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 – 폭설 ‘ 류 근 ‘

폭설

그대떠난길지워지라고
눈이내린다
그대돌아올길아주지워져버리라고
온밤내욕설처럼눈이내린다

온길도간길도없이
깊은눈발속으로지워진그대
사랑한발자국마다하얗게피가맺혀서
이제는기억조차먼빛으로발이묶인다
내게로오는모든길이문을닫는다

귀를막으면종소리같은
결별의예감한잎
살아서바라보지못할푸른눈시울
살아서지은무덤위에
내이름위에
아니아니,아프게눈이내린다
참았던고백처럼눈이내린다

그대떠난길지워지라고
눈이내린다
그대돌아올길아주지워져버리라고
사나흘눈감고젖은눈이내린다


류근

2006-12-17오전2: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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