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앙골라에 대한 그리움 화폭 위에 넘실 [아프리카 화첩기행]

고향앙골라에대한그리움화폭위에넘실[아프리카화첩기행]

#낭만이흐르는워터프런트의밤

해질녘대형쇼핑몰이자리잡은워터프런트를찾았다.
테이블마운틴이저만치서병풍처럼서있다.
누구는물개가노니는석양의워터프런트바닷가는바라만보고있어도왠지눈물이난다고했다.
새삼스럽게숨을쉬고살아있다는사실이찡하게다가와가슴을벅차게한다.
워터프런트에어둠이내리고갖가지사연을안고이곳을찾은이들의이야기는무르익어간다.
갈매기들이정박해있는유람선위를부유한다.
선착장에들어선레스토랑에서는여러나라에서온이들이와인잔을비우며낭만의밤에빠져들고있다.

유럽에서호화유람선을타고이곳에왔다는60대부부는은퇴기념으로세계유람중이라했다.
들르는곳이이젠마지막발걸음이될지도모른다는생각에밤바다를바라보며눈물을훔친다.
회한도밤바다에희석되리라믿는다.
동행한권순익·김종우화가의화폭에도갈매기들이내려앉는다.
서울에두고온것들에대한그리움이외로움이되어와인잔을텅비운다.
척박한작가의삶이지만오늘밤만큼은푸념이달콤한안주가된다.
술기운이오르자갑자기권작가가밤바다를향해아내의이름을애타게부른다.
작가를남편으로둔아내에대한평소미안함의표출이아닐까.
테이블마운틴의검은실루엣과워터프런트의야경이한데어우러져한폭의그림이된다.
코믹한차력사의불꽃쇼와흑인연주단의거리공연도끼어든다.
살아있음이아름다운밤이다.
◇케이프타운의마마아프리카.밤이면세계각국에서온젊은이들이얼터너티브탱고리듬에하나되는곳이다.

#얼터너티브탱고가있는마마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는아프리카목조각을전문으로하는화랑이많다.아프리카전지역에서자연스럽게흘러들어오고있는것이다.갤러리에전시된,
단전호흡을하는듯한콩고루바족의목조각과코트디부아르세누포족의큰인체조각상은
단번에사람들의눈길을사로잡는다.큰발은신뢰와지도자의상징이다.
요즘엔값싼모조품을진품으로속여파는경우가많다.
오래된것으로보이기위해온갖방법이동원된다.
설탕이나꿀을발라땅속에묻어‘세월’을급조하기도한다.
최근들어그림값이급등하면서부유층이밀집한칼크베이(KalkBay)지역엔현대회화를취급하는갤러리들이속속들어서고있다.
줄루족의토기전통이강한남아프리카공화국의현대세라믹작품들도눈여
겨볼가치가있다.화려하면서도모던해실내인테리어용으로각광을받고있다.
비행기로두세시간거리의남아공북부에살고있는벤다족의목조각과클레이조각도수준급이라고한갤러리주인은귀띔한다.
케이프타운에들르는관광객들은롱스트리트에위치한판아프리칸마켓에들러아프리카공예품들을사기도한다.
인접한레스토랑겸바인마마아프리카에들어서니초저녁부터세계각국에서온젊은이들로발디딜틈이없다.얼터너티브탱고가흐르자누가먼저랄것없이손을잡는다.
모두가친구되는곳이다.

◇동물은물론산이나강의그림바탕을붉은색으로표현한김종우의‘영혼’.
아프리카에서붉은색은열정이라기보다는영혼을의미한다.

#산족의그림에서파라다이스를보다
케이프타운외곽으로300km정도를달리면흔히부시맨으로알려진산(San)족의작가들이모여작업하는공동체인‘헝앤크웨(!Xun&Khwe)’아트커뮤니티가있다.케이프타운사람들은산족에대해동양인을닮았다고말한다.피부도아주검지않고,체구도아프리카흑인들보다왜소한편이다.
원래산족은보츠와나와나미비아에걸친칼라하리사막에거주했던종족으로알려지고있다.물이보다풍부한곳으로동물과함께이동해살면서아프리카동남부에도흩어져살고있다.앙골라,남아공,짐바브웨,잠비아등에종족수가10만명도채안된다.
17세기유럽정착민들은수렵채집위주로살아가는산족을동물로취급했다.그들의삶은부도덕성,잔인성,야만성에의해결정된다고여겨길들여야하는대상으로취급했다.산족은본래방랑자란뜻이지만식민지배자들이‘덤블속의사람들’이라비하하면서부시맨으로불렀다.그날먹을것이상을탐하지않으며,소집단으로움직인다는점에서유럽의집시를연상시키기도한다.
20세기들어산족은서구에‘자연의상(像)’으로비쳐졌다.문명사회를망치지않는자연스러운인간존재로받아들여진것.인간사회의이상적인근거도거기서찾으려했다.‘원시사회’를이상화한폴고갱역시같은선상에놓여있다할수있다.그는파라다이스의이상을타히티섬에서찾았다고믿었다.아니,유토피아의꿈을투영했다.
1961년앙골라내전으로떠돌아다니는신세가되었던산족은남아공에많이유입됐다.산족그림은대담하고추상적인구성으로모더니스트들의심미안을자극했다.자연의조화로운묘사는유럽미술시장에걸맞은것이었다.야생동물과초원,그리고그속의생활방식을묘사한그림은서양인들의구미를당겼다.남아공산족미술의낭만적이미지들은그들의고향인앙골라를재현한것이다.평화,자유,풍요를얻고싶은감정이복합적으로표현된것이
다.
산족화가쿠냔다시카모(KunyandaShikamo)는앙골라에서의삶을이렇게회고한다.
“나는이렇게말할겁니다.앙골라에서의삶은너무나너무나좋았습니다.
초원은풍성했고…예,맞아요.먹을것이가득했습니다.
과실은나무에서저절로떨어졌어요.모든것이완벽했다고요.
이것들은전쟁이오자모두바뀌었습니다.
전쟁은모든것을변하게했습니다.무엇을하든지,어디를가든지규칙에따라야했습니다.
전쟁전우리는우리의삶을살았어요.우리는그때행복했지요.”
특별한때에예술가들은그림을그린다.과거와현재가힘겨울때가바로그때다.
또,꿈을꿀때예술가들은그림을그린다.산족화가페르시아노은달라(FercianoNdala)와고인이된
프라이시피파(FlaiShipipa)도마찬가지다.그들은아마도이렇게말했을것이다.
“사막과평원을동물들과함께떠도네.떠도는자무엇을소유한다는것은거추장스러운거야.
초원위에서시뻘건석양에가슴을젖셔보지않은자무엇을말할수있으리오.
인생도어차피이세상을한동안방랑하는거야.그림을그리고싶다면,
나는밤에누워꿈을꿀뿐이야.”산족의자연과인생에대한관조가그림이됐다.
사람들은남아공산족사람들이나이키신발을신고,휴대전화를사용하는것을보고놀란다.
서구의주류미디어는‘서양화된산족’과‘전통적인산족’사이에명백히다른점을애써강조한다.
어쩌면우리스스로아프리카를고정관념에넣어두려는것은아닐까.
그들이어떻게행동해야하는지이미마음속에이미지를그려놓은것은아닐까.
케이프타운(남아공)=편완식기자wansik@segye.com
P.S:


설명;http://blog.naver.com/popmuze/70017385232

워트프런트광장에서

10인조아카펠라그룹LadysmithBlackMambazo와함께

워터프론트에서보이는테이블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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