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꿀 권리 – 거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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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동안내게힘이되어준말이있다."꿈꿀권리".
프랑스의시인이며철학자였던가스통바슐라르(1884-1962)는상상의미학으로일컬어지는독특한미술론을
펼쳤는데그책의제목이"꿈꿀권리"이다.불어는읽을줄도모르지만영어판의제목도"RighttoDream"이다.
자신은미술에대해비평을한다거나어떤주장을할정도의조예가있는것도아니라며,다만미술작품들을
지켜보며많은꿈을꿀수있고그것은어떤이유로도침해받을수없는권리임을선언한다.그는미술작품에
대해아무런강요나주장이없는자신만의꿈을조용히보여줌으로써어느미술이론가보다도값진시각을
우리에게열어주고있는것이다.
이를테면’모네’가그린"수련"시리즈를보며이렇게읊조린다."움직이는물은그물속에꽃의두근거림을
지니고있다.꽃한송이가더피어나는것만으로냇물전체가술렁대는것이다.한그루의갈대가꼿꼿하게서
있으면그럴수록잔물결은더욱아름다워지는것이다.그리고뒤얽혀우거진수련의초록빛을꿰뚫고…"
참으로한폭의그림을보며이미학자의상상력은한없이멋진꿈을꾸는것이다.
실현가능성이점점희미해져서이젠부질없다고까지느껴지는미련을안은채나는이루어지지않은꿈이
있다는사실만으로아직행복할수있다는역설로자신을비호한다."기대는배신을좌우명으로한다"는말이
생각나게하는일이최근에도있었다.결과를보면서도나는또새로운꿈을시작하기로마음먹는다.현실에
조금도못잖은행복감을선물하는꿈을어찌포기할수있으리…
"출렁거리는물의생명만으로꽃은새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