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를 보내는 숲’

TheMourningForest,殯の森:TheForestOfMogari,2007

<모가리의숲>(殯の森);모가리노모리(모가리의숲)

殯(빈);’모가리란소중한사람의죽음을슬퍼하고그리워하는시간,또는그장소를의미한다.

모가리의어원인모아가리는상이끝난다를의미한다.’

엔딩크레딧에오르는굴귀다.

부음을듣고도일과엔별차질이없었다

전철안에서나영화관에서

조는일이자주발생하는것외엔…

러닝타임97분…단편영화같은분위기다

트릭도없고롱테이크의느린탬포에다

카메라는극중인물의시선인것처럼움직인다

대사도별로없이매미울음소리,바람소리,계곡물소리

극말미엔모닥불타는소리등자연의소리를들려주며

등장인물들을차분히바라보게한다.

토킹,음악없는장면에집중하듯…

……………

손을붙잡지못해아들을잃은’마치코’는

상실감을가지고양로원에간병사로들어간다.

그곳에서아내를잃은’시게키’라는치매노인을돕게된다

바람부는차밭에서술래잡기를하며숨고도망치고..

결사적으로시게키를붙잡기위해안간힘을쓴다

놓친아들을잡으려는듯…

그흔한키스신하나없고별다른사건도없다.

그렇다고계속지루하고클라이막스가없는영화는아니었지만

어쨋거나나는중간중간에엄청졸았다.

….

시게키는부인’마꼬’-사실은마치코였는데가운데글자를지워버리고

그냥’마꼬’..’마꼬’한다(여주인공이름도마치코…)

마치코는시게키방에쓰레기비우러가서

베낭을옮기려다날벼락을맞는다

도대체그배낭엔뭐가들었기에그토록화를내며집착하는지…

어느날배낭을매고둘이는마코가잠들어있는숲을찾아나선다

중간에사고가나서헤매기도하지만겨우마코의무덤을찾아낸다

근처큰나무에안기어안식도찾고문제의베낭을푼다

베낭안엔오르골과년도를적은공책33권이순서없이나온다

시게키를돌보는마치코도시게키에게위안을얻듯

여러번반복되어많은걸시사하는

‘예정된어떤(규칙)것도없다’는대사처럼

모든경계도모호했던영화

우리가겪는현실일수도있겠다.

죽은사람은가슴속에살아있고

살아있지만죽은거나진배없는삶도있듯…

시게키는나뭇가지로온몸의힘을모아땅을파고

마치코는의식을행하듯오르골태엽을계속돌린다

비로소대지에몸을뉘이면서살아있던아내와아들을편히보내게된다.

숲속에는오르골소리만들리고차차피아노연주로바뀌면서영화는끝이난다

#메꽃과코넷(cornet)

사진출처;김필연의서재

5월7일오전,운좋게올해처음으로메꽃을만난날이다

2호선성내역2번출구로나와아산병원건너가는뚝방길(?)은

일부러라도시간내어한번쯤은걸어가보시라고권하고싶다

10여분거리에다요즘은봄꽃천지라더더구나…

어제는그길을혼자걸으면서갈림길에서잠시멈춘적이있었다.

(프로스트왜떠올랐을까…)

뚝방길오르는나무계단과돌계단이나란히왼편에있고

완만한경사길이오른쪽으로나있는곳에서였다.

메꽃은나무계단왼편언덕배기에두어군데피어있었다.

올해처음만나는꽃이라오르던계단에서

잠시발길을멈추고꽤오래바라다보게된다.

"과꽃예쁜꽃을들여다보면
꽃속에누나얼굴떠오릅니다~~"가아니라

메꽃같던젊은시절고운모습이생각난것이다.

솔직히나는T.V나신문에서만나면몹시낯설다.

마지막으로뵌모습이위의사진과비슷한시기여서일까

(일화는많다만누가될까봐모두생략…)

메꽃이혹시나를부른건아니었을까

엉뚱한생각도드는것이었다.

오가는길내내살피듯찾아도

그계단외다른곳에서는메꽃잎조차찾아내질못했다

왜걷기좋은길을마다하고’패.경.옥’찍으며오르고싶었을까

2층20호,안내데스크직원들께물어보고확인했지만

그냥올라갔어도금방찾을수있을만큼입구의조화는넘쳐서

복도까지겹친채줄지어있었다.짐작아니한건아니지만

이른시간이었는지조문객이많치않았다

겁없이혼자들어선영안실,갑자기시선집중되어

영정앞에서어리버리해하고있는내곁으로

누군가다가와서향을집어건내준다

원보군이었다…

김지하시인의아드님이니김원보겠지

사위감옥있을때아기업은사진이월간지에실렸던때가도대체몇년이었나

내얼굴알아볼리만무하지…

얼른그자리피하고싶어분향하고두拜올렸다.

불행인지다행인지동갑나기영주씨가안보였다

찾아뵙지못한변명을영정앞에서밝힐이유도시간도없을터

상주들은얼마나피곤할까

첫대면김지하시인외3인이서있는상주석엔

눈도안마주치고간략한목례만드리고급히나오니

안내하는이가내실쪽으로가앉으라고붙잡았다.

조문객들이삼삼오오테이블에앉아있었다

나는알지만그들은나를모르는사실이반갑기도하고서럽기도했겠지만

엄마생각더날까봐…그냥총총나와버렸다.

얼마나불편하겠는가그자리는…

돌아는길,오를때보다조금은더위험한계단을

조심스레내려오면서메꽃을다시살폈다

주마등처럼떠오르는옛이야기들

순탄치못했던한평생치열하게사시다

원없이베풀며끝까지인간의존엄성잃지않고

토지로귀환하신분을뵙듯…

중학교때였나…원주로들어가시기전엔정능청수장뒤

국민주택비슷한양옥집에서사셨다.

방학하고서울가면엄마따라자주들리곤했다.

담배피우시며하던애기들자는척하며듣기도하였다

개인적인내밀한내용은다잊어버렸지만바로아래사시는

박고석화백부인이디자인한옷을주로입으신다는잡담은아직도기억이났다.

사실은조문도안할작정이었다.

조용히윤이상음악제즈음산소나찾아보기로하고

그때산소앞에서엄마의마지막유품인

하모니커나한번불어봤으면…행망궂은생각도하면서

…뒷산마루에둘이앉아바라보던

저물어가는고향의슬프디슬픈해안통(海岸通)의

곡마단의깃발이보이고천막이보이고…

묻힐곳은어쩌면유치환시인의뒷산마루랑닮았을거같아서…

이런짓거리도지금마음이지세상만사내뜻대로될리도만무하고

혹갈수있다손치더라도

늙은여자가산소앞에서

하모니커부는일또한쉬운일은아니지싶다.

주위에아무도없어야신고를안당할테니

밑도끝도없이

P.S:

일본에는모가리라는전통의식이있다고한다.그것은바로죽은자를잊고보내주는의식,결국사라져버린사람을기다리는상실에빠진자들의의식이다.영화‘너를보내는숲’은이별의고통에서놓여나는법을가르쳐준다.이놓여나는법은자신을고통의나락에서건져내는일이기도하지만다른한편떠난그사람을자유롭게놓아주는일이기도하다.헤어짐을인정하고,떠남을긍정하는것,그것이바로‘너를보내는숲’이관객에게전하는메시지이다.(중략…)

당신도,나도,신이아닌사람이기에부재에아파하고결핍에슬퍼한다.아니조금더솔직히말하자면아직은누군가소중한이가내곁을떠난다는것이상상조차되지않는다.죽은지33년이되면죽은이가완전히이승을떠난다고한다.이떠남은죽은이에게는축복일지도모른다.사랑하는사람의죽음을평안한마음으로받아들일때,죽음은우리의것이되고사랑은완성될것이다.어렵지만,보내는것.결국그게더큰삶의윤리일것이다.-영화평론가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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