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날들은 – 이 외 수
모르지만
한남자의가슴에서
한여자의이름이
지워질때마다
다목리에
풀꽃들이한송이씩
피어납니다
어느날문득
그대사랑
각혈같은아픔으로
되살아나고
허망한세월
퇴락한시간의변두리에서
그대가홀로술잔을기울일때도
다목리에
풀꽃들이한송이씩
피어납니다
그대는믿지않으실지도
모르지만
그대가흘린눈물
못다한말들이
한적한다목리
그늘마다
풀꽃으로피어나서
그대가오기만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다목리로갈수없다고
미안해하실필요는없습니다
그대가슴에서
지워진사랑
지나간날들은모두
전생이지요
어디서왔는지를생각한들무슨소용이며
어디로가는지를생각한들무슨소용인가
흘러야할장소를만나면흐르고
고여야할장소를만나면고이면서
더러는저하늘에두둥실구름으로떠돌다가
새벽녘가슴비어
잠못드는그대머리맡
추적추적빗소리로내릴때도있으리니
이제는오는일도가는일도
생각지않으려네
-2006-05-16오후10:48:10
詩/사진-강원도화천군다목리에서이외수
편집-2006.5.19참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