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운동회

가을운동회/황규관

어머니가시장바닥에앉아서생선파는젊은과수댁이아닌적이단하루있었다.전주남국민학교가을운동회.1학년인나는히말라야시다좁은그늘아래서한복을곱게입은어머니와김밥을먹었다.둘러앉은식구라고는어머니하고나하고단둘이었어도,숙제안해가선생님께날마다귀뺨을한대씩맞는날들이었어도,그날하루나는하늘의흰뭉게구름이었다.

그날이후로더성장하지말았어야했다.세상에서제일하얀게어머니한복에단동정이라고알았는데,이리저리이사를다니면서키가자라고세상이보이자어머니는내아픔의진앙지였다.운동장에가득했던흙먼지가천천히가라앉은뒤나는혼자가되었다.

어머니가생선파는과수댁이아닌날이내게는단하루였으나잠든내등을마른손바닥으로쓸어주시던날은생선냄새가채어머니몸에서빠지지않은날이었다.가을운동회.나는그하루의축제를먹고자랐지만,하루의축제를위해어머니가무릎으로걸으신날은도대체몇날며칠이었을까.살다가길을잃어두리번거릴때,언제나저멀리서빛나는건흙먼지뿌옇던전주남국민학교1학년때가을운동회,히말라야시다좁은그늘이었다.

마치누더기처럼마음에흠집을가지고나서야내게는단한번의가을운동회뿐이었음을알았다.

엄마는운동신경이빨라젊은여선생빼놓고가을운동회주종목마스게임이나율동때문에호르라기불며가실땡볕지대로받아’시커먼스’로서울딸네들,손주들보러오시면내아이들은

-외하무니왜그리새까매

-그노무’외’짜좀빼면안되겠니…하셨다.

6남매맏며늘이라언제나바쁜나대신방학이면내아이들과

막내며늘이지만무서븐홀시어머니모시는내동생아이넷데리고

유람선63빌딩남산타워창경원등지를다니셨다.

가끔은키순서대로(1.산호맘2.동생큰아들3.내아들4.동생딸)

조로록세워찍은사진보며

-자로잰것같네…’하시던내엄마-하모니커빼스도멋들어지게넣던…

(산호일당서울올날69일전부터카운터다운들어간우리집남자

오늘은왜카운터다운안하고그냥나갔지…39일짼가38일짼가…

산호맘서울오면그간못만난친구들원껏만나러다니라그러고

울엄마처럼나도1+3데리고다녀야지…

아침라지오방송진행자가가을운동회몇구절낭독한뒤

최진실타계한다음날이운동회여서더가슴치게했다그랬던가

자꾸없어지는가을운동회에관한말을더했던가

듣는둥마는둥검색해서찾아올리다…

P.S:

엄마가풍금으로하모니커로자주불어주시던…

1.언덕위의집

2.산골짝의등불

3.밀밭에서

4.금발의제니

5.메기의추억

6.귀향

7.여수고향집

8.동무들아오너라

9.노래는즐겁다

10.내고향으로날보내주

11.올드블랙죠

12.망향

13.콜로라도의밤

14.꿈길에서/젊은날의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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