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꾸리던손이
작은짐이되어등뒤로얹혔다
가장소중한것이자신임을
이제야알았다는듯,끗발조이던
오른손을왼손으로감싸안았다
세상을거머쥐려나돌던손가락이
자신의등을넘어스스로를껴안았다
젊어서는시린게가슴뿐인줄알았지
등뒤에양손을얹자기댈곳없던등허리가
아기처럼다소곳해진다,토닥토닥
낮은언덕의어깨위로억새꽃이흩날리고있다
구멍숭숭뚫린뼈마디로도
아기를잘업을수있는것은
허공한채를업고다니는저뒷짐의
둥근아름다움때문이아니겠는가
밀쳐놓은빈손위에
무한천공의주춧돌이가볍게올라앉았다
이정록’뒷짐’시집<의자>문학과지성사
#국화빵4송이랑호두빵5알
컴에붙어있는시간대신껍질은행까다
두번이나태워억망이된전자랜지내부
아크릴실로짠행주로뽀드득닦아내고
한라봉껍질모아뒀던거넣고비잉돌리고’탁!’열자마자
찌든잡내대신향긋한냄새가좁은거실까지넘쳐기분까지상쾌했다
평소엔귤껍질로했지만한라봉은차원이다른향이나는것이었다
같은科의향이라도이렇게다를수가…
사람들중에도가끔유별난향이나는사람이있긴하지…
동서가지맘대로정리해둔그릇들다시내맘대로정리도하고
밀쳐뒀던冊도뒤적거렸지만
컴하던시간에다른짓거릴하니뭔가자꾸허전하다
금단현상이면큰일인데…
잡생각않으려고동네한바퀴돌았다.
구정때한산하던거리엔낯익은얼굴들이모두제자리에복귀…
세상은잘돌고있고
조조볼시간도지나고시간메뉴확인도않고와서
영화한편어쩌면?하던계획은그냥취소.
먹거리도냉장고에그득하니딱히살거리도없어맘이한가롭다
은어빵4개천원은그냥지나치고
국화빵8개천원호두빵10개천원…
초록은동색가제는게편…이왕이면할머니포장마차앞에괜히서본다
천원을내밀고반반씩괜찮냐니깐한가하던할머니활짝웃으신다.
국화빵4송이랑호두빵5알하얀봉지에쥐고하나씩만먹어본다
길거리에서…나원참…아는사람없다고…;;
무맛이다…시장하지도않았으니
백병원네거리쨤건널목에섰는데
어디서징소리가’지~잉~~~’여운을남긴다.
보름도아닌데?
소리나는곳을치바다보니
깍뚜기머리를한남자서껀한무리가보도블록을길게점령하고있다.
자연스레큰글귀에눈이간다.
"주대최하서비스최대"지잉~~~~~
그다음플래카드엔
"부킹목숨걸고책임집니다…"지잉~~~
같은내용을차례대로들고지나간다
길다란플래카드6개(?)…앞뒤로잡고있었으니
행인들시선집중은떼놓은당상이지
큰글씨아래’태능xxx성인나이트’는모두달고…
자세히보니알바생도여러명따라다닌다
플래카드의행진이꽤길모냥인지멤버체인지할후보들인갑다.
건널목을건널때코앞에서또만난다.
발아래난전의작은바구니에꽂힌하얀종이엔
"땡깡한바구니2처넌"
금귤=낑깡인데물어보고안사면땡깡을부릴려나
"지잉~~~"책임지고부킹해준다고다이뤄질까
패거리들이지나간뒤에도징소리는계속들리고…
"지잉~~~~"
더늙어자석들신세안지려면나도무슨알바같은거해야하는건아닌가
(덩치큰보험이라도몇개?)
"지잉~~~~~~~"
손주들업고다니면아름다울까
손주대신작은빵봉지들고뒷짐을다시쥐어본다.
몸이앞으로굽어지면서곡선이되는건맞네
아름답다고시인은그랬다…
모든곡선과모음이아름답긴하지
문을열자마자노래가날개를달고날반긴다
4시약간지난시간…싱크대아래라지오에선
푸른옷소매가끝나고투란도트’류’가왕자님을부른다
몽세라까바에?했는데역시맞았다.이아니기분좋을수가…
…….
저녁6시해질녘엔나도모르게컴에앉아오프닝시를기다리고있는것이었다.
이참에컴없애고실생활이나야무지게할까하던생각은어디로가버리고…
불쌍해라…묶여도단단히묶였군…
에라아~~이풍진세상~~~
맨정신으로어찌견디랴
그냥물흐르듯내키는대로사는거지뭐…
그냥…
그대가별이라면
저는그대옆에뜨는작은별이고싶습니다
그대가노을이라면
저는그대모습을비추어주는
저녁하늘이되고싶습니다
그대가나무라면
저는그대의발등에덮인
흙이고자합니다
오,그대가
이른봄숲에서우는은빛새라면
저는그대가앉아쉬는
한창물오르는싱싱한가지이고싶습니다
그대가별이라면-이동순/바람불던금요일
골동가게의망가진폐품시계들밖으로
와르르와르르
쏟아져나와
지금은제멋대로가고있는
시간이여
그런시간이
인사동뒷골목깜깜하게꺼진얼굴의
망주석(望柱石)에모른척긴외줄금찌익긋고지나가거나
마음이목줄꽉매어끌고가는
뇌졸중사내의나사풀린내연기관속으로
숨어들어
재깍재까각가다가서다가하는
이느림이삶의주인이다
우리의정품이다
누가주인인가-홍신선
우리는늙으면
저녁별을주로보게될것이다
우리는늙으면
문턱에앉아서부는
바람도느껴볼것이다
우리는늙으면매일
저녁별보는것을
잊지않을것이다
보이지않는날도잊지않을것이다
우리는늙으면
늙음끝까지신작로를
바라보고창문아래에
앉아서
저녁별을볼것이다
그리고먼지로바뀌게되는것이다
수묵(水墨)정원·7-장석남
우리는늙으면(설날세음오프닝)
누구도깊이를알수없네
양발을벗은사람에게는발목까지만차오르고
윗통을벗은사람에게는가슴까지차오른다네
그대가그누군가를사랑한다면
모든걸버려야하네
누군가의깊이를재기위해선
그깊이보다
더깊게사랑해야한다네
김현태‘산정호수’사랑도둑마음도둑17토
이세상의애인은모두가옛애인이지요
나의가슴에성호를긋던바람도
스치고지나가면그뿐
하늘의구름을나의애인이라부를순없어요
맥주를마시며고백한사랑은
텅빈맥주잔속에갇혀뒹굴고
깃발속에써놓은사랑은
펄럭이는깃발속에서만유효할뿐이지요
이세상의애인은모두가옛애인이지요
복잡한거리가행인을비우듯
그대는내가슴의한복판을
스치고지나간무례한길손이었을뿐
기억의통로에버려진이름들을
사랑이라고부를수는없어요
이세상의애인은모두가옛애인이지요
맥주를마시고잔디밭을더럽히며
빨리혹은좀더늦게떠나갈뿐이지요
이세상에영원한애인이란없어요
이세상의애인은모두가옛애인이지요
박정대’이세상의애인은모두가옛애인이지요
목요일
춥지만,우리
이제
절망을희망으로색칠하기
한참을돌아오는길에는
채소파는아줌마에게
이렇게물어보기
희망한단에얼마예요?
김강태-돌아오는길2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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