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은 산문집 [일곱 빛깔의 위안]

사야할책목록에끼우면서찾아본자료들…

"1967년에김동리를만났다.내나이스물네살때였다.그분은나더러패랭이꽃같다고말했다.나는그때그말씀이단순히나의어떤이미지에서오는비유인줄로만알고좀떨떠름했다.’백합이나장미같은꽃도있는데,왜하필패랭이꽃이람’했던것이내속마음이었다"

“한번도사랑의위기에직면해보지않았거나,용케도그위기를피해또다른사랑을만든사람들…

그들은위대한가,비열한가.”

소설가서영은(62·사진)은최근에펴낸산문집‘일곱빛깔의위안’(나무생각)에서이렇게물었다.사랑을잃고도살아남고,다시사랑을만들어내는일은위대한가,비열한가.한때목을매달고그사랑때문에울고불고했건만세월이라는훌륭한치유자에기대어타협하는삶이위대한가,비열한가.물론그대답은읽는사람들의내부에있을뿐,모법답안도정답도있을수없다.

그러나정작작가자신이마련해놓은답은다른종류의것이었다.그는인터뷰에서위대함과비열함을뛰어넘는사랑,그것은‘자기애’를극복하는일이라고답했다.모든세속의사랑은기본적으로그자기애를근간으로하고있다는말처럼들렸다.자기애를극복하는사랑이란곧바로종교적인차원으로넘어간다.일찍이서영은의출세작‘먼그대’에는참고또참아서,사막의낙타처럼걷고또걸어서희열의경지에이르는주인공이등장한다.돌이켜보면서영은의사랑은처음부터그지향점이마련돼있었던것인지도모른다.

이번에펴낸산문집에는작가가지나온삶에서보고만지고들었던이야기들을가슴깊숙한곳에서울려나오는목소리로성찰하듯기록한것들이다.기다림,꿈,갈망,동경,믿음,삶,문학의일곱가지빛깔을그린,레드,블루,핑크,옐로,퍼플,블랙으로그려낸다.이일곱빛깔속에눈물처럼내면에고여오르는이야기들을“존재의저내밀한자기연소의섬광이남긴재”로그려냈다.뉴욕에서활동하는화가김보현(89)의컬러도판들이장과장사이를메운다.

서영은은책머리에서“삶이가차없이,여지없이날을세워나를겨누었지만치명적으로나를버힌인생의그가차없음,여지없음에오히려두손들고감사하고있다”고적었다.-조용호기자

"나는삐삐니핸드폰이니하는것들도휴대할생각이전혀없고,텔레비전도가능하면보지않으려한다.나는세상에떠도는갖가지정보자체가무의미해지는그런영역에서,흙속에파묻혀있는고구마처럼살고싶다.아마도언젠가는거기에이르게될것이다.보길도는내가꿈꾸는흙이다"(`보길도를꿈꾸며’중)처럼수록된글들은작가의구도자적삶을드러내는것들이많다.책에는김보현(88)화백의그림27점이함께실려있다.280쪽.9천800원.-연합통신ckchung@yna.co.kr

작가서영은은1943년강원도강릉에서태어났다.1968년『사상계』에단편<교(橋)>가당선되어문단에데뷔한이후치열한작가정신으로삶의근본적인질문에천착하고있다.1983년단편<먼그대>로이상문학상을,1990년<사다리가놓인창>으로연암문학상을수상했다.저서로는창작집『사막을건너는법』『길에서바닷가로』『사다리가놓인창』,장편소설『꿈길에서꿈길로』『그녀의여자』,산문집『내마음의빈들에서』『내사랑이너를붙잡지못해도』등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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