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남편의글

오늘은울싸모님생일
예년처럼미역국을내손으로끓이기위해
한숨자두었다
쌀뜨물을받아서미역을풀고
양지머리도썰어넣고
한약을달이듯이정성껏달여서

마마제가끓였습니다
그동안가족들보살피시느라고
그리고인류의장래를걱정하시느라고
고생이많으셨습니다
맛있게드시고
부디건강하게오래오래사시옵소서

할작정이었다
그래서자정에눈을뜨고제자를호출했다

오늘사모님생신인거아세요?
아래층에서올라온제자가묻는다
알쥐
나는자랑스럽게대답한다
지금까지가족들의생일을
한번도그냥지나친적은없다

해마다미역국선생님이끓이시는거맞아요?
맞쥐
나는제자에게일단미역을물에담가두라고
일렀다

그런데주방에갔다온제자
한발늦었는데요
벌써미역국이끓고있어요

이무슨청천벽력같은소리란말이냐
나는단숨에주방으로달려갔다
이런,
언놈의소행인가
제자의말대로미역국이끓고있다
국물이뽀얀것으로보아
내가끓이는수법과똑같다

아직범인은색출되지않았다
다들자고있기때문에
아침에색출할작정이다

천만다행으로국자를휘저어보니
아직고기는넣지않은상태다
맛을보니간도안맞춘상태다
고기만이라도내손으로썰어넣었다
간도내가맞출작정이다
그것마저빼앗길수는없다

이글을쓰고있는동안
안방에서싸모님이기침을하는소리가들린다
생일축하드립니다
이말만이라도내가제일먼저해야쥐

도대체언놈이미역국을선수쳤을까
분하다!

어떤부인은아래글로답하며시험답안지를동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