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스버그로 가는 길 2.

이상하다.안개속을헤매는일은.

수풀과돌은모두고독하고

나무들도서로가보이지않는다.

모두가다혼자서있다.

이른새벽숲으로들어서는오솔길은오늘따라안개가자욱했다.

안개속을걸으면헤세의시가기억난다.

-本文231페이지[해후]첫부분

저자는1945년생나보다는연상이지만비슷한정서를책곳곳에서발견할수있었다.

독서노트라말하긴뭣하지만그냥간략히책제목과작가이름그리고인상깊은귀절들을

책읽는중간중간흐름을방해받으면서도메모하던습관이있었는데

언제부터그일이포스트잇이대신하게되었다.(그리고책읽기도좀게을러진것은아닐까?)

헷세의이시뿐아니라

자그럼가자

너하고나하고

수술대위의마취된병자처럼

밤이하늘밑에눕는곳까지.

엘리어트의시몇귀절등등도이책에서인용글로자주만날때도반가웠지만

느끼고도미쳐표현할수없는순간순간들을

내속에드갔다나온사람처럼어찌그리도잘찝어내는지진도가잘안가갈지경이었다.

쟁쟁한공모소설당선작가群아니랄까봐…

이책트루먼스버그로가는길십년전(1994)여성동아장편소설공모당선작

[갇혀있는뜰]을작가의회갑기념으로다시펴내면서

…서투른표현은조금수정했지만

첫마음과첫능력그대로쓴글이라는

생각에오롯이원전을보존했다…

라고책서두작가의말에적혀있다.

여성동아장편당선작가들중에는나이지긋한연세에등단하신분들이대부분이다.

대표격인’박완서(나목)

다소소녀취향이지만그당시참좋아했던남지심(솔바람물결소리)

잡기장에는솔바람물결소리귀절도꽤많이적혀있다아주옛날이야기지만…

그리고읽진않았지만박재희’춤추는가얏고’등등

(이작품은오연수고두심주연의T.V연속극으로방영된적있다.

아쟁연주에반해서목간통들고가출해버리는조연역이생각난다

탤런드김혜숙씨던가?부모님전상서송재호부인역)

박재희작가는출판기념회날단소를연주했다.

우애령교수는자신의가야금선생이라고후배지만아주깍듯이소개했고

당신은가야금독주까지연주했다

사실은마종기시인사모님이가야금배우는데모시다주는역활을맡았는데

따라가서꿔다논보릿자루처럼우두커니있느니차라리배우라해서

시작한지3년정도란설명까지…(아이구독후감은도대채언제쓰나…)

#冊속의冊’오스모에관하여’

…..세인트폴행비행기가하나떨어져서사람들이대부분죽었는데생존자의진술이있었어요.

비행기가악천후관계로포트웨인으로기착하겠다고기내방송을하자돌연히한남자가

권총을빼들고난동을부렸다는거예요.승무원이만류하려고들자내이름은오스모야,

나는그리로가면죽게된단말이야하고권총을쏘아댔다는거예요…

1993년문화일보춘계문예에단편「오스모에관하여」중일부는이책에서도인용되었고

상당한비중으로신에대한운명에대한이야기를주인공명희영우를통하여설명했다.

오스모란사람이있었는데어느날도서관에서먼지를뒤집어쓴어떤책을만난다.

제목이’오스모에관하여’자신의이름으로된책이니당연히호기심을자극할밖에…

그런데책내용이곧바로자신의과거랑너무나똑같았으니혼이나가버린다.

"오스모는핀란드혈통으로1942년6월6일인디애나주어븐시에있는머어스병원에서타어나서

다섯살되던해폐렴에걸려거의죽을뻔하며그곳에서제임스학교에입학한다."

이런식으로제1장부터제29장까지되어있다

많이중략하고…

제7장7살에서8살되해부터지금까지의일이모두현재시제로표현되어있다.

오스모는완전히넋을빼앗겨서집중하게된다.

그가울면서피묻은고양이를파묻었던이야기

담배를피우게된시초..아버지가죽었을때의기분같은것도사실그대로였으니

그는정말로벼락맞은사람처럼너무나놀래서도서관사서에게

이책의저자나도서관에꽂히게된사연을물었지만

사서역시저자도내력도아무것도모른다는것이다

좀더자세히읽으려고땀을닦고건너편커피숍에들어가서집중하게된다.

그는지금26세제26장을읽는다.

"도서관건너편커피숍에서땀을흘리며책을읽고있는오스모는네시에

미장원에서아내를만나기로되어있는것을시간이지날때까지까맣게잊고있다"

오이런…

그글대로아내와의약속을까맣게잊고있었으니….!

아내랑약속한시간은4시인데지금은5시

아내는기다리다집에갔을테고

그건문제가되지도않는사건들이책에는적혀있다.(오스모의미래에관한…)

중간에직장사정은악화되고..

스키를타다가다리가부러지게된다는일들보다

마지막제29장에는

"그리고오스모는비행기를타고가다가포트웨인활주로에서

많은사람의목숨을읽게하는추락사고로죽는다."

이것이전부였다.

이책이29장밖에없는이유였으니

그는무슨일이있어도포트웨인행비행기는타지않으리라굳게결심을한다.

과거의일을다맞는데죽을걸알고어떤바보가죽음의길을자초하겠는지…

그런데…

……………..

3년쯤지나고이주인공은세인트폴행비행기를탔는데승무원이기상악화로포트레인에대신착륙하겠다고알려주는소리를듣고는광폭해져기시작했다.한승무원의말에의하면그는비행기를납치해서다른비행장으로진로를바꿔보려고했다는것이다.민간항공사무국은그결과로생긴파열이그항공기의추락사고의원인이되었다고밝혔다.

더자세히는혹시라도이책을읽을사람들에게재미를빼앗는일인것같아이만생략하고

넘치지도모자라지도않는전문가의서평을실어본다

한없는공감을표하며…

모처럼차분하고따뜻하고품격있는소설을읽은느낌이다

이소설은삶의의미는무엇이며그것은과연선택인가운명인가하는

근원적인물음,즉문학의오래고도참된주제에도전하고있다.

작가는우리안에감춰져있는’추억과상처와비밀과죽은자들이보존되어있는’

내밀한방의문을조심스럽게열어보이며이불가해한생의비의를해독하고

우리를자유케하는열쇠가궁극적으로는사랑임을제시하고있다

-오정희(소설가)

P.S:

무엇보다러브스토리가있어흥미진진했다.

책잘안읽는나같은사람도쉽게읽혀져서좋았고

다읽고나서도숙명에대해서神에대해서삶에대해서많은생각을하게된책이다

이책주인공이름명희는우애령의왕팬이란나의지인과같은이름이어서

돌아오는차에서이책을열어보다깜작놀란일도있었다

혹시왕팬이되리란숙명이어서책주인공이름을명희로지은건아닐까

지인에게우스개를던진일도있다

그리고남자주인공이름도헷세의시를만날때마다생각나는한사람의이름과동일하다

가끔나를태우고경춘선카페로미사리로데려다주어서가아니라

등단은안했지만시도글도잘쓰는아끼는지인이어서…

우연이라하긴뭣하지만살다보면이런에프소드를참자주만나는편이다…나는…

이책트루먼스버그로가는길잊지못할인연들과연걸리듯걸려있어아끼고싶다.

#우애령작가의冊추천하고후회스러웠던기억하나

얼마전에나는아무생각없이내가읽지도않았던책을

내가믿는지인이가장좋아하는한국작가라는이유로

어쩌다추천한적이있었는데인상적인반응하나를접했다

그분은정말솔직하게애기해줘서참고마워한다지금까지

그이후나는내가읽지않은책추천은절대로아니할것이란맹세를했으니…

머리꼬리빼고축약하면내가추천한책이’조블에서읽는글보다재미없다’는요지였다.

(아주좋았다는분들이더많은것도사실이다.)

언젠가한번은천거한책들을한권이라도읽고변명을해야지했는데

요즘그문제(?)의작가책을읽고난뒤라문득그일이생각나서

이긴글을쓰게되었는지’알수없어요’다

그때가언젠데이제사책한권을읽고실천을하다니나도참한심하기짝이없다

게으른건지무심한건지도대체…

그렇다고이책을다시읽어라고강요하는건절대로아니다

그리고변명할마음도그럭저럭퇴색해버렸다.

내가이런이야기를하게된것도어쩌면미리정해진숙명은아닐까

요며칠종이책읽으며속된말로인터넷에서모자라던2%를얻은기분이든다.

아무래도시대에뒤쳐진것같다

접속의시대에머잖아종이책이없어질거라는시니컬한작가들의글도읽은기억이나는데..

인터넷시작한한후부터책읽기가게을러진건사실이면서

인터넷글은집중을잘못하니점점바보가되는갑다.

해서요즘자주낡은잡기장이그리워진다

예전엔이런거에감동받았구나…

다시또한번그때의책을읽어도좋겠다싶지만…어느세월에

쌓아둔안읽은책도수두룩한데…

#포스트잇새로운사용법하나…

얼마전까지는줄중간을기점으로나눠서

윗부분이면윗쪽에아랫부분이면아랫쪽에포스트잇을붙였는데

얼마전에조블의지인홈에서책옆으로

딱그귀절있는데붙이는방법을배워서실천하는중이다.

정말합리적인방법인데왜그생각을난못했을까

첨엔포스트잇이너무길어인쇄부분이가려지지않게자르고했는데그도복잡하고

서랍을뒤져보니투명이고끝부분만색을입힌포스트잇이있어여간편리하지가않다.

이방법소개한분에게감사를안드릴수가없어서…

누구에게향하는어떤형태의사랑이든
운명과선택의갈림길에서우리를구원해주는힘은
사랑이라고말하고싶은마음에변함이없기때문이다.

-작가의말중에서


-2005.10.6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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