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3일(?)정도깡깡얼었던적이있었다.
몇년만에처음있는일이라고남편은자주
베란다창앞에우두커니서있곤하였다
그러다만난반가운유람선
달고가는긴꼬리가어찌나아름다운지…
주민등록사본필요하다고’주민센타’간김에
공짜로빌려주는도서실에한번올라가봤다.
사려했다가깜빡한책이눈에들어온다.
한권은걸음아까워두권빌렸다.
누가요즘읽고있는책을묻길래…
작가들의연애편지
김훈씨는어떤편지를?
제일궁금해서먼저펼쳤다.
몇자락들만…
기어이사랑이라고부르는기억들/김훈
모든,닿을수없는것들을사랑이라고부른다.모든,품을수없는것들을사랑이라고부른다.모든,만져지지않는것들과불러지지않는것들을사랑이라고부른다.모든,건널수없는것들과모든,다가오지않는것들을기어이사랑이라고부른다.-197p
‘사랑’의메모장을열어보니’너’라는글자가적혀있다.언제적은글자인지는기억이없다.’너’아랫줄에너는이인칭인가삼인칭인가,라는낙서도적혀있다.’정맥’이라는글자도적혀있다.’너’와’정맥’을합쳐서’너의정맥’이라고쓸때,온몸의힘이빠져서기직맥진했던기억이떠오랐다.’이름’이라는글자밑에는이름과부름사이의거리는얼마인가라고도적혀있다.치타,백곰,얼룩말,부엉이같은말을걸수없는동물들의이름도들어있다.이안쓰러운단어몇개를징검다리로늘어놓고닿을수없는저편으로건너가려했던모양인데,나는무참해서메모장을덮는다.-199p
내빈곤한’사랑’의메모장은거기서끝나있다.더이상의단어는적혀있지않다.’관능’이라고연필로썼다가지워버린흔적이있다.아마도,닿아지지않는관능의슬픔으로그글자들을지웠을것이다.너의관능과나의관능사이의거리를들여다보면서그두글자를지우개로뭉개버렸을것이다.
모든,닿을수없는것들과모든,건널수없는것들과모든,다가오지않는것들과모든,참혹한결핍들을모조리사랑이라고부른다.기어이사랑이라고부르는것이다.
*이글은’저기네가오고있다'(섬엔섬,2004)에실린내용을재수록한것입니다-205p
그런데직접전한게아닌갑다
이책을꾸미기까지김다은씨는꼬박삼년이걸렸단다.
그간의변화는어렵게요청하던시절을지나
작가들이자발적으로연애편지를건내주고있다는점이라고
머리말에적혀있다-서영은씨처럼
허기사2인칭편지처럼전달력이강한게어디있을까
하물며연애편지라는데…
말미에좀큰글씨로강조한부분이가슴을친다.
이책을읽지않아도좋은사람이있다.
지금연애편지쓰느라고끙끙대는사람!
혹아들에게필요할까열심히읽었다.
32살먹은아들이어느날새벽
내방에들어와내무릎에얼굴을묻었다
"너무힘들어엄마…밤새잠한숨못잤어….."
그러곤침대에올라내품에안겨
오래오래더울다지방에갈생각을않았다.
‘…인연이아닌갑다…(깨끗하게잊어라…)’
괄호속말은입밖으로나오지도않았다
그냥등만토닥토닥(이노무자슥…언제내품에안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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