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의 첫사랑, 이제는 밝힐 수 있다.

사진들은예술의전당1.10’김용배의11시음악회’끝난후찍은…

긴계단을오를때까지만해도실마리가풀릴줄몰랐다.



약간다리를절어더신뢰감을주는김용배교수는새해첫연주를


얀시벨리우스교향시’핀란디아’로정했다는짧은해설이끝나고


지휘자이.대.욱선생이등장할때젖어들기시작했을까?


정확하게는’핀란디아’테마를금관악기주자들이이끌때였다.



핀란드에서는애국가나마찬가지로취급되는귀에익은태마를연주회가기전에

내포스트에올려두고오며가며스피커로들을때는아무런낌새도없었다



#라이브의묘미…

작은소리지만도드라지게’육안’으로보여지는금색금관악기군때문에

첫사랑의추억이떠오른거다.학창시절’학원'(學園)이란월간지에

우상처럼페이지를장식하던까까머리이대욱君을나이든모습에서

상상해내기는쉽지않았지만단단히한몫한것같기도하다.


뒤이어현란한현악기군이화려하게강조하듯연주될때는그시절

그사건에젖어드느라머릿속은음악과추억으로엉키기시작했다.


요한슈트라우스봄의소리왈츠와몇몇성악곡은오케스트라반주에

미치지못한것같다는생각도나름하면서라벨의지깐느(불어로짚시)

까지는,그러니까1부까지는소규모음악회의한계인오케스트라연주를

오랜만에즐기며감상했다.중간중간연주자와이런기획을한예당측

그리고내건강을위하여박수도힘껏치며



2부는단한곡,첼리스트양성원씨의협연으로R.슈트라우스의’돈키호테’였다.


대곡답게더많은연주자가추가되고무대뒤대형모니터로자막이

색바꿔가며돈키호테대강의줄거리가나오기까지했음에도불구하고

잠시잠시졸기까지한이유는무엇일까


예당최고의인기상품답게입추의여지도없는객석,

내바로옆관객이눈치챌까봐초긴장상태에서도말이다.



초치기명수라아침부터허둥대다시간이임박하여예당으로가는차도를꺾어왼편입구에

들어서자마자주차장초입100m앞여인네들이뛰기시작하는급박한상태에이르렀다.



전화예매여서다시좌석표를받아야하므로맘이급해기어이따라잡고땀을비오듯흘렸다.


하필날도더운날롱코트에털목도리솜모자까지쓰고마라톤을방불케할정도였으니

기운도빠졌겠지만1부때잡생각으로지나치게정신을소진하여더지쳐서이기도했을것이다.



#금관악기의추억


연말즈음자주금관악기에취했던사실은

러시아출신트럼펫독주를처음으로

클래시컬무대에서들은여파일거라생각

했는데…

……..그게아니었다.


이제는정말’사소한’일로잊혀진줄알았다.

그런데가슴밑바닥에아직까지…


죽을때까지’못잊을’뭐그런일누군

없을까만‘새벽데이트’…

수업시간뺑이치고플랫홈까지따라가서

연애질전문이었던*’노는아이’들을

당혹하게한사건까지주르륵…

말그대로주마등처럼…



*교복하얀상의는짧게맞춰입고

남색후레어스커트안엔

페치코트까지입고다니던



#비바리선생



엄마는진주근처작은소읍에주로근무했다.


어느지방에근무할때였는지는잊었지만주말이면같이근무하는제주도출신

처녀선생이진주나들이를할때면우리집에묵을때가많았다.


어느날호기심으로들어온내방에서붓나무손잡이를부드럽게하여


회색바탕에하얀에노구(물감)로눌러쓴시화‘이제는사상이능금처럼익어가는시간…’


윤동주시인의’돌아와보는방’을보자마자나랑얘기가통하겠다했다.


그이후부쩍가까워지기시작하여주말이면도서관에서거행되던‘쥬피터음악감상회’등도

같이다니고학생인주제에다방에도따라다니며편지질도했다.


나는끓지도않고넘었는지좀올되어또래들에게보다는

화끈한연애담,문학,예술전반의이야기도곧잘들려주는그여선생이랑잘통하였다.


그인연으로졸업후에도그녀의집이있는성산포도가보고


(눈꽃피어있던횡단로가생각나는걸보면겨울여행인것같다.)


아…맞다물방울무늬스카프를카츄샤처럼머리에쓰고


정방폭포근처바위에올라뒷모습을찍은제법큰사진이있는걸보면…


이상화해서좋아한첫사랑이화장실사건때문에깨어지고


눈이붓도록울었는데왜사진을찍었는지지금도’알수없어요.’다.


어쩌면오랜추억으로남기고싶은마음에서였을지도



#개천예술제



‘내고장7월은청포도가주저리주저리’가아니고내고향시월엔

개천예술제란축제가있었고내추억이주저리주저리매달려있다.


요즘에야함평나비,화천산천어등등테마별축제도성하지만


그당시엔축제문화가귀할때여서서부경남뿐아니라


대한민국통털어서도몇안되는설창수시인이발족한축제다.


나이들어서때맞춰한번도가보지못했지만우리가하던유등놀이랑은비교도안될만큼화려한

풍광이요즘까지뉴스꺼리로등장하는것만봐도‘역사와전통…’운운할만한축제라할수있겠다.


축제가열릴때는외지사람들도많이붐벼도시전체가술렁술렁했다.


방과후우리는입맛대로골라가며여러문화행사를즐겼다


특히’노는아이’들의눈빛은유난히반짝거렸고…



나도비바리선생의청으로촉석루아래지금은없어진시공관에서


제주도오현고등학교벤드연주회에가게된다.


무대가밝아오고내마음은풀어지고

첫곡으로쥬페의경기병서곡이흐를때였다.



오현고등학교벤드는그때참유명하여매해초청되었다.


사관생도같은흰모자와제복차림의악단들이


진주시가를팡파레울리며행진할때와는또다른기분이었다.


앞줄에앉는주자들의얼굴을찬찬히살피다그레고리팩을꼭닮은

한남학생에게눈길도마음도한순간에딱꽂히고말았다.



라이브로무대에서는처음듣는연주라얼마나가슴이무너져내렸는지


정신도못차리는사이연주회는박수와함께끝났지만


나무등걸도안고사랑할사춘기…

그자알생긴남학생얼굴이어른거려

경기병서곡은계속내맘속을울리며큰파문을일으켰다.



-그이후같은작곡자라는이유하나로


Suppe의시인과농부는지금까지도좋아한다.


당연히첫사랑의추억도같이이끌리어-



술렁술렁한분위기에서비바리선생이잘아는고향남학생한명을소개해주겠단다.


“은지예~~”(그런일은’노는아이’들이나할짓이지…)

손사례치는대도사양할틈도주지않고…끌려가게된다.


근데그는나이도학년도나랑똑같은그레고리팩닮은

바로그남학생이었덩거시었다

내첫사랑인지풋사랑은금관악기주자였다.


통속하게도…난그에게공부가방해될정도로빠지게된다.


가끔밤에꿈속에서까지만나는날이면자다가벌떡일어나

댓돌의신발을그사람있는쪽으로향하곤했을정도로.



그러면그도내생각을하게된다는

‘믿거나말거나’유의어처구니없는이야기를들을때는

하나도안믿었는데실행에옮길정도로내사랑은깊어만갔다.


학창시절난도서관에쳐박혀책이나읽는’말없는아이’였고시쳇말로범생이었다.


나를믿어주고뭐든강요하지않고내맘대로해도다들어주던신여성엄마는


재수생시절만사에지쳐있을때나홀로제주여행도허락할정도로


사실은첫사랑그남자를엄마가나보다더좋아해서졸업후

연락두절된그를호적계에수소문해서찾아낸웃기는엄마였다.


귀향하여성산포부근에서근무하게된비바리선생도

염두에뒀겠지만모든면에서자유로운분이었다.


그러니그당시엔드물게과년한처녀혼자나홀로여행을쉽게허락할수있었겠지…

#화장실사건


엄마의믿음대로위험한일(?)은안일어났다.


어처구니없는화장실사건으로외려헤어지는계기가된여행이었다.


돌아와서그를내친사건을속속들이엄마에게보고하자

‘상처를입혔네…’하셨을뿐.


다른얘기지만난고집이굉장히세었고

한곳에지독하게정진하질못하고우유부단한성격이었다,


지금도마찬가지…결단성은도무지…

그러니이루어낸것하나없이밍숭밍숭살밖에


이유가될진몰라도철없던시절

내성숙치못한고집을꺾지못한엄마에게도적잖은책임이있었던것같다.



나처럼철없는엄마가보내준나홀로제주여행


첫사랑그를두근거리며만나용두암근처를거닐때였다.


나란히걷다급했는지앞장서서화장실들어가는모습을’내앞’에서보인거다.

실례한다~~그러고나를먼저보낸후

왜살짝들어가질못했을까말이지…


단지그이유하나때문에나는모든게다싫어져서


집에가기전에비바리선생만나러간다하고서귀포로향했다.


뒤돌아보지않고매몰차게…

#또다른풋사랑


비바리선생의아버님은그곳국민학교교장선생님이셨고방학을맞은남동생도와있었다.


어찌어찌하다’이른새벽’성산일출봉에오른추억하나더만들게된다.


그와는잠깐의만남이었지만철없는시절

이상화해서좋아하던첫사랑이깨어진자리를충분히채워줄만큼

‘내수준’으로는성숙한언어도구사할줄아는묘한구석이있는매력적인대학생이었다.


무엇보다음악에심취해있던점이와닿았다.


문학은물론이었고…


그렇다고요상한짓(?)은안했다.


일출봉오르고내릴때손잡아준정도.


그새벽에오른일출봉갈대숲을한동안잊지못했다.


군데군데말들이방목하고있었던…


갈대숲을보자마자그는

‘…저갈대숲퍽관능적이지요…’라는말을했다.


난무슨말인지이해할수없었지만되묻지는않았다.



나보다두살많은그대학생과이유도모르고헤어지게된첫사랑그남자


지금은어디서무엇이되어늙어가고있을지…아으신파조…;;


서귀포에서횡단로로눈꽃을보며제주시로돌아와배에오르기직전


어떻게연락이되었는지첫사랑그남자는부두에주춤거리고있었다.


그와나는그리고아무말도하지않았다.

아마도절대로맘돌릴수없는내단호한표정을읽었는지

나는갑판에올라숨어서그를지켜보긴했다.


가장슬픈얼굴로안보일때까지우두커니서있던그의얼굴을…


이름하여가장슬프다는배이별을하게된것이다.


그는아마여태까지왜내가그를밀어냈는지이유를모를꺼다.



조블에서어느날그의정확한이름을발견하고놀랜적이있었다.


로긴않고들어가봤다.흥분까지하며…


다행인지불행인지동명이인이었다.


만약그사람이었다면헤어진이유나말해주고

한바탕웃어볼마음도없잖아있었는데…


우리집영감요즈음은내가거실이나주방에있는데도


화장실문닫지도않고작은볼일볼때가있다.


정말밥맛이다.


"문디~"

…금아선생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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