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1.

GrandeOdalisque,1814,oil,MuséeduLouvreatParis.

J.A.D.Ingres
(1780-1867
)

#스팩타클

가도가도끝이없는외로운이나그네길~~

손시향이부른離別의終着驛…이노래가사를떠올리며나는매일병원을다닌다

우리집에서7호선을먼저타고건대입구그가파른에스컬레이터를두개오르고나면

그여자가움직이기시작했다

영화광고문구그대로좀이상한큰안경을쓴금자씨로분한이영애씨가
가방을맨차림으로빙빙돌며정말로움직이는광고판이발견되는건대입구대합실을만나게된다

다시계단하나를더걸어올라가2호선순환열차를타고잠실로가서

핑크색띠로표시된8호선모란행을졸졸따라

노래가사처럼인생길같은구비구비긴통로를걸어가야한다.

내가다니는병원은우리집에서멀고도먼모란에있다

비바람이분다,눈보라가친다면얼마나좋을까만

급냉된채로찻칸에앉아있다나온후라환승역의더운열기는말로표현할수없을정도다
정말이지비바람이라도많이불었으면싶다.

이상하게환승역을걸을때는꼭이별의종착역가사가구절구절생각나는거다.

광고판은하얀눈으로뒤덮힌설악산신흥사도보이다가
또조금더가면언제나반가운앵그르의오달리스크가

신비한푸른휘장아래공작깃털부채를손에쥐고나를바라보며길게누워있다.
아무리바빠도나는그앞에서잠시인체공학적으론해석이안된다는긴허리를보고또본다.

병원다니는일이너~~무재미없어서광고판보는일에라도재미를붙이며다니게되었다.
어디쯤가면섬진강변꽃이핀철로길도보이고
또어디쯤엔서해안무슨해수욕장풍경도시원하게걸려있다

아~언제나이가슴에덮인안개활짝개고
아~언제나이가슴에밝은해가떠오르나
가도가도끝이없는고달픈이나그네길

출근시간은피해서다니니서서가는일은별로없어다행이지만
하필복중에매일7호선2호선8호선하필긴환승역을
3개나지나치며다니다보니멀쩡한사람도지칠지경일텐데
어느날은정말이지풀썩주저앉고싶을때도있었다.

一男一女중딸은시집가서딸을셋이나낳고그도모자라

또임신소식을얼마전에전하여기절초풍하게한적도있지만뭐그럭저럭잘살고있고

아들도남부럽잖은고등학교대학교거쳐전문직종에종사하며

이젠나보다여자친구에더관심많아해서나하나없어져도

이세상무너져라…서러워할것같잖고…

‘건강한몸에건강한정신’이라더니

이번만큼평범한이말을그대로절실하게느꼈던때가또언제였더라

지지난수요일퀼트모임이있던그날은마침

아기다리고기다리던안성전원주택회원의집에서모이기로한날이었다.
나를태우고갈회원과단둘이만나이얘기저얘기하던중에바티칸천정화에대한이야기가나왔다.

아그천정화는누워서보는게가장좋다더라(우연한기회에접한최경한교수님의강의내용중…)
그분은어느해바티칸에서천정화를단체로감상하는미국노인들이
일제히턱을높히쳐들고감상하는모습이솔직히미켈란젤로천정화를보는거보다더
스펙?타클…스펙타컬???하다그러시더라
그말을하려는데스팩타클의팩이발음이안되는거였다.???

아…아침에양치질하는데이상하게물이뿜어지지않더니…이거혹시??
그렇다!口眼蝸斜구안와사입비뚤어지는그병이아닌가하는생각이드는거였다.

(계속)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