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찾습니다
나이는스무살
키는중키
아직태어난그대로의
분홍빛무릎과사슴의눈
둥근가슴한아름진달래빛사랑
해한소쿠리머리에이고
어느날말없이집을나갔읍니다
그리고삼십년안개속에묘연
누구보신적없습니까
이런철부지
어쩌면지금쯤빈소쿠리에
백발과회한이고
낯설은거리어스름장터께를
헤매다지쳐잠들었을지도
연락바랍니다다음주소로
사서함추억국미아보호소
현상금은
남은생애전부를걸겠읍니다
-홍윤숙’사람을찾습니다’
20代30代40代여자셋이서한동네에사는연유로
나이도초월하고그럭저럭맘도通하여
전시장으로공연장으로자주다녔습니다
그것도’스프가식지않을거리'(박완서)도아니고
앞집옆집…옆집의뒷집
골목을돌아가지않아도窓으로먹을걸건내주고받고…
말하고보니보통인연이아니었네요
아..그시절20代와30代는冊도바꿔가며많이읽었고
출판문화회관’작가와의시간’뭐이런데도열심이었고
경복궁맞은편지금은없어진프랑스문화관도자주다니고그랬습니다
(아직도건재하는출판문화회관..그시절에만난기억나는작가들…
김원일씨…질문시간에아무도질문이없자
‘제강의가지루했거나아주재미없었거나둘중에하난가봅니다…’로
처음으로베시시웃기던과묵하던분이셨고
작가김성동씨는만다라일부에나오는’이층을만들고싶다’그부분을
어떤독자가’그거섹스소설아입니꺼’하던말을인용해서청중들의폭소를얻어냈고
아…안잊혀지는건작가의수습기간(연습기간?)을묻자마자
전혀머뭇거리지않고단번에
"방황하던시절!"
짧게단답형으로말하던기억도나고뭐그러네요
그리고박범신이문열제氏들…)
사는곳과별로멀지않은대학로근처는비교적더자주다니는편이었지요
문예회관대공연장에셋이나란히연극을보러간날
제목이’이구아나의밤’이었나?
김보아씨주연은확실한데-옛날영화배우김진규씨랑헤어져혼자살던때였지싶습니다
그때우리들뒷자리에홍윤숙시인이안경을끼고혼자동그마니앉아계셔서
우리셋은옆구리를찌르며
‘저나이에우리는혼자연극보러다닐수있을까…’하던때가있었습니다.
그런홍윤숙시인을평창동영인문학관무슨행사때
30代이던저는50代가되어-그것도꽉찬…-
‘나를찾습니다’란시를청중들앞에서돋보기를쓰고낭송하는노시인으로다시만나
제인생의트로이카시절을떠올렸으니(무슨배우도아니면서…;;)
그때저는혼자였거든요…
비까지오던날이었는지
비온날은다른행사때였는지
왜비가온날로기억되는지
그이유는아마도
같은날작가윤후명씨가’누란의사랑’인지’돈황의사랑’인지
한대목을낭독한뒤작품의배경을설명하다
낮술을마셨다며..목이메어도중하차하고
청중들곁을스치듯…
장외로나가던쓸쓸한모습때문은아니었는지…
이순원씨도은비령한꼭지를읽어내려간기억이나는데
정확히는그전해인지그다음해였는지
그것도아물거립니다(도대체기억하는게뭐가있는지…)
……….
음악소리에섞여’졸졸’시냇물소리의진원지를찾으니
욕조앞…
물은언제부터넘치고있었을까
이런제가…
꿈도야무저라
열고흘리던여름이멀리달아난지가언젠데
안으로안으로닫아나를만나야하는이가을에
나의코텡골목’신을접견하는계단’을같이오를사람을찾다니
-20059.23.참나무.
코텡의골목MauriceUtrillo
ErikSatie-Gymnopedie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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