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봄비 – 류 근

제목;지리산봄비

시인;류근

날짜;2008-03-23오후11:51:45

지리산자락외딴암자의객사에서빗소리를듣는다.대숲에수런대며내리는빗소리는잠끝까지다가와이마를짚는다.봄비.얼마나오랜망설임끝에내리는소식이랴.섬진강이귀를열고흘러가매화나무를깨우고,산수유를깨우고,동백과목련을깨우고,우리는밤새한나무의꽃잎이되어빗소리를듣는다.홀연평화롭고,홀연고요하고,홀연쓸쓸하고,홀연그립다.여기서불러보면문득두고온것들의아득한이름들.꽃피는가슴에시방이빗소리를들으시는가.한걸음밖에봄이있어삼천대천세계에희끗희끗비가내린다.이제비로소아무도아프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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