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
그남자가글을잘쓰는지못쓰는지나는비평가도
글을잘쓰는사람도아니라잘모르지만
그의글은언제나’나에게는’매력적이었다.
게시판의글보다특히개인멜로오는그의글은…
한때는한주를시작하는월요일마다그의메일이오갈때도있었다.
가끔이상의’이런시’끝행한줄도보내줄줄도아는
그남자…
난체도아니하고’그리워울었다’등의치기도없었고
문장은언제나짧고간결하고한마디로심플했다.
가끔나의하찮은(?)문제들을카운셀링해줄정도로
그의판단은정확했고언제나맘편하게해주는…
한마디로개운한남자였다…누구처럼…
게시판에서그의글을못본지한참오래된어느날
삶의파이프를에움길로바꿨다는짤막한그의글이
내가모르는들꽃이름을가르쳐주는답글로올라온게
게시판에서만났던마지막글같다-그남자는들꽃이름도많이알았다
생각지도않았는데전시장엘찾아와서딱한번만났다
전시장바로아래에모찰트커피숖이있었지만
지금은부암동으로가버린’클럽에스프레소’에서…
누가찾는다해서작품앞에서있는모습을보고이벙헌이가온줄알았다.
머리는파마인지천성으로곱슬인지약간길고깔끔한싱글차림이었다.
키가크지않은것까지이병헌닮았다했더니
많이듣는소린지싫어한다했다.
그이후이병헌볼때마나그남자가생각나기도…쪽팔리게이런말까지…어이구우…;;
#창가에서(AmFenster)
또한~참지난어느날,술취한김에썼다며짧은메일이왔다.
양평에서2~3분거리에부르스바를열었다고
-양평변두리라우겼고Bar없는부르스바라했던가?cigar도판다했던가-
부르스바를열다니…
맞다…
재즈나프로그래시브하드롹등속을좋하하던그남자.
오래전에City의AmFenster를메일로보내주기도했었지…
…중략..
그의안목으로선곡된그꺄-페엔어떤음악이흐를까…가궁금’만’했다가
뭐가안풀릴때,
예를들면부부싸움이라도해서딱히갈데가없을때(나웃겨…이나이에무신…^^)
한번찾으리란은근한마음도밑바닥에꽁꽁숨겨뒀다.
현실속에서는없는꺄-페…sowhat…
무진기행에무진이없듯
어제수요일아무런계획없이모임에펑크를내고
부부싸움도안했지만나는가을바람이나버렸다.
마종기시집만한권쌕에집어넣고
운전면허도없는길맹이무턱대고집을나섰다.
양평이종점이란버스에몸을싣자마자오랜만의한가함에
나의몸은물먹은솜처럼수마에빠지고말았다.
그간의고단함이한꺼번에밀려왔는지
가을햇살에기막히던차창의풍광들도
나를깊은잠속에서건져내진못하였다.
다행이차안은퍽한가했다.
양평…sowhat…
어떻게찾나?
막연했다.
제일먼저택시정류장이눈에들어왔다.
장소를확실히모르면택시기사들이최고라했던가
기사서너명이손님들을기다리는중이었지만좀체로손님들이찾아올것같지는않는,
이청준의소설한대목이떠오르는지루하고한가한시골풍경을그들은보여주고있었다.
몹시어색하게그들에게다가서자모든시선이내게로쏠린다.
"…저어여기꺄-페들이모여있는곳이어딘가요?
"네에?"
"……소핫이란꺄-페를찾는데요"
"소한이요?"
"아니요sowhat…영언가봐요"
"소핫…소핫이라…?어지간한곳은저희들이다아는데,
처음인데요그런카페는…저~쪽양수리쪽이아닌가요?"
"그곳은먼가요?"
"꽤멀지요여기서는…대강아는위치는요"
"양평에서2~3분거리…라는거밖에몰라요"
"전화번호모르세요?""모르는데요"
참대책없는여자군..그런표정같았다…호기심을잔뜩품은
(네…그래요인생도대책없이산여자예요가을바람이나서잠깐…)
"그렇게해서찾기힘들어요서울에다시전화해서전화번호라도알아보세요"
꾸지람듣는가출한소녀처럼나는고개를떨구고말았다.
(출가를해도시원찮은나이에…가출이라니…)
때마초아새우통통배가떠오르고’一心’이나꿈틀거리는용(龍)이문신된
험상궂은조폭들의모습과마늘까고…빨래하는내모습도떠오르고…
나는그들을안심시키기위해서(?)전번이라도챙겨서다시오마고터미널로걸음을되돌렸다.
3,500원짜리상봉행티켓을끊고털보네만두가게앞야외의자에서
서울행버-스를기다리며처음으로마종기시집을꺼내들었다.
그일말고는정말로한심스러워견딜수가없는사람처럼…
가을이첩첩쌓인산속에들어가
빈접시하나손에들고섰었습니다.
밤새의추위를이겨냈더니
접시안에이슬이모였습니다.
그러나그이슬은너무적어서
목마름을달랠수는없었습니다.
이시인…참비현실적이다…(한심스럽다…이말은나에게..) 속으로그말을떠올리자마자 ————- 나는그걸받아들고’따뜻한인간체’로다시읽어내며고맙단인사를몇번이나더하고, 상봉행티켓은환불한뒤지시한그곳을당신택시를타고가겠다는폼을잡았지만 "걸어서가셔도됩니다" 맞다양평에서2~3분거리라했었지… 거절하는제스츄어만보이며사람좋아보이는웃음만흘리는그친절군민한텐그저난감한표정만지어볼뿐. 허지만오산이었다. 다시꺄-페가있음직한강변을따라걷다 간판집을한군데발견하고문을밀었지만닫혀있었다 드디어그곳을찾았다
……………………………..
내앞에어떤사람이터억서는느낌…
아까그곳정류장에서제일말많이하던기사가
정방형메모지에’흘려쓴낙서체’로
소핫773-****
————-
(그것밖에고마움을표할수없어서…)
(아…고마운사람들…무슨조합에전화라도했을까?신세갚을기회도없을텐데…)
지정한근처엔내가그리던꺄-페가있음직한곳은한군데도없고전화는불통이었다.
부릉부릉시동걸던한젊은이가차안에서나를지켜보고있었는지
거의기적에가깝게정확한위치를알게되어
부르스바SoWhat은내맘대로그려댄그런꺄-페는아니었다
종로김밥골목을끼고들어가는소로小路에위치해있었고
창쪽으로노을이지는풍광이보이고…그런곳은더더구나아니었다
1층은무슨서점이었고문을마주한2층옆집은헤어샵이었다
흑백으로된간판제목도쉽게눈에들어오는곳은아니었다.
잘나가는벤쳐하다왜어째서삶의파이프를엘보로꺾었을까?
문도잠겨있었다.
그래서전화가불통이었겠지…
(술파는집이낮에문을열일이있겠는가이맹추야)
closed스펠링만엇비슷이꽂혀있는손잡이한번만만져보고
힘없이나무계단을내려왔다.
5시반경에나문을연다는그곳(옆집미용사아가씨의설명)
쌈박한글도잘쓰고음악도많이아는멋쟁이젊은주인을조금만더기다리면만나볼수있는데
갑자기만사가허무해지고약간겁이나기도하면서좀멋쩍기도해서
…그냥되돌아와버렸다.
나는언제나일보직전에앞뒤재지않고모든게싫어지는
아주나쁜버릇을여태버리지못하고살아가고있다
가을이더깊어질어느날차분히미리전화라도하고몇몇지인들과
회동을한번해보리라맘먹으면서집에돌아와시외전화만한통했다.
……….
이상하게카-페안에훈훈한기운이감돌더란하얀거짓말도할줄아는
그남자…
sowhat쥔장이라는제목을달고오늘아침에는예상한대로메일도한통와있었다.
되돌아나오는서울행버스에서는차창밖풍광에맘껏취하면서
그렇게무모한발걸음은아니었다고우겨보았다.
사실은신이나서죽겠어서하는말이다
아…바람불고인생이허무해지는날
나는갈곳이한군데생겼으니까
이제양평은나에게낯선곳이아니다.
-20029.xx-O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