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깊은사연-문인편지전 (2007. 9.7~9.22)
…할말다못하고변죽만울리다만것같아남편도일찍나갔겠다
아들은병원에있겠다…볼륨맘대로크게틀어놓고새창을엽니다.
음악틀어놓고글쓰면글이산만해진다는데맞는것같지요-제가늘그렇잖아요,왜…
초청연사 작가 박범신은[히말라야에서보내는편지21]
A4용지 빽빽하게4장을 다 읽고 난 뒤
“전이히말라야…‘만낭독할줄알고이자리에섰는데뒤에연애편지가또있네요…”
쑥스러운표정을지으며
“저 뒤에 집사람도 있는데…”
청중들몇분은일제히뒤쪽을봅니다.호기심천국저도당연히…
긴검정치마에라운드넥하얀블라우스차림의황정원여사가
손으로입을가리며작가보다더쑥스러워하며고개를숙입디다.
전부필사해보고픈절절한연애편지였지만
바쁜척하느라맨끝자락만…
…지금 떠오르는 당신의 모습이 수십년 전의 당신일것도 같고,엊그제 꿈속에서 만난 당신인 것도 같고, 또한 전생의 당신인것도 같습니다. 부드러운 안개가 흘러가지만 ‘천년전부터’ 거기 있었던 벚꽃 환한 그늘에은신한 당신이 비로소 따뜻하고 넉넉하게 미소짓고 있는 모습을 보니,이 봄날이 참 환합니다.
초가을에 봄날의 연애편지를 다 읽자 어려운 숙제를 마친 표정이었지요.
‘e메일은 뒷모습을 볼수없지만 육필편지는 행간에 숨어있는 것도 볼 수 있는 보온성도있다…
떠나는이에게 보내는 편지지만 나에게 보내는것이다…떠나간 사람의 뒷모습도 볼수있고…’
(중략…)
…………..
‘헤어져 돌아가는 사람 다시 한 번 더 돌려세워
지금까지 아침밥 얻어먹고 잘 살고 있’다’며청중들을웃게했습니다.
#
질문있으면하라는사회자의 의례적인 말이나옵니다.
대부분이런류의강연장에선시간이 좀 지나고 진행자의 강요가
두어차례 있은 뒤 한두사람 질문있을까 말까인데
그날은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 당당한 목소리가 들립디다
‘김포에서온이xx…입니다 앞쪽에 앉아있는 이어령박사님께 하나 청합니다…
사모님께 연애편지 쓰던 이야기 하나만 들려달라’는 청을 합디다.
청중들 큰소리로웃고…
‘우리가곡에 편지에 관한 노래가 없어서…
가요지만 ‘오니언스편지’를 부르면 어떨까’ 하고…
의사 타진하지도 않고 먼저 선창을 하데요…
(없긴…‘ 달이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시인의 아름다운 시에 오숙 자작곡 엄연히있는데…오모나 참 간 큰 여인도있네…)
전놀라면서도 노래부르는 것 좋아하겠다 눈감고도 아는 가사라
잠시 노날 모임인줄 착각하고 열심히 따라 불었지요 뭐…
진행자는해프닝수준의돌발사태때문에주객이전도된걸감지했는지
겸연쩍은표정을감추지않고편지의주인공을불러냅니다
갑자기럭비공을맞은정원씨는단호한몸짓으로거절했지만
“…그냥 인사 만하고 들어가….”
남편까지 거들자 도망가고픈 맘을 포기한 듯 청중 앞에서지요.
거의 끌려나오는 수준이었지요 뭐-그 자리가 어떤 자리라고…
오늘의주인공은두분이라는확실함을강조라도하는듯
아까질문을그대로합니다
“…예전에 연애편지 받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요…”
계속…서너차례고개만흔들다 한마디않고는절대못들어갈분위기를예감했는지
많이 망설이고 또 고개숙이고 하다 딱한마디…
“…울기만했습니다…”
……………..
………
…
.
#
낭독회가끝나면영인문학관장강인숙여사의한말씀이있어왔는데
미국에급히갈일이생겨대타로불편한자리에와앉아있었노라며
달변을토해내는이어령전장관…깊히새길말씀도당연히많았지요…
“…장소가좁아서계시는분도많아죄송합니다.
열악한(?)이곳에서의이번행사도오늘이마지막…”이라고…
내년엔더넓은공간더좋은환경에서갖게될것이지만
오늘같은아기자기하고따뜻함은없을거라며
‘국,공립박물관이고속도로휴게실에서줄서서먹는음식이라면
이런소규모의작은박물관은홈메이드쿠키같은맛이라는비유를…
#
정보는두절되고지상에서는꿈도못꾸는불멸과환상의세계에다
사다리를놓은것처럼손으로만질수있는히말라야빙벽앞에섰을때
과거한순간이떠오르더랍니다
젊은시절원고지에쓴편지가…
………9월접어들고제포스트 주제가 연일 편지였네요
며칠 전에 육필은 아니어도 절절한 e메일 한 장과
꽃다발 대신 손수 그린 아름다운 꽃그림 한 장을받았답니다
그래서 이가을 행복합니다…
글을 올리는 지금 전화 한 통도 받았습니다
무슨일이냐…갑자기?”
“가을이라그냥…”
오래된친구의전화였어요
편지아니라도 달이떴다고…비오신다고…바람분다고
전화한통…어때요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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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언스-편지
‘달이떴다고…’급히 찾으니 없어서
아침엔이웃집혼자사는여자초대하여당분간이별식했어요
식탁을보더니사진도한장해서몇장찍었는데
어제올리던잡기미완인채로그냥있어서…
이별식은다음편에어쩌면계속…
소설가조정래씨가아내에게보낸편지
<a href=”http://news.joins.com/article/aid/2007/09/07/2981186.html”>출처</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