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음완보(微吟緩步)

▲교토우지강에서열린윤동주송별회사진.현존하는윤동주최후의사진으로알려져있다.앞줄왼쪽에서두번째가윤동주.이사진으로윤동주와인연을맺은우지시의시민들은

인근우지공원에윤시인의기념비를세우고자서명운동을벌이고있다./연합뉴스

*눈오는지도(地圖)/윤동주

순이(順伊)가떠난다는아침에말못할마음으로함박눈이내려,슬픈

처럼창밖에아득히깔린지도위에덮인다.방안을돌아다보아야아무

없다.벽과천정이하얗다.방안에까지눈이내리는것일까.정말너

어버린역사(歷史)처럼홀홀이가는것이냐,떠나기전에일러둘말

있던것을편지로써서도네가가는곳을몰라어느거리,어느마을,

어느지붕밑,너는내마음속에만남아있는것이냐.네쪼고만발자욱

눈이자꾸내려덮여따라갈수도없다.눈이녹으면남은발자국자리

마다꽃이피리니꽃사이로발자욱을찾아나서면일년열두달하냥내

마음에는눈이내리리라.

느림보마음문태준산문집|마음의숲|264쪽|1만2000원

2000년대한국시단에자연서정시의부활을주도하면서주요시문학상들을휩쓴문태준시인이등단이후처음으로산문집을펴냈다.빛처럼빠른속도에중독된인터넷시대에문태준의시는자연의소리에귀를기울여미음완보(微吟緩步)하면서영혼의샘물을찾아가는길을열어왔다.

첫산문집에서문태준시인은’나뭇가지에앉은새처럼혼자오도카니

앉아있는때’에자연과소통하면서둥글게다듬어진문체로그린내면의풍경화를펼쳐보인다.
경북김천에서농부의아들로자란시인이차린산문의밥상에오른것들은’세월의손때를입은주름”시원하고푸른한바가지우물물같은휴식”가을과일이익는속도”물고기가달을읽는소리”봄비처럼통통한호기심’등등이다.
독자들이허겁지겁달려들만한글들이다.다만폭식은금물이다.’마음에도소식(小食)이필요합니다’라고시인은한마디던진다.열매가익어가는여름은농촌에서고된근면의계절이다.농부의아들인시인에게무더운여름은역설적으로청량한기쁨을만끽하는계절이다.’햇살이있어우리는여름에바람을연인처럼반깁니다. 간만에다시만난그리운사랑처럼,햇살이있어우리는그늘을반깁니다’라는것이다.각박한일상의햇살아래사막이된도시인들의마음에상쾌한바람을불어넣고서늘한그늘을드리우는산문집이다.올여름피서용독서에딱맞는책이다. -마음속풍경화보이시나요?박해현기자기사전문

"힘들었지만끝내고나니뜨거운사우나를막하고나온듯시원하더군요."
이동진씨는"활자에경외심을가진사람들을위해내가가진최선을다할것"
이라고말했다/이진한기자magnum91@chosun.com
[잠깐!이저자]"영화대사샅샅이뒤져질문만들어냈죠"<–최보윤기자기사전문

그가존경하고좋아하고사랑하는감독들의이야기를담는’매저키스트같은작업’은
이번이끝이아니라시작이다.총20명정도를,3권으로낼예정이다.
"절정에올랐다가산화(散華)해버린그레타가르보보다는여든까지연기한캐서린헵번
을더좋아합니다.60세가되든80세가되든,계속쓰고싶습니다."
저는인간관계나일에서나시간의질(質)보다양(量)을신뢰하는편입니다.
켜켜이쌓여온세월이깊이를만들어냅니다.양이결국질이되는것이죠."

[어린이·청소년]도토리열매는참나무의자랑이죠<–김남인기자.기사전문
숲속동물들이’진짜좋은나무’를뽑기위해모였다. 입맞췄다쪽나무,방귀뀐다뽕나무,불붙었네단풍나무…. 치열한경쟁을뚫은것은바로우리산과숲에흔하게있는참나무다. 참나뭇과에속하는여섯종(상수리나무,굴참나무,떡갈나무,신갈나무,갈참나무,졸참나무) 나무의자랑거리는열매인도토리이다.

5 Comments

  1. 佳人

    04/07/2009 at 14:02

    오늘은소개해주신책이나전시회소식에중간중간익숙한이름이많이보여서^^
    박해현기자의문태준책소개,
    이동진님의글을참좋아하는데책을냈나봐요.
    내용중질보다는양에손을들어준것에괜한위안도받고.
    <도토리열매는참나무의자랑이죠>어쩜둘의관계를잘알고있는듯.^^
    참나무님이저자에게고하신거아니신지..ㅎㅎ
    도톨님의이모님전시회인가봐요.지금사진은제게전혀보이질않아서요.   

  2. 참나무.

    04/07/2009 at 14:25

    갯수느는거무서워두개를합했는데
    아무래도결례일것같아분리하는중에다녀가셨네요…

    지난번청화랑멤버들같이뭉처요이번에도…^^
       

  3. 도토리

    06/07/2009 at 05:03

    이도토리가참나무님의자랑이되려면..
    어째야됩니까..ㅎㅎ
    이도토리는참나무.님이자랑스럽습니당..ㅎㅎ^^*   

  4. 산성

    11/07/2009 at 02:33

    이세상이너무신속합니다.

    쉴겨를과,

    나란히가는옆과,

    늦게뒤따라온뒤를살려냈으면합니다.

    나의것을다른데로돌릴줄알았으면합니다.

    차마다하지못하는말은남겨두었으면합니다.

    세상의마음이한없이가난해지지않도록.

    세상의마음이궁벽한곳에살지않도록.

    ‘느림보마음’본문중에서…

    아침신문책광고에실린이글이맘에닿아…
    옮겨봅니다.마치詩처럼행간도띄워서…
    공부하듯이…^^
       

  5. 참나무.

    11/07/2009 at 03:07

    속도의시대에비껴선풍경화같은책,
    마치고요한개달을의경구를만나는기분-부산일보

    책을펼치면아침과돌처럼조용해진세상을마주할수있다-동아일보

    문장이너무도아름답고강력하다.치열하고평화롭다-김훈…

    우리릴레이놀이할까요…

    조조시간급해서달리다흥국생명앞에도달해서
    천천히움직이는해머링맨을보는것같은기분이었어요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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