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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에게서뭔가를빼앗아올수있다면나는주저하지않고,그가창안하여우리에게덥석안겨준,
그놀랍도록새로운문장을가져올것이다.김영하(소설가)
나는서슴지않고박민규라는작가의출현을지목하겠다.이외수(소설가)
지난토요일우리집조간에는고글같은큼지막한잠자리안경을쓴
박민규의사진옆으로이런추천평이큼지막하게나와있었다.
초읽기하는나쁜습관때문에나의외출직전은공습경보발령난형국이다.
토요일대강스케쥴…
1.반디엔루니스카스테라작가사인회
2.화동에있다는‘발코니에모카향기’카페답사
3.가나아트평창동전성우50년전만다라감상
대면도않고책두권을선물받은적이있다.
‘지구영웅전설‘과’삼미수퍼스타즈마지막팬클럽…‘
더구나작가박민규는악필컴플렉스때문에근일주일을연습했다는사인까지새겨진책을…
세상에공짜가어딨노…
약속1번을수행하고저6살짜리남자아기가있다는소문을접수하고
과자랑남편이동남아여행에서사온말린망고를예쁘게포장하고
약속2에만날사람이또한사람있어서김환기손수건도포장하고
헐레벌떡전철역으로나가다가혹시확인…
오모나세상에!백이바뀌는바람에…지갑이없는거다.
아유우참나못살아다시허둥지둥올라갔으니늦은데더늦어서맘이급하다.
급하면또사고가나기마련종각역에서후루룩급히빠져나와계단을내려가는데
아뿔사!그제사생각이…
과자봉지작은쇼핑백을자리곁에두고그냥숄더백만매고내린거다.
일단책을9,500원주고사고광장을둘러보니표지그림을확대한전지사이즈의
광고서너장이세워서걸려서있고디스프레이용책과카스테라가자판대에쌓여있다
또그주변을끼고독자들의줄이길게꼬부라져원을그리고있다.
꼴찌에서서겨우땀을닦고둘러보니거의다20대남녀청춘들이다
그흔한아줌마한~사람도없다니좀쪽팔려서괜히모자챙을아래로더내린다.
아…맨날두눈은검은선글라스등으로가린모습을사진으로만보다가히멀쑥한맨얼굴을처음본다.
소년같다.반바지차림에짙은쥐색라운드티셔츠..그리고노란염색의짧은퍼머머리…
곁에는젊은여자-아마문학동네직원?-가책장을열고직접제작했다는스티커두종류를
선택하게하곤뒷부분을뜯어서접착제가붙은걸원하는위치에붙치고
독자의이름을끼워서차례를기다리면작가는뭐라뭐라적고책을내밀고
벌떡일어서서악수를하는데왼손은오른손팔꿈치에갖다대고깊이절을하는거다.
대부분일행들이있어요또…그들은변죽도좋아요…
덥석작가의의향은아랑곳도않고팔장을끼고선디칸지폰카를찍고
(아싸이든프리첼이던블로그에떠억허니자랑하려는지들…)
어김없이다른일행도똑같이반복…웃지도안웃지도않는뻘쭘한표정을짓고
다시앉고…사인하고책내밀고벌떡일어서고악수하고-악수하면서는왼쪽손은
오른쪽팔꿈치에갖다대고아조정중히…그리고또뻘쭘허게사진찍고…
어김없이다른일행도똑같이반복…웃지도안웃지도않는뻘쭘한표정을짓고
다시앉고…사인하고책내밀고벌떡일어서고악수하고-악수하면서는왼쪽손은
오른쪽팔꿈치에갖다대고아조정중히…그리고또뻘쭘허게사진찍고…
어김없이다른일행도똑같이반복…웃지도안웃지도않는뻘쭘한표정을짓고
다시앉고…사인하고책내밀고벌떡일어서고악수하고-악수하면서는왼쪽손은
오른쪽팔꿈치에갖다대고아조정중히…그리고또뻘쭘허게사진찍고…
나는정확하게35분정도를땀을흘리며그런광경을지켜보고…
(올린사진같은모습은절대로아니던데…아주순하디~순한선량한소년같던데…???)
그런소년같은젊은이가문학동네작가상한겨례문학상
더구나작년엔작가들이뽑은최고의작가에뽑힌사람이라니…
하물며홍대어디쯤에서로커로도활약한다했던가
도대체신은불공평하다란말이저절로나온다.
아…겸손한마음은저런거다싶게…
솔직히나는그광경을보기전까지사인받을이름만적고과자봉지는실무시놓고
그냥올요량이었는지만이건반칙이다싶어다시마음을바꿔사인지에다실명을쓰고
1번선물은지하철공사로흘러가버렸으니2번선물로대치할요량이었다.
뒤에기다리는사람은생각지도않고개중에는심한요청을하는독자들도더러있었다.
사인할문장까지써서끼우는것도목격되고….
아..작가들이글쓰는행위는벌거벗고대로를걷는지?아니면달리는행위라고
작가박경리선생은말했듯사인하는행위도그비슷하단생각이왜들었을까
책사인회간경험이없는나로선다른작가들도매번일어서서
악수를하고-그것도왼손을오른쪽팔꿈치에정중히갖다대고-그러는지
알수가없지만…‘아기다리고기다리던’내차례가왔다.
처음엔부끄러워어쩌지심히걱정이엇는데나도모르게
“땀좀닦으세요..라는말이자연스레술술나왔다
이윽고쪽지를보고나를확인한순간도저히알수없는표정을지으며고개를
왼쪽으로돌리고한~참을-그래봐야1분도안되겠지만여하간에-난감해하는거다.
몇번만날기회가있었지만어쩐일인지살짝살짝어긋나고이번이첫대면이었으니…
나이많은사람이가줄서서기다려서미안하다는건지
어릿광대처럼일어섰다앉았다하는모습이뭐어때서(순전히개인적인혼자생각인지모르지만)
괜히나쁜짓-이라니따지고보면신참들은얼마나부러워할일인지도모르는데-들킨
소년같은묘한표정이기도하다가…그냥한마디로나보다더부끄러워하는그런모습을나도
똑바로볼수없어서곁에앉은도우미언니에게괜히씨잘데기없는말을했던가.안했던가…
”…글쓰기보다사인하기가더힘드시겠네요…“
쥐색라운드티셔츠군데군데는땀이젖어더짙은쥐색갈로변해있었으니…
나한사람이라도일어나지말라했는데도기어이일어나서
우히히^^악수를나도받고지하를벗어나2번숙제화동으로…
그리고그곳은나의나와바리라금방찾았고카페는한없이맘에들었고..
冊을열어본게불찰이었고금방삼매에빠져평창동은결국포기…
충무로환승역에갈아타는것조차잊어버렸으니…
(아이구~~내가뭔짓을한건지…나도몰라요…있다지워야할까보다…
밥하는시간이라급히올리다보이…끙)..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