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지요…그냥…

…25년간…가깝지도멀지도않게..그렇다고누구처럼영혼의친구는아니지만

한참손위지인이좀심하게표현하면사과하나를튼실한치아를가진사람이

힘차게한입베어먹은형상-메킨토시사과처럼…이罪를어이할꼬-을한것처럼

왼쪽이마와머리모양이심하게함몰된모습을보고왔다.

빙판에넘어져뇌수술을받았단다

정확한의학정보를아직모른다자초지종을들을사람도없었고간병인은너무나건조했고

그럼에도불구하고나는할짓다하며초저녁시간은그럭저럭잘(?)견디었지만

도대체그괴기스런-미안하지만달리표현할어휘력이부족함을한탄하며-환영을지울수가없다.

딱히설명할수없는묘한이런기분때문에사람들은술을마실까..필름이끊기도록

뭉크의그림이떠오른다.
그여인처럼나도한번무너져볼까싶어한밤중에냉장고문을열어본다.

사위올때괜히세종류의술을샀다

외국생활하니혹시막걸리도마시고싶어할까봐…

소주맥주막걸리..그중참이슬이선택되고나머진냉장고로직행

맥주는아들이마셔줄꺼고남편은죽어도참이슬…그러면막걸리는?
그래~~내가마셔주지뭐…죠니워카블루라벨이사위선물로좀남아있지만,독해서싫고
까망베르치즈를어제괜히사고싶어샀는데와인이없다.

와인이있다쳐도나를위해덜렁마개를딸위인이나는되질못하니,딱한소심증이여

딸냉장고엔항상스파클와인혼자마시기좋은게가득들어차있다는데
한국나올때좀가져나오면이럴때딱이지싶은데…

군단이움직이니짐이많아언제나못가지고온다고…아쉽기짝이없다

다포기하고어울리지않는막걸리한잔을bodum잔에2/3따르고

내좁은작업실로와서뭉크의그림속여자가되어본다

가라앉았는지맑은색이다괘념치않는다.

까망베르치즈1/8조각을소꼽장같은*포트메리온작은접시에담는다(곧죽어도…이…심한이기심이여…)


직경6.9cm작은접시-궁금해하시는분들이계셔서…;;

라이프사이클이완전히다른남편은안방에서잘도잔다
얼시구~~코까지"드르렁~드르렁~"

치즈한입베어천천히씹으며막걸리한모금..또치즈조각야금야금…
한밤에이무슨해괴한짓인고…

얼마가지않아열이확오른다…그래서나는언제나술을못마신다로판정해버리는거다
힘이하나도없고…뇨의도자꾸느껴지고…이런술을왜마신담…
다시숙취에좋다는커피를연하게한잔…잠은어차피안올테고

황동규<몰운대行>을뒤적거린다.
첫장을열면아직결혼도못한친구가초록색잉크로

oo에게(나의실명)

93년9.14.화


3:15P.M
학교에서ㄴㅅ이(친구실명)

-또한번,새로운가을을기대하며-

달필로휘갈긴글귀가나온다.

동창인친구는세월이한참지나고도새로운가을을못만났는지

-여기서가을은왜꼭배우잘까아니면연애대상이든지..;;

아직고향에서그녀표현대로교수짓이나하며혼자다(복찬다교수짓?아무나하나…흥이다!)

알츠하이머病중인어머니를이제는의심없이’독신’인자기가모신다며

2남2녀중장녀지만다들결혼했는데친구혼자만미혼이다

공부는항상전교1등..생일이나보다딱2일늦은아끼는친구다.

황동규시인의서문위에있는초록을습관처럼먼저읽고다른장을뒤적인다
맨첫장에는어디서복사한-류시화-시인의’민들레’가윗쪽에만붙어있어

아래는그의시첫귀절…’민들레풀씨…’처럼겉장을열면나풀거린다.

이리저리페이지를넘기다가

방금올챙이에서땅에기어오른개구리가
초점맞추듯
네다리움츠렸다.
(심상치않은그의거동)
뛰었다,새공간확달려들어
숨일순정지,
황홀!

처음으로세상에기어나와앞을향해펄쩍뛸때
낙하장소가웅덩이든바위든뱀입이든
내리기직전공중의
숨일순정지,
이긴장,
지구거죽한점(點)의황홀!

[뛰었다,조그만황홀]

23페이지에이른다.

우연이다경칩이라는데

어제내가한일중에제일잘한일이다
황.동.규시집을펼친일이…

헤어나야지…개구리처럼펄쩍뛰지는못할망정…

Lejourd’après,parEdvardMunch/Muséed"Oslo

이상독백醉打였습니다…(취타..제가만들어놓고제가좋아합니다)

다시아침에정신차리고음악방송들으며…

벌새한마리의무게…21g
5센트짜리동전5개의무게…21g
쵸컬릿바한개의무게…21g

영혼의무게21g…

결코가볍지않은무게…21그램…

모커뮤니티에영화Ray이야기와벌새그림…날갯짓,

메디슨카운티의다리이야기랑카스타디바를어제아침방송들으며심심해서심었더니

오늘아침에답글을방금읽었는데그중일붑니다.

답글도꼬리글도하질않았습니다.기운이없습니다.

[21g]이란영화가있었나요?

누가영화이야기를
누가冊이야기를
누가음악이야기를
누가그림이야기를하는데
저는본적도읽은적도들은적도없으면뒤쳐진것같고손해보는것같고그랬습니다.

그런데이제는조금만보고듣고읽고하렵니다.

남으로창(窓)을내겠소

-김상용

남으로창을내겠소.
밭이한참갈이

괭이로파고
호미론김을매지요.

구름이꼬인다갈리있소.
새노래는공으로들으랴오.

강냉이가익걸랑
함께와자셔도좋소.

왜사냐건
웃지요.

지인의외아들상범이는오늘토요일이라3시이후엔병원에온다고

어제간병인이건조한목소리로병과-이런말있나요?-를묻는저에게귀찮은듯알려줬습니다.

마치확보된고객정보를알려주듯

아버지는김.경.자호.자(오래전에심장마비로타계)…한代건너뛰어저불멸의시를쓴

할아버지김.자상.자용자중’상’자돌림이라고그녀의안방에서들은기억이납니다

섞바뀌어代는흘러가더군요.

식구가단출한그댁은혼자지낼때가더많아대가족으로항상사람들이들락거리는

우리집의정원에장미나다알리아라도피면창문으로구경하길좋아했지요.

식재료가떨어지면-이럴테면깨소금이나프림등속-창문을드르럭열고우리애들이름을부르고,

저도상범아~~하며…별난음식도서로나눠먹고…

……………..

정신이오락가락하는어머니병실에서아직미혼인상범이를만나내가물어볼말이무엇이있을지…

이詩가장학퀴즈문제로나온날이나일간지에기사만실려도

문예진흥원에서시인유가족들에게무슨상을준다는소식이전해지면

그핑계로또한번의통화가오고가고했습니다.

얼마전에인사동같이가자고…상범이색시감좀구해보라고

긴통화를한일이맑은정신으로한마지막통화가되다니…

예술은길고인생은짧다했나요

이제는머리에하얀붕대같은모자를쓰고장기입원중인그녀

어쩌면집가차이있는병원이라자주가보면서우울해할지

어쩌면그냥블로깅이나하며미안해할지

詩는영원하겠지만

이詩때문에얽히게된인연은어디까지흘러갈지아무도모릅니다

왜사냐건웃지요가아니고

왜살지요하면

그냥…하고싶습니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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