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BY 참나무. ON 8. 29, 2007
급할땐더러택시를탈때도있고
꽃피는봄이나낙엽지는가을엔
부러지상의버스를이용할때도있지만
말하자면거의대중교통수단을이용한다.
지하철에서는정말많은일이일어난다.
내부를가로지르며다니는사람들중에는
구걸하는사람…장삿꾼
예수천국불신지옥열변을토하는신앙인
술억수로취해횡설수설하는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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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흔하게만나는장삿꾼들얘기좀해보자
그들이파는품목들로더러는계절감을느끼고
나올때멀쩡하던바깥날씨…
지금비오시는구나…나가지않아도알때가있다.
좀있으면선풍기커버를파는장삿꾼이틀림없이오갈것이다
그들이취급하는품목들은정말다양하지만
외치는문구끝부분은거의같은말일때가많다
‘시중에서는얼만데업체가도산하야~’
혹은…’특별히이번기회만저가로…’다.
가끔은사고싶어도머쓱하여그냥지나치기일쑤지만
다른이들은부디많이샀으면하는맘은한결같은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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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필요하다싶으면체면몰수하고사기도한다
그중에천원주고산오이맛사지기는명품이라고우기고싶다
손에오이를쥐고연신밀면서이마엔더덕더덕한체로
말을해도잘안떨어지길래…단돈천원…
허퍼삼아샀는데여태까지애용품이되었다.
더위에벌겋게된피부…’더덕더덕’한후
집안일해도되고-가끔건망증때매
뭘먹다떨어진적은있지만-그건내불찰이고…
맛사지뿐아니고오이냉국할때얄삽얄삽
감자전조금만할때도얼마나편리한지…
고장날염려도없는단순한물건이니혹시지나치다
오이쓸면서다니는사람-주로여자-만나면주저없이사시길~~
집집마다다양한야채쓰는칼있겠지만
꺼내기도뒷처리도귀찮아먼지묻은체로
주방어딘가자리만차지하고있지않을까…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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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하는분들도참다양하다
맹인부부도있고-두분이늘같이다니더라
얼굴이아조심하게얽어바라보기도민망한
하이소프라노여자걸인도있고…
근데요즘은왜이런분들이귀할까몰라
*빡조라는심한별명을가진먼친척도있다
(*경상도말로심하게얽었다고..아유~~~참…)
그때문에박피수술도여러번시도해서
피부가종잇장처럼된친구도있었다-시집가서잘만살더라만…
솔직히고백하자면노래부르며
구걸하시는분들음치도듣기민망하지만
노래를썩잘해도좀그렇더라(나만그런지?..)
가끔은우렁찬목소리로
‘건강한너희들나같은사람그냥지나치면벌받는다’
무언의행패를하는씩씩한남자도있었다
팔이불구인지맹인인지오래되어기억이없지만?
어쩌다그남자가좌석을두어자리나차지하고
깊히자는모습을목격한적도있다.
마치자기안방인것처럼코고는소리가어찌나심한지
자리를피해다른칸으로넘어가는승객들도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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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보면서가끔엉뚱한생각을할때가있다
지하철안에서장사하시는분들이물건을전부다팔거나
구걸하시는분들께모든승객들이선의를배풀어
지하철안에서만세삼창하는소리를듣는날이있었으면~하고
…………….
아참~~신문지수거하며다니시는할아버지들이빠졌네
맨날게으름이나피우며노닥거리는비현실적인내모습
확실한노후대책도없이-억!억!케쌌던데…
두둑한통장도개도키우지않는나는
솔직하신그분들볼때마다
가슴덜컥내려앉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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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이면우
빵집은쉽게빵과집으로나뉠수있다
큰길가유리창에두뼘도화지붙고거기초록크레파스로
아저씨아줌마형누나님
우리집빵사가세요
아빠엄마웃게요,라고쓰여진걸
붉은신호등이멈춰선버스속에서읽었다그래서
그빵집에달콤하고부드러운빵과
집걱정하는아이가함께있는걸알았다
나는자세를반듯이고쳐앉았다
못만나봤지만,삐뚤빼뚤하지만
마음으로꾹꾹눌러쓴아이를떠올리며
김민기롹뮤지컬’지하철1호선'(사진↑)은어떤내용일까
번안극이원작을앞서본무대로역수출했다던가?
여튼지하철여러풍경들나름선의적이다-아니면어쩔껀데운전도못하면서…
솔직히장마철지하철안은
빨래더디마른냄새로좀거시기할때도있지만
맘한자락바꾸면금방’인간적인..’으로바뀔수도…
남아공에서3개월머물때네거리와주차장입구에서
GiveMefoodorjobplease~
찟어진볼박스에삐뚤빼뚤
글씨치켜들고서있던흑인들
출국하기바로전날까지봤는데
아직그러고서있을까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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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삿꾼들의공식광고문안인
‘…특별히’란말을들을때도식상하기보단
이풍진세상…인질로끌려가죽임당하지않고
곳곳에일어나는천재지변인재에도살짝빠져
두발딛고이지구에아직남아있다는건
‘삐뚤빼뚤’이아니고
황지우시인싯귀처럼’이거기적아녀?’
하는생각이들때가…
어쨋거나
인생은아름다워~
LaVidaEsBella/ErnestoCortaz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