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젓갈 자르던 가위로…

코엑스’달의정원’전시장

먼후일-김소월

먼후일당신이찾으시면
그때에내말이’잊었노라’

당신이속으로나무리면
‘무척그리다가잊었노라’

그래도당신이나무리면
‘믿기지않아서잊었노라’

오늘도어제도아니잊고
먼후일그때에’잊었노라’

귄트그라스자화상이넙치안에있습니다.

모네의해돋이’인상’이잔잔한파문을일으키며움직입니다

타계한예술가들이비보이가되어춤을추며다가옵니다.

나전칠기검은바탕십장생배경위에긴허리의오달리스크가누워있습니다.

‘포르노야예술이야’룸쌀롱에나어울릴것같은야한그림이걸려있는

좁은죤을지나니어디선가거문고소리가들립니다

긴병풍,고화속에는작은풀꽃식물이파르르떨고

백노가나비가날좀봐달라며다른쪽으로춤추듯날아다닙니다.

전광영

출처;http://www.kiaf.org/<–

명화에다디지털을입힌작품들도눈돌아갔지만

철못을갈고닦아곡선을다듬었을작가나

한지로싼작은조각으로입체감을살린

전광영씨의저런작품들은구도자의고행같아보였습니다.

태평양인도양을누비며알수없는충만감으로그득차긴했습니다만

미쳐소화해내지못한제머릿속은복잡하기도해서긴시간을소비하며

소격동기와집너른공간에서여유를찾았고집으로오기전

수막새가보이는작은옥상정원에서매실한잔으로마무리한것도아주잘한일같습니다

#

아침에다시어제의엽서랑책자들을드려다보니저는더작아져버립디다

한국사람이가장좋아하는사랑시로뽑힌’먼후일’을’먼훗날’이라해서

열받는사람도있었지만어렵지않은시들이맘에와닿아

젓갈자르던가위로종이신문자르며비로소안정을찾습니다.

제가쫌마이유치한사람입니다…;;

일러스트=이상진


내가당신을사랑하는것은까닭이없는것이아닙니다.
다른사람들은나의홍안만을사랑하지마는,

당신은나의백발도사랑하는까닭입니다.

내가당신을기루어하는것은까닭이없는것이아닙니다.

다른사람들은나의미소만을사랑하지마는,

당신은나의눈물도사랑하는까닭입니다.

내가당신을기다리는것은까닭이없는것이아닙니다.

다른사람들은나의건강만을사랑하지마는,

당신은나의죽음도사랑하는까닭입니다.

<1926년>

-한국인이애송하는사랑시-‘사랑하는까닭’한용운

간이식당에서저녁을사먹었습니다

늦고헐한저녁이옵니다

낯선바람이부는거리는미끄럽습니다

나는정처없습니다

사방에서새소리번쩍이며흘러내리고

어두워가며몸뒤트는풀밭,

당신을부르는내목소리

키큰미루나무사이로잎잎이춤춥니다

-한국인이애송하는사랑시[1]서시-이성복

▲일러스트=클로이

출처;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9/22/20080922018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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