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대문에오른浮生六記를발견하고참많은추억과사연이있어할수없이이런방식으로엮어봅니다
부생육기는여고시절유치환시인의책속에서먼저만나고그후에읽은책입니다.
청마유치환시인은이책을쓴심복(沈復)의아내운(芸)이를좋아해서
정운(丁芸)이영도시인을항상운이라는애칭으로불렀지요
제가처녀시절만약딸을낳으면저도꼭芸字를사용하리라마음먹었지만
시부는노후에서예에심취하야집안자손들대부분의작명을도맡아해오던터라
오랜만에태어난손녀딸작명의그대단하고중요한일이
저에게돌아올리가없어그냥포기를하고있었답니다.
제딸아이가태어난지일주일정도지난어느날사주가아무리박하여도
이름으로감할수있다는작명을하느라사흘을고민하다지은이름이라며
(시어머니의증언(^^)에의하면사흘밤낮을온갖冊을펼쳐놓고…)
한지로접은봉투하나를맘에드냐며저희부부에게전하더군요
봉투안이중으로접은속지엔음양오행따지고뭐복잡한설명이대강풀이해져있었고
제일눈에들어오는큰글씨중한가운뎃자에하필이면향풀’芸字’가…
제가그리도짓고싶은이름이들어있는겁니다.
이무슨우연이고조화속인지…
저는뛸듯이기뻐어린시절은항상뒤엣자는빼고운아운아불렀답니다.
그리고부생육기에는저자심복이그의아내가연꽃차를다루는부분을회상하는그유명한장면기억나시는지요
그는아무리차를잘우려도그의아내芸이가다려주는차향이안나서어느날몰래살펴보게되지요
심복의아내芸이는연못에피는수련이저녁나절꽃송이를오므릴때비단주머니속에茶를넣고꽃심에넣어둡니다
차를품은연꽃은밤사이별빛달빛이슬을맞으며茶의향에水蓮香이나도록만들지요
아침에꽃봉오리가벙글어질때비단주머니를꺼내어茶를다리니그茶香이얼마나기막히겠습니까
그리고芸이라는여인은아주가끔여성금지구역에도남장을하고들어갈정도의
센스도넘치는여인으로기억이나는데지금은책도없어져버려제기억이정확한지도모르겠지만
은연중에제딸아이도그런멋을지녔으면하는마음이있지않았나싶네요
그래서저는부생육기라는책을잊지못합니다.
오늘덕분에잠시옛시절도생각나고돌아가신시부생각멀리시집간딸생각까지하게되어
감사를드리고싶어서…초면인데결례가아니었으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