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록 한 권의 행복 & 김원숙의 그림
수줍게전시장에들어와서그림하나하나를찬찬히보고,때로는차렷자세로작품을관람한후얄팍한지갑을꺼내전시도록을사간그의뒷모습이어찌나아름답던지.
아마도그에게는쓸데없는짓하고다닌다고나무라기보다는남편과같은마음으로도록을한장씩넘기면서남편의감상소감을찬찬히들어주는아내가있지않을까싶었다.나는감히내그림들이(비싼도록값이상의)행복을주었기바랐다.그림은어떤방식으로든지인생을더풍요롭게만들어야한다.전에보지못하던이미지들,새로운형태-색의조화,잊고있던것들의향수등.그림이이렇게열린관객에게도공감을주지못했다면,그것은특별계층의허영심을채우는고루한장난질일뿐일것이다.전시를치르며나는우리가문화를사랑하는순수한민족임을확인한다.단지이런순수함들이,서양현대가양산하는어울리지않는조류들과그의무분별한도입-모방의거센물결속에그냥주눅들어뒷전으로물러서는비극이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