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그리고 혼자 가는 먼길’

♬브람스-PianoTrioNo.1,1악장
연주:‘이스토빈-스턴-로즈’트리오

에스프레소,그리고혼자가는먼길中/作ㆍ낭독:김갑수

사는일이일종의소동(騷動)인종류의사람이있다.소동의배경에는과잉이라는지병이풀무질을한다.
소동파의인생은언제나과하고언제나격하여냄비바깥으로끓어넘치다가종내는무리에서튕겨나간다.
튕겨나간자리에서아주잠시한적(閑寂)의망망대해가펼쳐질즈음이면큰일이라도날세라순식간에또다른소동을개발해일을벌인다.그러니까소란스러운인생은3박자왈츠를추는것이다.

소란-정적-소란,소란-정적-소란…
……………

‘그럼도대체왜그러니?’

아,이젠그놈의결핍감이야기는하고싶지가않다.
결핍은나의힘이라는둥,눈물젖은결핍을씹어보지못한사람과는인생을논하지말라는둥,결핍이그대를속일지라도결코노여워하지말라는둥…

결핍이과잉을부르고과잉은소동을낳고그로인해마침내사망에이르리라…는둥.
그러나어쨌든이이야기의출발지점에서자기존재증명의유일화두를내려놓을수는없으리라.
결핍감!어릴때엄마젖을거의못먹고자랐다는일가의증언이수두룩한터라애정결핍이됐건어린영혼의빈터가넓었건바닥모를결핍감에시달리는반작용으로욕망의쏠림현상이생겨난건사실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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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Vn.SonataC.Kv6.
연주:블랑댕베레,제라드뿔레

에스프레소,그리고혼자가는먼길中/作ㆍ낭독:김갑수

몰두,그것이다.항용무엇엔가대가리를처박아야,그것도빡세게처박아야직성이풀리는성정이었다.
그런데그대가리가대략중딩시절부터문화,예술,고급,고상,순수…뭐이런쪽을선망하는것으로방향을잡았다.
가난한천출의반작용을뭐빠졌다고자랑삼겠는가.그냥그렇게됐다는말이다.일찍시와음악을알았고나머지에해당되는
일상의삶은몽땅떨이로긁어모아세속이었다.니체가반시대적고찰을했다면,나는반세속적고찰에온갖폼을잡고자했다.
뭐,그냥그렇다는말이다.
그리고그게평생이됐다.
나의대가리처박음곧,몰두의방향은음악이다.
몰두가음악으로처박혔다는것을정확히표현하자면많은음반을사서쌓아놓고수없이여러번
오디오기기를교체했다는뜻이다.그건전부사실이다.바로며칠전에도새로운프리앰프를또하나구입했고,아직분류조차하지못한LP들이작업실곳곳에서번잡을떤다.그짓을하느라얼마나소동을피우고있는지는이미여러지면에서떠들었다.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사족을거듭할사항이몇가지남는다.
첫째,왜나는몰취미한인간이라는진단을받을만큼음악한가지에만단순우직으로몰두하고있는가.
둘째,왜그음악질을즐거움이아니라항상괴로움으로느끼고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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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이경

수집,기묘하고아름다운강박의세계/필립블룸作,낭독:김갑수


어째서사람들은유효기간이지난우표며마지막사용자가잘못겨냥하여겨우쓰레기통을벗어난빈성냥갑,수십년동안포도주한방울담아보지못한빈병에다돈을쓰는것인가?
수집가의눈에소중해보이는그무언가가담겨있다.

의미를담고있으므로,쓸모없음이바로강점이된다.
문제는무엇에쓰느냐가아니라무엇을나타내는가,무슨약속을담고있느냐다.
이런의미에서,수집품은실제용도가있던세상의유물이아니라신성한유골이다.
수집품들은우리를머나먼무언가와이어주는매개자다.유골은우리에게천국과불멸을이어주는다리다.
그런가하면공간을이어주는것,시간을이어주는것,우리와자연의거리를이어주는것,우리와천재의거리를이어주는것등수집품들은수많은세계와영역의다리가되어준다.
하나의수집선은그것이선정한영역에대한권위를부여받는다.수집물을분류하고포함하고배제하고선택하는것이바로수집가자신이기때문이다.
수집선의모든물건은그안에포함될만한의미를지녀야한다.돌멩이하나를놓고보자.
광물학수집선에서는희귀한성분때문에가치있는품목이될것이고,어느지역의수집선에서는그지역에만있는것이라가치있는품목이될수있다.
하찮은자갈한줌이라도자갈이어떻게생겼는지를보여주기위해수집선에선정될수있다.
어떤수집가든그것이그저돌멩이라서흥미를보이지는않는다.
수집가들은자기가수집하는물건에서어떤특별한의미를찾으며,
바로이의미가그물건에가치를부여한다.이초월한순간,초월을소유하는
순간이모든수집물을소중한것으로만든다.
어떤면에서는모든수집물이토템이다.

출처:http://www.kbs.co.kr/1tv/sisa/nangdok/

P.S:

낭독의발견이백상예술대상후보작으로,이달의좋은방송으로선정되었네요

저는어제꺼랑딱두번밖에못봤습니다방송시간대가늦은시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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