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회 2. 詩詩하게 보낸 하루

 거인이왔으면-이진명

희귀병마와싸우다일찍죽은
한여자시인의시집을다읽은밤

이밤을뚫고거인이왔으면좋겠다
거인은아주크고검은그림자
안개와구름이솜이불처럼두껍게깔린높은산봉우리
광휘를터트리며아침해떠오를때
반대편구름장위에서보란듯
빛바퀴오색커다란원광을두르고온다네
원광밝디밝고신비로워아름답지만
그중심놀랍도록크고검은몸체무시무시해
이빨을딱딱부딪치게된다네

 

마흔세살고요한여자여
지붕밑다섯살딸아이머리빗겨두갈래
방울고무줄로묶어달랑달랑흔들리게하지않고
어디로혼자가는노랑나비처럼날아갔는가
감감한들오백리

 

네가떨구고간너무나선명하고쓸쓸한두낱빛가루

 

바구니속의계란삼십개
고이들고온이것이인생의황금기였나*

 

이밤을뚫고거인이왔으며좋겠다무시무시한
검은그림자로붉게터지는아침태양을맞받는
그러면서도아름답고신비로이오색광륜을두른거인이

 

그여자슬프고무섭고아름다웠으니
나도이밤그와같으니
밤을깨우리슬픈운명을들어올려줄거인이왔으면

 

 

*최영숙 유고시집[모든 여자의 이름은]중’ 바구니속의 계란’에서 인용

-창비시선285이진명시집[세워진사람]35p.

20093.16
청담동 사카 시낭송회에서 자작시 낭송 후
시의 배경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이진명시인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후기 대신합니다.
-2009.3.17 참나무.

 

테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연출,출연,김종구

어제 낭송해 주신 국립극단 소속 중견배우
‘빨간 피이터의 고백’ 이야길
아주 잠깐 나눴습니다.

 

출장가기 전에 아들이 미술서적과 같이
전해주고간 茶통 색갈이 기분업 시킨다는
‘옐로오렌지’라…자주열게됩니다
울고불고하던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茶선물을 자주받습니다

이번엔 冊도 한권…
-웬~~~?
-엄마그림 좋아한다고…안에 뭐가 적혔어…

책장 열어보니 아랫쪽에 조그마한 글씨로

‘어머니…

내가 낳은 딸 아닌 여자에게 처음으로 듣게(보게?)된 호칭이
…뭐랄까…낯설고…그러네요

쫄쫄거리며 돌아다닐 때…이야기

후기가 착착 올라오는데…
저는 할말이 너무 많아서인지
외려아무말도못하고
시집들추다…차마시다…
낭창낭창 하루를 보내고있네요
‘푸른자전거’바퀴 돌리듯…

큰 잔으로 마시다…


사슴닮은,좁고 긴 찻잔으로  다시 바꾸어 마시다…
가을 쯤 코스모스 몇송이 꽂아도  어울릴 것같은,

낯익은 목저체

목이 긴

꽃들은 왜

모두

가을에

필까요


밤에 용서라는 말을 들었다-이진명시인

데레사님과 광혀니꺼님사진,

나름 편집했습니다…두분 감사합니다

덕희님사진도 기다립니다…^^


아쉬워… 아름다운 사람들 생각하니

한가득 따스한 기운이 다시차오릅니다…

(사진불편하시면말씀해주세요 내려드릴게요…^^)

27 Comments

  1. 광혀니꺼

    17/03/2009 at 08:21

    불편하시다고
    내려드리면
    제사진은다내려야할꺼여요~
    분위기좋습니다.
    목이긴꽃이
    가을이피던
    봄에피던
    함께한그순간이우리에겐
    인연이었으니까요~

    늘건강하소서~

       

  2. 오드리

    17/03/2009 at 08:55

    앗,언니도후기쓰셨군요.역시언니다운방법으로………내리기전에얼른가져가야쥐~~~   

  3. 참나무.

    17/03/2009 at 09:20

    넵…^^*알겠습니다광여사님과데레사님사진일부편집하여올렸습니다
    아주아주감사합니다아~~~

       

  4. 도토리

    17/03/2009 at 09:40

    후기읽자니시낭송회의분위기가그대로전해지네요.
    참좋았겠다…그치요???
    부럽사옵니다..^^*   

  5. 참나무.

    17/03/2009 at 09:44

    -요즘도시낭송회그런걸하나요

    -이게얼마만인지…

    그런말수태기들었어요..도토리님도함께였으면
    분위기더좋았을텐데…메롱입니다아~~~

       

  6. 겨울비

    17/03/2009 at 10:13

    언제사진까지찍으셨어요?
    최영숙시인시오면서얘기했었어요.
    언니얘기도…
    시집사서읽어야지했는데올려주셔서어찌나좋은지…

    정말언니의위력을실감한날이었고
    그랬어요.
    가장큰박수를여기에다시바칩니다.
       

  7. 김진아

    17/03/2009 at 10:50

    참…참…참…

    리사님글부터..주욱..슈카님..글..
    전부…정말..참..부럽고..좋아요..감탄도하고..
    오늘따라왜이리점이자꾸많아지는지ㅎㅎ

    그만큼제가아쉬움이많은가봐요..^^

    감사합니다.   

  8. 데레사

    17/03/2009 at 11:17

    참나무님.
    정말예쁘게포스트만드셨네요.고맙습니다.

    작고하신최영숙시인을생각하면서쓴"거인이왔으면"
    눈물나게하네요.최근들어서이렇게감상에빠져보기도
    처음인것같아요.

    끼워주어서두루두루고맙습니다.꾸벅.   

  9. 광혀니꺼

    17/03/2009 at 11:26

    이쁘게봐주시고
    수정까지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평안한저녁되시길빕니다.

       

  10. 네잎클로버

    17/03/2009 at 13:28

    와..,좋으신분들과정말’아름다운’시간을보내셨군요.

    참나무님분위기로그려내신포스트에서
    어제저녁모임의따스함이그대로묻어납니다.

    근데옆길로샌얘기지만,
    아드님청춘사업다시잘되는거지요?
    반가워서요…^^   

  11. Lisa♡

    17/03/2009 at 14:49

    사진은이제그만~~~~~~~~~~~~~~   

  12. 무우꽃

    17/03/2009 at 16:50

    이진명시인의실물사진을여기서처음뵙습니다.
    와….
    제가30대초반아이와결혼생활에파묻혀살때
    후배가서울에전다닐때의지동기이진명을소개하면서
    시청담을글로꼬박옮겨주었던
    엽서를기억합니다.

    "淸談"

    …………………………………….-이진명시인-

    조용하여라.한낮에나무들입비비는소리는.마당가에떨어지는그말씀들의잔기침.세상은높아라.하늘은눈이시려라.계단을내려오는내조그만애인을똑바로바라보지못한때처럼.눈시울이붉어라.萬象이흘러가고萬象이흘러오고.조용하여라.한해만살다가는꽃들.허리아파라.몸아파라.물가로불려가는풀꽃의해진색깔들.산을오르며사람들은빈그루터기에앉아쉬리라.유리병마다가득울리는소리를채우리라.한개비담배로이승의오지않는꿈,땅의糧食을이야기하리라.萬象이흘러가고萬象이흘러오고.

    이시를처음만났던첫사랑의느낌처럼설레던그때의나이로돌아갑니다   

  13. 무우꽃

    17/03/2009 at 16:52

    게다가큰잔으로차마시는타샤튜더까지…ㅎ반가워요.   

  14. 참나무.

    17/03/2009 at 22:01

    단한권의유고시집을내신故최영숙시인과이진명시인…
    비슷한분위기를느꼈어요
    ‘거인…’배경설명하실때부터이시를찾고싶었어요

    겨울비님박수받아기분좋습니다…아침부터
    어젠일찍컴닫았어요…
       

  15. 참나무.

    17/03/2009 at 22:10

    제가자주’현대인의가장큰죄악은부동(不動)’이란말몇번했을겁니다.

    인터넷이곳저곳시들은홍수처럼흘러다녀도
    이런자리에서이각박한시대를사는시인에게
    한번의박수쳐드리기엔왜그리인색한사람들이많은지요

    다리도불편하신데멀리서택시까지타고오신띠스한마음과
    더구나오랜만에감상에빠지셨다니…
    가슴이다찡해옵니다…

       

  16. 참나무.

    17/03/2009 at 22:13

    늘하심을지닌광여사님
    뒤에올린스켓치사진이맘에들어퀼트조각처럼처럼다시실었어요
    정말수고많으셨어요…사업번창하시길빕니다.   

  17. 참나무.

    17/03/2009 at 22:15

    네잎클로버님도오셨으면틀림없이좋아하실분위기였어요.

    "요즘이런사람들도있나?"

    네있습니다아~~큰소리치고싶답니다
    격있는영화리뷰독후감아끼며보고있어요…   

  18. 참나무.

    17/03/2009 at 22:19

    개인적으로제일좋아하는시청담을친구에게받으셨다니
    무우꽃님의그때그시절엿볼수있을거같습니다
    그날시인의목소리로직접청하고싶었어요.

    직접옮겨주셔서더감사합니다.
    요즘…괜찮으신지요…^^

    타샤튜더…책선물은많이받습니다.
    컴곁에서항상저랑같이차를드시지요…^^   

  19. 초록정원

    17/03/2009 at 23:15

    이진명시인을뵈었다는것말고도
    또하나의수확은류근시인을만나뵈었다는거예요.
    시집까지선물해주시고..
    검색해보니김광석이부른’너무아픈사랑은사랑이아니었음을’이
    류근님의작품이더군요.
    홈피들어가서류근님의글들만검색해서읽는중이랍니다.
    전엔류근님의글이어렵다생각들었었는데잘읽히네요.
       

  20. 참나무.

    17/03/2009 at 23:19

    대전에서’혼자’올라오신것진짜자알하신거에요
    실천하는사람이가장아름답지요
    좋은일은길고오래기억하고파조각모음다시했어요…

    언젠간류근시인의낭송회도하게되겠지요
    그때도초정님은꼭오셔야합니다아꽃단장하시고오~~~^^*
       

  21. 우♡ㅏ

    18/03/2009 at 02:20

    일을못하겠어요.
    조블에시향이폴~폴~
    정겨운얼글들이여기저기남실거려서…

    그러니~
    우아님이거기에갔었드라면
    어떡할뻔했어요.

    맨날맨날시낭송회나또하자고
    참나무님을조르고보챌텐데…
    정답고신선한감동을나누시는모습들이참보기에좋아요.

    이러실줄알고화분하나보내드렸죠.
    머…

    음~
    참나무,
    참깨
    참새
    참말
    참나리

    참참참..
    참기름..

    새참ㅁㅁ
    아이참ㅁㅁ

    밤참

    ~~~~~~~~~~~~~~~"참"자가들어가면안좋은게없네요.
    ~하이그,
    참!!!!

       

  22. Marie

    18/03/2009 at 02:42

    역시참나무님!!

    스크랩해갑니다~~   

  23. 참나무.

    18/03/2009 at 02:54

    우아님의리파로소문났어요벌써…
    맨날맨날시낭송회…사카클나는데요…^^

    *

    오타때문에또추가할일있어늘링크스크랩이라죄송해요…마리님^^
    헤어딜때’서편의달이…’부를걸그랬지요..아쉬워라…
       

  24. 밤과꿈

    18/03/2009 at 13:11

    참나무님인사가늦었습니다~

    다시만나뵈어서반가웠습니다^^*
    늘건강하신모습뵙기에더욱좋았고요~ㅎ히

    이진명시인이표현한거인을오늘다시찾아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도찾아보셔요.

    방법은거인이나타나는현상을’브로켄현상’이라고하죠?
    이곳저곳에서’브로켄현상’으로검색을하면아주많이나와있습니다.

    시로만이아닌실제사진으로도감상하시고즐건시간누리셔요~
    고맙습니다.   

  25. 참나무.

    18/03/2009 at 13:41

    아…네…!
    꼭필요한정보에요..안그래도’독일…’뭐라하셔서많이궁금했는데…
    그날제일마지막까지테이블지키셨다는말씀들었어요

    ‘남자분들우정은저희랑은또다를꺼야…’
    혼자이런생각하며사카를떠났더랬지요
    먼저인사하기힘든데..참고맙습니다…
    (음악에남다른해박함이계시단소문도들었어요…^^)
       

  26. 밤과꿈

    19/03/2009 at 01:01

    못난제얼굴은온통블로그에도배를하고앉았습니다~

    제발정중히삭제요청하오니들어주시옵소서~
       

  27. 참나무.

    19/03/2009 at 01:14

    네에…작게올렸는데도…불편하시다면
    존중해드려야지요…

    그런데스크랩은어쩌지요
    아참괜찮습니다…여러가지이유로링크스크랩이라…^^
    미리보신분들은…죄송합니다만…;;   

Leave a Reply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