜다봤습니다

나머지시간은이대욱씨의지휘하시는프로필과
그리고한동일씨의제법시원한

속알머리(어쩌나죄송해서;;)원없이봤습니다

그래도퇴장하시는모습은알짜로볼수있어
우리는"우우~~"고함을치며어깨가아프도록박수를쳤지요
물론자동으로벌떡일어나서…

무대뒷쪽그러니까지휘자의얼굴을볼수있는자리도
다음에는한번앉아봐야겠다는생각을

은목서님과나누기도하면서…

피아노연주자의약간옆모습과지휘자앞모습을
동시에볼수있겠더란말이지요

세곡모두낯익고특히황제는클레식을즐기게된
동기가된곡이라그감동은제능력으론표현불갑니다.

베토벤의월광비창슈베르트모찰트쥬피터등표제들이
뒤엣사람들이지어붙인거라하지만참그러길잘했다싶더군요
안그래도숫자에심히약한사람중의한사람으로서

특히황제운명전원영웅등등은…
어제몸으로실감했네요
이대욱씨의지휘도열정적이었구요

제일감동받은부분은물론좋은연주는말할것도없지만
-뭐아는것도없고내일쯤전문가들의평이나올테니까-

무대에흐르던끈끈한情부분이었지요
한동일씨는이대욱씨의아버지한테서처음으로피아노를배웠다지요.
비슷한연배에다같은길을걷는동지애와부자지정…

대부분시간혼자만뻘줌하게나비넥타이를하고
약방주인처럼서계시던…
요즘도테니스를하루2시간하신다는
건장한노익장답게귓불도두툼하시고

일부러무대앞쪽으로안내되셔서
뜨거운포옹과커텐없는커텐콜도몇번이나하셨는지
아무리반복해도지나치지않은감동과떨림으로
객석은후끈열기로달아올랐지요

언제나처럼연주회끝나면거의총알보다더빠르게
몇시간방치해둔"우리집"으로가느라고
은목서님과는차분한인사도못하고

늘미안한부분이랍니다.

아무리바빠도포스터한장을떼어와서
윤두서초상옆에나란히붙여두고

지금은이마부분이역시시원한앞모습을

원없이보면서이글을올립니다
후끈했던감동을맹탕으로추억하기보담훨씬…

그런데프로그램을어디다흘렸는지,
포스터를떼면서흘렸는지좌석에두고나왔는지
그걸알면제가아니지요
집에와서볼려도아무것도안읽었는데아쉬워죽겠네요

아참…제가나올때는춤주는분수가
조명까지받으며아리랑을흘리고있었습니다

아쉬운것또하나더…
예당서예관에서는추사김정희의한글편지전이열리는걸알고
미리가서관람할예정이었으나"트로이"때문에망했습니다
다아시는이야기괜히아는척하고올리느라…

P.S

"인생의정답은선한인연을만나는것"

기자를친구로둔그날동행한지인이나주모처에서

도사님한분을인터뷰할때들은이야기를분수대앞파라솔아래에서

커피한잔하며들려주어서더더욱뜻깊은날이기도


…이번공연에선보이는레퍼토리역시그에게는많은의미를가지고있다.
바로그가50년전뉴욕에서처음들었던뉴욕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연주회당시의프로그램이었던

베토벤의<에그먼트서곡>(EgmontOverture)과

<피아노협주곡4번G장조>(PianoConcertoNo.4inGMajor),

<피아노협주곡5번E♭장조‘황제’>

(PianoConcertoNo.5inE-flatMajor"Emperor")

처음듣게된미국최고오케스트라의공연에너무도큰감격을받은그는바로50년전제일먼저들었던프로그램을뉴욕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아닌서울시향과함께연주할예정이며,지휘는그가미국으로유학가기전한국에서배운김성복선생님의아들로어린시절부터잘알고지낸미시간주립대의피아노와지휘교수이자현재울산시립교향악단제7대상임지휘자로활동하고있는이대욱씨가…중략

P.S.2.

91세고령의팀파니스트한동일씨부친때문에생각난피천득씨수필한구절

…카운터의뒤에있는약방주인같이서있다가청중이경악하도록갑자기

북을두들기는순간이오면그얼마나신이나겠는가?

-제목을몰라해맑은수필집다른편도다시읽게되어더한보람이었던날이었답니다.

이젠절대로안잊겠지요.

짧은수필이라전문도올려볼랍니다

플루트플레이어

-피천득

바톤을든오케스트라의지휘자는찬란한존재다.

그러나토스카니니같은지휘자밑에서플루트를분다는것은

또얼마나영광스러운일인가.다지휘자가될수는없는것이다.

다콘서트마스터가될수도없는것이다.오케스트라와같이

하모니를목적으로하는조직체에있어서는멤버가된다는

것만도참으로행복된일이다.그리고각자의맡은바기능이

전체효과에종합적으로기여된다는것은의의깊은일이다.

서로없어서는안된다는신뢰감이거기에있고,칭찬이거나

혹평이거나‘내’가아니요‘우리’가받는다는것은마음든든한일이다.

자기의악기가연주하는부분이얼마아니된다하더라도,

그리고독주하는부분이없다하더라도,그리서운할것은없다.

남의파트가연주되는동안기다리고있는것도무음의연주를하고있는것이다.

베이스볼팀의외야수와같이무대뒤에서있는콘트라베이스를

나는좋아한다.베토벤교향곡제5번<스켈소>의악장속에있는

트리오섹션에는둔한콘트라베이스를쩔쩔매게하는빠른대목이있다.

나는이런유머를즐길수있는베이스플레이어를부러워한다.

<전원>교향악제3악장에는농부의춤과아마추어오케스트라가

나오는장면이묘사되어있다.서투른바순이제때나오지를못하고

뒤늦게야따라나오는대목이몇번있다.이우스운음절을

연주할때의바순플레이어의기쁨을나는안다.

팀파니스트가되는것도좋다.하이든교향곡94번의서두가

연주되는동안은카운터의뒤에있는약방주인같이서있다가

청중이경악하도록갑자기북을두들기는순간이오면

그얼마나신이나겠는가?자기를향하여힘차게손을흔드는

지휘자를쳐다볼때,그는자못무상의환희를느낄것이다.

어렸을때나는공책에줄치는작은자로교향악단을지휘한일이있었다.

그러나그후지휘자가되겠다는생각을해본적은없다.

토스카니니가아니라도어떤존경받는지휘자밑에

무명의플루트플레이어가되고싶은때는가끔있었다.


▲한동일(앞쪽·피아노)의부친한인환(뒤쪽)씨가선채
서울시향단원석맨뒷줄에서팀파니를연주하고있다.
사진작가염문종씨제공

그것은피아노협주곡이아니었다.‘피아노와팀파니를위한’협주곡이었다.

피아니스트한동일(62)이서울시교향악단과베토벤‘피아노협주곡5번’(일명‘황제’)을

협연하면서바라본것은지휘자의비트(지시)만이아니다.

그는지휘자너머,단원석맨뒷줄,홀로서서팀파니를치는아버지에게연신눈길을주었다.

까만나비넥타이를맨아버지한인환(91)씨는팀파니채를힘차게내리치며아들의연주를

기둥처럼받쳤다.이윽고연주가끝나고한동일은아이처럼아버지를향해달려갔다.

아버지도성큼내달아아들을포옹했다.관객은일제히기립박수로벅찬감격을함께했다.

피아니스트한동일(보스턴대교수)의도미(渡美)50주년기념음악회가열린지난1일밤

예술의전당음악당에는또한사람주인공이부자음악회의감동을지켜보았다.

그는앰뷸런스를타고와서음악당맨뒷줄외진곳에서휠체어에앉아연주를듣고는온길을되짚어앰뷸런스에누워요양원으로돌아갔다.광복전국내최고부호로꼽혔던화신백화점(화신그룹)의고(故)박흥식회장의부인으로,얼마전한인하피아노상을제정한원로피아니스트한인하씨였다.그는한인하피아노상의첫수상자로한동일을선정,요란한행사대신밥한끼사겠다며며칠전한동일을불러내상금1000만원을전달했다.

…………중략…

이날팀파니의주인공한인환씨는서울시교향악단창립멤버로1970년까지타악기주자로활약했다.

이날연주장에는김창환·백운창(바이올린)씨등서울시향출신원로20여명,어린한동일에게

무료로피아노를가르쳤던원로피아니스트김성복(이날지휘를그의아들이대욱이맡았다),

원로작곡가구두회,음악평론가한상우,피아니스트신수정,바이올리니스트이성주씨등많은음악인이찾았다.

리셉션에서한인환씨는“오랜만에악보를보니정신이하나도없다”면서

“95세까지운전할수있는면허증을다시따서왔다”고노익장을뽐냈다.

한동일은“아버지와의한무대가꿈만같다”며감격해했다.

(김용운기자)


▲백건우,한동일씨(왼쪽부터)
피아니스트백건우(사진왼쪽)·한동일(오른쪽)씨가

‘한인하피아노상’의제1회수상자로뽑혀이상을제정한

원로피아니스트한인하씨로부터각각상금1000만원씩최근수상했다.

http://www.chosun.com/national/news/200501/200501240320.html<–오늘기사클릭

http://www.chosun.com/se/news/200406/200406020281.html감동의"父子협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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