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과 어머니

"눈발이그친그신작로눈위로저하고나하고둘이걸어온발자국만나란히있더구나.

울기만했겄냐,오목오목디뎌놓은저아그발자국마다한도없는눈물을뿌리며돌아왔제.

내자석아,내자석아,부디몸이나성하게지내거라.부디너라도좋은운타서복받고살거라.

눈앞이가리도록눈물을떨구면서눈물로저아그앞길을빌고왔제.

그길로는차마동네로들어설수가없어잿등위에앉아한참이나있었을게다.

그건내가갈데가없어그랬던건아니란다.아침햇살이너무눈에시리더구나.

그햇살이부끄러워서라도차마어떻게동네골목을들어설수가없더구나.

그놈의말간햇살이부끄러워,그래그러고앉아있더니라."-눈길/이청준중

김후란씨가운영하는남산’문학의집'(구중정터)에서

백발성성하신이청준선생님을뵈옵던날이

처음이자마지막날이었나봅니다

그날교재대신받았던그슬픈인쇄물,

그슬픈게이야기…오늘은추모하는의미로

소설가이청준이내게들려준이야기인데나긋나긋하고맛있게들려준이야기인데,듣기에따라서는아주슬픈이야기인데,그의입술에는끝까지미소가떠나지않았는데,그래서더깊이내가슴을적셨던아흔살어머니그의어머니의기억력에대한것이었는데,요즈음말로하자면알츠하이머에대한것이었는데,지난설날고향으로찾아뵈었더니아들인자신의이름도까맣게잊은채손님오셨구마우리집엔빈방도많으니까편히쉬었다가시오잉하시더라는것이었는데,눈물이나더라는것이었는데가만히살펴보니책을나무라하고이불을멍석이라하는가하면,강아지를송아지라고,큰며느님더러는아주머니아주머니라고부르시더라는것이었는데아,주로사물들의이름에서그만한없이자유로워져있으셨다는것이었는데,그래도사물들의이름과이름사이에서는아직빈틈같은것이행간이남아있는느낌이들더라는것이었는데,다시살펴보니이를테면배가고프다든지,춥다든지졸립다든지목이마르다든지가렵다든지뜨겁다든지쓰다든지그런몸의말들은아주정확하게쓰시더라는것이었는데아,몸이필요로하는말들에이르러서는아직도정확하게갇혀있으시더라는것이었는데,몸에는몸으로갇혀있으시더라는것이었는데,거기에는어떤빈틈도행간도없는완벽한감옥이있더라는것이었는데,그건우리몸이빚어내는눈물처럼완벽한것이어서눈물이나더라는것이었는데,그리곤꼬박꼬박조으시다가아랫목에조그많게웅크려잠드신모습을보니영락없는子宮속태아의모습이였다는것이었는데

눈물/정진규

어머님심부름으로이세상나왔다가

어머님심부름다마치고


이제돌아왔습니다.

-꿈의귀향/조병화

편운재앞쪽뜰안내표지판처럼세워진묘비석엔’꿈의귀향’이새겨져있답니다.

조병화선생님은생전에묘비명을세울정도로늘죽음을준비하고계셨나봅니다

한가하실때오태진만물상<–더읽어보시고…

흐르는기타선율은FranciscoTarrega눈물(Lagrima)

NarcisoYepes할아버지연줍니다.

그동네도비오시는지요

어째8월첫날선곡으론안어울리지만

기타연주들으니산호맘생각도나고

메이드인차이나꽃달고계신엄마생각도나고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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