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1주기 특별전 – 갤러리 현대 강남점

 

박경리 1주기 특별전 첫날인데 남편이 가는길이라며 데려다준단다

9시45분에 집을 나섰는데10시 전에 성수대교를 건너다니

갤러리 오픈 시간10시30분 까지 근30여분의 아침시간을 어디서 보낸담…

망설이면서도  발길은 L.G빌딩으로 접어들었고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그림의 저 엽서를 크게 매단 건물이 멀리서한 눈에 보이는 거다

갤러리 현대 강남 분점…언제 이런 메머드 빌딩을 지었을꼬

근처를 한 번도 안 지나 다녔으니 난 아무래도 강남관 안 어울리는사람이다

입구로 들어서자 강화유리바닥 밑으로 지하의작품들이 보이는 것부터가 예사롭지않다

괜히 시간보내려고 주루룩 즐비한 큰화환들에 매달린 리봉의 글씨까지 다 읽어봤다

제일 먼저’진주여고 동창회 김xx’-왜 단체가 아니고 개인이름일까?

원주,무슨출판사.통영,어디어디.평사리무슨문학단체(?)

오늘 가방이 바뀐바람에 필기도구하나도 없고 얇은 책 한권도 디카도 못챙겼다

천천히 혼자 나와도 되는데 괜히 남편차 얻어타니라고 서두르는 바람에…

달리 갈데도 없고 이일 없어 건물 앞 조각작품 보다가

사열하딕기 꽃다발 리봉글씨 다시살피다…

혹시?하고 살짝 문을 밀어봤더니..

세상에나~~

문이 기냥열리면서 데스크에 주루룩 앉자있는 관계자들과 눈이 딱 마주치게된다.

아주 잠깐이지만 혼비백산하는 꼴 안보이고 표정관리하느라 애먹었지만

30여분 번 거 생각하니 마구 기분이 좋아졌다…보리 숭년에…^^

1층 1주기 기념문집이랑 시집이 쌓여있는  또다른 데스크 위에서

엽서두어장만들고 좌향좌 하니 T.V대담 하시는 모습이 보인다

긴 의자가 있어 일단 먼저 앉았다.

장소는 원주 토지문화관 뜰…

참오랜만에공영T.V에출연하셨단다

감물원피스위에청남방,소매는둘둘말아올리고맨발에슬리퍼차림…

얼마나자신만만하시면저런모습으로대담프로에응하셨을꼬…

 

[소설]그대다시는고향에못가리(청목정선세계문학85)

토마스 울프/ 지음|김준호 옮김|

청목사|1995년11월 6,000원

 

아는이야기도많았지만시청안한T.V프로라

첨알게된선생님의문학관(觀)도건진게많았다.

94년도에제작한프로그램이라던가?

저런거하는줄알았으면진작봤을텐데

‘그대다시는고향에돌아가지못하리’이문열책은읽었지만

‘그리고아무말도하지않았다’처럼원작자가따로있었다는걸몰랐다니…

다소어두운데다혼자라오래앉아있으려니허리가아파와서

가부좌를틀고있어도될만큼자유로웠다.

프로가끝날즈음여자한분이마로니에북봉투들고내곁에앉을때까지…

중간에대걸레가두어번왔다갔다했던가?

들을땐메모할게많았는데지금은모두잊고

번역문제 하나만 짚고넘어가자

도대체 ‘별당아씨’를 다른나라 언어로 어떻게 표현하겠는지…

진행자가 불어판 토지를 읽었다며 거들었다.

1층 전시장엔 영인문학관작가 소장품展처럼

재봉틀(singer)곁엔 녹슨바늘까 지꽂힌 그대로 진열되어있다

담배쌈지,안경집,만년필에잉크병까지같은유리진열장에

평상복 두어 벌도 곱게 개어진 채 있었고

멋쟁이 무무차림의 낯익은 모습사진이 보여 무척 반가웠다.

에피소드의 여인아니랄까봐 벽에 써진글씨에서 오타를 발견했다

정연희씨출판기념회때사진인데’정현희’라니

이걸말 해줘?말아…하다2층 올라갈 때 용기를 냈다

 

-저 잘못표기된 게 있는데요…여차저차

-아 그래요 우리가 준비한 게 아니어서

-그게 뭐 중요한가요 고치는 게중 요하지!

(이 말은 물론 입안에서 맴돌다 삼켰다…휴일아침부터 기분나쁘게할 인사는 못되지 또…)

 

2층엔 김덕용 화백 작품들이다

잘은 몰라도 오랜 시간  준비했을 것 같은 전혀 새로운 특이한 소재다

나무에다 인물과 책들을 조각하여 단청기법으로

또는 나전칠기처럼 표현한 작품도 있었고

이진용씨 분위기의 조각작품도 있었다.

(혹시 표절?하다 스스로 놀래기도 하면서…)

 

그나저나 세속적인 걸 극히 싫어하셔서 인터뷰도 잘 안하시던분이

이런 행사하는 줄 아시면 뭐라하셨을까…

아주 위험한 사견이지만 1층 모니터 대담프로 중

크게 확대한 선생님사진아래에서 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토지문학관뜰을 보며 ‘너희들 지금 뭐하는 거니?’ 하는 것같았다.

-괜히 혼자 해 본 생각이니 아무도 괘념치 마셨으면

아주 짧은시간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잡념이 많은거이 문제다

 

3층은 소장전

황인기 블랙다이아몬드가 먼저 들어왔다.

같은방엔  전광영 그 기막힌 한지꾸러미와 꼼꼼함 때문에 하품나는 노상균

다른방엔 크리스탈 구슬을 표현한 제임스딘,엔디 워홀…

볼 때 마다 가까이서,또 멀리서 몇 걸음씩 왔다갔다 하며 보고 또 보곤하던

관심의 대상이었던 작품들이라 많이 많이 고마워하면서 즐감했다.

집에서도 가찹고 자주 가 볼참이다.

 

지하엔 재독 화가 노은 화백의 새,물고기들이

‘붓가는대로마음가는대로’자유분방한원색작품들

내취향은아니라서자세히보진않았다.

 

계획대로 사간동 현대 오치균전도 마스터하고

두가헌의 가족전 이중섭.박수근 작품들도

안보고오면 걸릴까봐 급히 보긴했지만

2시 시작하는 영화 볼시간 아슬아슬해서

낙원동까지 숨이 턱에까지 닿을땐  후회막급이었다

전시 작품 모두 몇 번씩 본 거고

팜플렛,엽서도 곳곳에 쌓여있어 식상해서-쳇 건방지기는…;;

데이비드 린 감독의 ‘위대한 유산’은 기대 이상이었고

새로운 사실로 놀란일이 있다.

[위대한 유산.1946년Vs.1964]란 제목으로 어쩌면 괴발개발 할지도…;;

알렉 기네스가 분한 역이 이번 영화보기 전까지

도대체 기억이 안났는데 영화를 보면서 의문이풀렸다.

 

기네스 팰트로와 에단호크  위대한유산(1964)보신 분들은

린 감독의 이번 영화 비교해서 보 면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혹시 보실분들을 위하여 방해꾼은 되기싫지만

한마디만 하고 넘어가자…

핍에게 위대한 유산을 남긴 그 탈옥수에게  딸이 있었고

그 딸이 에스텔라 라면?

 

이제 원작을 봐야 할 일이 남았다.

저 놀란 모습의 알렉 기네스 처럼

내가 놀란일도 원작을 안 읽어서 일것 같아서…

‘슬럼독…’이 원작소설과 완전히 다르듯…

 

5 Comments

  1. Lisa♡

    05/05/2009 at 22:45

    으하하하…

    이거읽는데참나무님의행동처럼’무지바쁘게

    읽혀지는군요//같이오르내리느라~~헉헉!!

    위대한유산재미있었겠다.

    ㅎㅎㅎ—저는어제그시간에시네큐브에.   

  2. 참나무.

    06/05/2009 at 06:43

    (전시장벽에있던…)

    나는거의여행을하지않았다.
    피치못할일로외출해야할때도
    그전날부터어수선하고
    일이손에잡히지않았다.
    어릴적에는나다니기를싫어한나를
    구멍지기라하며어머니는꾸중했다.
    바깥세상이두려웠는지
    낯설어서그랬는지알수가없다.

    그러나나도남못지않은나그네였다.
    내방식대로진종일대부분의시간
    혼자서여행을했다.
    꿈속에서도여행을했고
    서산바라보면서도여행을했고
    나무의가지치기를하면서도
    서억서억톱이움직이며
    나무의살갗이찢기는것을,
    그럴때도여행을했고
    밭을맬때도
    설겆이를할때도여행을했다.

    기차를타고비행기를타고
    혹은배를타고
    그런여행은아니었지만
    눈으로보고피부로느끼는
    그런여행은아니었지만
    보다은밀하게내면으로내면으로
    촘촘하게섬세했으며
    다양하고풍성했다.

    행선지도있었고귀착지도있었다.
    바이칼호수도있었으며
    밤하늘의별이크다는사하라사막
    작가이기도했던어떤여자가
    사막을건너면서신의계시를받아
    메테르니히와러시아황제사이를오가며
    신성동맹을주선했다는사연이있는
    그별이큰사막의밤하늘
    히말라야의짐진노새와야크의슬픈풍경
    마음의여행이든현실적인여행이든
    사라졌다간되돌아오기도하는
    기억의눈보라
    안개이며구름이며몽환이긴매일반
    다만내글모두가
    정처없던그여행기
    여행의기록일것이다.

    -박경리/여행
       

  3. 산성

    06/05/2009 at 07:29

    사라졌다간되돌아오기도하는
    기억의눈보라
    안개이며구름이며몽환이긴매일반…

    그저평범한우리네일상도
    늘비슷한
    정처없는여행의일부일것같은…

    그럼에도불구하고
    편안한하루되시기를…^^
       

  4. 도토리

    06/05/2009 at 08:18

    오자하나발견!!ㅎㅎ
    재봉’틀’..이예요.경상도사람의핸디캡인’ㅓ’와’ㅡ’의구분..
    ..
    참나무님처럼후다닥읽고갑니다.
    공연히바빠요.요즈음..^^*   

  5. barbara

    06/05/2009 at 13:02

    연휴엔괜히바빴어요.1박2일의모임이있어서…
    발은백조처럼움직여야했지만즐겁게잘쉬고간다는인사나누며떠나보내고…
    한바탕치우고나서비올듯먹구름이잠시밀려드는하늘아래점점세지는바람결느끼며의자에발올리고후두둑빗방울떨어질때까지가만히앉아있으니천국이따로없더라구요^^.
    오만가지공상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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