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 시론 – 류 근

글제목 나를위한시한편/2009-01-30오전10:39:28

한줄의시를쓰기위해파지한장을구기면
어떤숲의나무는팔하나를잃는다
두줄의시를쓰기위해두어장의파지를만들면
어떤숲의나무는하늘을향했던두팔을영영잃게된다

한편의시를쓰기위해열장과스무장의파지를버릴때마다
어떤숲의나무는지상에서의삶을모두잃는다
아무도읽지않는시한편을위해
오늘어떤숲의나무들은눈을뜨고죽는다

나무보다깊은뿌리
나무보다굳센가지
나무보다푸르고열망에찬잎사귀가없는시
쓰지말아라
나무를보듯
한목숨바라보듯시를읽지않으려거든
읽지말아라

나무에겐아무런죄가없다

한그루시론-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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