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간해서낮잠자는사람아닌데…
(놀멘놀멘~해도이번추석은정말많이힘들었는갑다
여튼발바닥에감각이없을정도였으니…오늘까지만신이쑤시고아프다.
특히어깨쭉지가..날개를얼~~마나많이휘둘렀으면…했다.
오죽하면제사같은거아들에게물려주지않겠단말이쉽게나왔을까…)
아참요상한꿈내용…
몽유도원도(이하몽유)를보러국립박물관엘갔다
근데모사하는화공들이조르르앉아있어하필몽유만안보이는거다
우짜든지꼭보고싶어(꿈인데도…억측스럽긴…ㅎㅎ)가만살펴보니
그림앞으로맨홀같은구멍이나있고내앞에는내려가는바위가보이는거다
옳타구나!발을조심조심디디며다른사람들보다먼저내려갔다
바위는편편하지도않았는데이상하게그리어렵진았았다
올라올때는손으로바위를짚기도했다.
드디어화공앞을지나그림앞에섰는데
갑자기몽유는사라지고다른그림이나타나는거디었다…까지가꿈스토리다
내용그대로하낫도잊지않고다기억난다이시간까지…
다만몽유대신나타났던그림은잘모르겠고…여튼몽유가아닌건확실했다
개꿈이겠지뭐했지만오늘은만사제쳐놓고새벽부터설설준비를하였다.
얇은수첩.필기구.휴대폰.디카…
황인숙시집은넣었다일부러뺏고(나중에얼마나후회했는지…)
오늘새벽에읽은정민교수의안내를겸한후기는스크랩까지했는데깜빡잊었다.
하필두남자모두쉬는날이었다
아들은쿨쿨자고있었고남편에겐허퍼삼아같이가자해도
‘좋아하는사람이나가시유…’
점심은알아서하겠단다.(나두몰라…이나이먹두룩…)
애교차원으로용산을최고로빨리갈수있는방법을물으니
왕십리에서중앙선을타란다.덕소가는거타지말고…
(예전천안아라리오갤러리갈때반대방향덕소행탄거말하는갑다…ㅎㅎ)
시키는대로정신바짝차려한번도더듬지않고일찍도착했다
제일궁금한것찾아졸졸걸었다.
가는길에갈대가하이뻐급히하나찍고
다른건다생략…
나중에보자~~맘속으로나혼자씨부리면서…
줄
제일궁금한건줄이었다신문에서본
4시간걸렸다느니2시간걸렸다느니하던그줄.
내가믿는건’일찍서둔것’과’월요일’이었다.
(전시장입구에가서야아차월요일!헛걸음한건몇번이더냐…)
다행이기획전시실입구엔줄이하낫도없었다.
(사진의줄은다보고나온오후2시즈음의풍경)
앞사람가는대로입구를통과하자그제사가벼운흥분이일었다.
근데아니었다.
중간즈음줄이보이는거디었다.
그래…그대단한몽유를쉽게볼리만무하지…
일단줄에서긴했는데여엉빨리움직이질않았다.
애쓴기획흔적이보이는벽에장식된글도읽고
조금씩조금씩움직이는줄을따라가다
내눈을의심하는작품이짜안나타난것이다.
그이후나는거의정신을잃은것같다.
.
.
.
.
(신문연재같으면계속.하겠지만…스압도있고…)
신문에서본그림만으로도호기심이불붙어국박에다전화까지한적있었다.
결과는일반관객은볼수없다였던…
꼭보시려면무슨서류를제출해야한단다.(서류씩이나?)
뭘기재해야되냐니까논문쓰는사유…논문제목…또뭐더라?
-허~참!일반인은거의볼수없다고봐야겠네요
알듯모를듯말을흐리던전화받던분생각도났다.
만약알았더라면추석이구뭐구몽유못볼작정하고
이미봤을지도…
이그림이이번에나올줄은꿈에도몰랐던거다
그때나는참아쉬워서포기하기전에언제전시계획있냐물었는데
분.명.히.전화받는관계자는’아직확정된전시계획은없다’는답변이었다.
이럴줄알았으면그학예관인지큐레이터이름이라도알아둘걸
(그래봤자힘없는소시민이뭘어쩔껀데,계획도없으면서무신…;;)
몽유도원도유감
진열장은어두웠고집중할수없는주변환경이었다.
꿈까지꾼복사꽃핀그림부분은특히나…
예사롭지않은글씨들을자세히보는사람들은별로없어
몽유줄밖에서도글씨는볼수있었지만
도록으로보는것과별반큰차이를못느낄정도였다
정면을그린경치와꿈에서내려다본도원이한필에나란이그려진화법이
요즘시선으로봐도조화로운정도야이미익숙했고
안견의견문과뛰어난그림솜씨는안평대군의탁월한컬렉션을
많이접해서일것이란사가들의평도접한지오래여서…
아트샵엔안견과몽유도원도단독으로된책이나도록도
뒤적거리는관객들도많았지만선듯사는분은많치않았다.
여튼여차저차나는오늘다보고왔다.
몽유줄겁이나서눈돌아갈정도의귀한보물들을더많이더열심히보고왔다.
긴줄에겁먹고수월관음도두세번보면서곁눈질할때의몽유줄은
내가줄서서제대로볼때완다른방법이었다.
기하급수적으로몰려오는관객들을소화해내지못한박물관측의결정인지
긴줄을끊고반대편에서보여주기로작전을바꾼모양이었다
5명씩한조를짜서딱30초동안만보여주고
직원들이거의강제로관객들을끌어내는장면도자주보였다
왜부작용이없었겠는지
2시간이상줄서서딱30초만보고끌어내는데…
박물관측도이해해야할것같다
그많은사람들이왜줄이이렇게움직이지않느냐
내가줄서면서들은불평도한두마디가아니었으니…
사람
사람은사회적인동물이다보니두어시간한줄에서있다보니
얘기도하게되고성격일부를파악까지할수있게되었다
내앞의아주머니는청주에서일부러올라왔는데직장다니는딸과동행이라
자주줄을이탈하여이것저것보고베이스캠프찾듯딸앞에서는거다
딸은주로지키미같은역활이었다.
나처럼어깨가아픈지엄마가딸등어리를탁탁쳐주기도했다.
줄은갈수록템포가느리게움직이고인파는몽유줄양옆으로왔다갔다난리다.
아침에쌀쌀하여목에매달고왔던스카프도없어지고정신은더없어졌다.
그아주머닌딸에게’이러다못보고가겠다’그말그대로
직장인딸은잠시허락받고나온외출인지한시간줄서서기다린공도없이
애닯아하는내인사까지받으며총총사라지고내뒤의할아버지는
질서유지하는도우미남자직원들께불만을털어놓기시작했다.
‘전시장이왜이리복잡하냐…죽기전에몽유보러왔는데어린아이들이뭘안다고왔다갔다난리냐’
다른사람은’그직원이뭔죄가있겠냐..이번전시는여러분이많이보는게목적이라더라(사실은내가)
중간에새치기하는사람들이끼어들면그할아버지는기다리다지친짜증스런맘화풀이하듯
‘줄에서비켜서라’고함을치시면인근관객들도은근히할아버지편을들며같이규탄하는거디었다.
그때부턴이미포기를하여솔솔재미까지나기시작했다-말은힘들다하면서도…ㅎㅎ
다른방에서도큰소리가자주들리곤했다
난강세황이후줄이겁나서너바퀴이상다른작품거의마스터한셈이었다
(그래봤자주마간산격이지만…아무리좋은것도많으면귀하지않듯
이번전시는매일출근하딕기해도후회없을정도로대단한내용이었지만)
난황인숙시집도없고줄을이탈하기도미안해서꼽다시서있으면서
딸을미리보낸청주아주머니랑맘이맞아내가본것중
자세히보면좋을듯한걸얘기하면잠시보고와서고마워하고그랬다.
그니까내가딸이하던베이스캠프지키미가된거다.
신사임당시랑늙은고양이또은제품식기.은관.
아정교한허리띠장식의깨알처럼박힌터키석(?)을
몽유기다리는분들눈에제대로보일까싶었다.
청전이상범의아침은부산피난시절제1회현대미술대전출품작인줄도처음알았고
손기정투구.정말다시또가고픈수월관음도-미국까지일부러보러갈순없을터이니…
글씨도많았지만잘모르겠어서요담오기전엔예습을좀하고와야겠다했고
그리고강세황그림은상세하게설명까지자분자분해드렸다.
후랫쉬끌줄몰라가끔사진찍을때여엉못마땅해하던할아버지뒷자리젊은이도
아주심심해죽겠는지나에게실실말을걸기시작했다-내가맨맨해보이는지…ㅎㅎ
-우리어머닌데레비만보는데이런데관심이아주많아보이네요
-네에좀그런편이지요…
그러면서역사스페셜에서본내가정보들도많이알려줬다
고려청자는하늘을뜻하는거고조선조백자는땅을뜻하는거라는등…
한세시간줄섰으면더많은얘길나눴을지도…ㅎㅎㅎ
줄은점점살이찌는지한시간이훨씬지났는데도몽유진열장은안보인다
할아버지랑청주아주머닌나에게아직멀었냐두어번이나더물을정도로…
사실나는줄이겁나포기하고내일다시…아니매일출근이라도할까하는중이었다.
입구까지나오다다시맘바꾸길세번이나하고그긴줄의대열에합류했거든.
청주아주머니께전화가온다.
친구가늦게전시장근처에온모양이다
-줄서다간딸대신친구끼워들이면욕먹겠지유…나에게만살짝얘기한다
-괜찮아요딸대신인데…뭐어떨라구,한사람정도야…
주위를살피니할아버진시종무표정이시지만
살짝또줄을이탈하여친구를데리고오면서눈치를보자
다내책임이라는듯바로뒤의할아버지는
청주아주머니앞으로보내드렸드니암말씀않고앞줄에서신다
긴줄기다리는동안일행들있는분들이나아니면혼자오셔도
부탁한단말하고다른거보고오는사람들이대부분인데
묵묵부답한번도이탈하지않으신꼿꼿한분이셔서…
그뒤의젊은이에게도안면텄겠다,찡긋고갤까딱하면서
청주아주머니친구께도살짝인사를받는다.
그래서인지접대성멘트까지나는받는다
-아멋쟁이시네요
-??
가방에매단스카프를잡으며활짝웃는거디다.
-네에감사합니다
(세상에나만상에다스카프잊어버린줄알았는데…이히히언제거게다매달았을꼬…)
몽유먼저보고딴거봤으면많은시간벌수있었을텐데
강세황이후론맑은정신이빠져버려순간의선택을잘못하게된거다
그림앞에서시간을너무지체한나머지줄도잊어버리고
더구나앞뒤사람들께말도안했기때문에…
두어시간넘게줄서서30초그림본그허무감을느낀대부분사람들은
별걸아닌걸하는눈치가역력했고진을뺀탓인지
다른귀한보물들도건성건성보녀지나가버리는사람들이거의대부분이었다.
내뒤의할어버진’이젠원본봤으니’하며그제사인상을펴시고페내끼가로질러가셨다.
진정으로몽유를보고싶으신성질급한할아버진
어쩌면호림미술관이나간송미술관에도만나뵈올분같은예감이들었다.
정확하게9시30분에기획전시실정문에도착하여박물관정문나올때가2시였다.
아트상품파는데잠시들렀고전시도록두어권뒤적거린시간
박물관외경과하늘사진찍은시간까지합쳐4시간이상이었다.
아직정선기획전과몽유복사화는보지못했는데도
집에있는두남자걱정되어집으로와버렸다.
보온밥솥엔밥도있고냉동실에있던송편과약식도넣어뒀지만
두남자는중국음식시켜먹고있었다.
남편은짜장면아들은볶음밥(아침밥도안먹었을터이니…)
다시정신을수습하며앞위맞춰보다비로소알게되었다
요즘조선일보에서시리즈로나오는’한국박물관개관100주년’이
국립중앙박물관과조선일보의공동기획이란걸
1757년유람중16장그려초점투시·명암법활용한
박물관100년특별전대표유물
한국진경(眞景)산수화의대표작
국립중앙박물관·조선일보공동기획
에지간한사람은이시리즈보고예측을했을수도있었겠지만
나라는사람은뭘계획하고체계적으로생각하는그런잘난사람이못되다보니…
원화를꼭보고싶은소망을이룬오늘아직냉장고에매달려있는신문쪼가리그림속바위를다시드려다봤다
원근법무시한.서양화를방불케하는이바위가개꿈으로나타난건아닐까싶어서
이시점에서’번지점프를하다’에나오는명대사한줄떠오른것도무리는아닐듯
산성
05/10/2009 at 19:14
꼽다시(?)같이줄서서들어간기분입니다.휴~^^
작년가을,간송앞의그긴줄도기억나고말입니다…
어느할아버지말씀에동감합니다.
유아원(유치원도아닌…)아기들이
간송에단체로나타났을때
똑같은생각을했었거든요.
아이들이어른들틈에끼여서꼭
무슨일날것같았어요…위험천만…
물론재미난2부기다립니다.
몽유도원도유감…
천천히…^^
Elliot
06/10/2009 at 00:51
박물관이월욜부텀왜케인기죠?
눈치는왜보세요?
끼니때밥차려먹는거야인간의기본기인데….^^
오드리
06/10/2009 at 01:01
언니같이가실까요?나도또가고싶은데요.
summer moon
06/10/2009 at 03:13
약간의마음의여유만있으면사람구경도참흥미로운데…
참나무님옆에같이있었던것만같아요
너무나재미있었어요.^^
한달전엔가아주커다란전시만을맡아하는사람에관한
다큐를봤는데정말흥미로웠어요.
완전전쟁터에서싸움을지휘하는장군같더라니까요.ㅎㅎ
아무리줄이길어도
꾸욱참고작품을보러갔을거같아요,서울에있었다면….ㅠㅠ
도토리
06/10/2009 at 03:45
이촌사람은길다란줄..에지레겁먹고
참나무님의중계방송만기둘고있겠나이다….^^*
김진아
06/10/2009 at 09:14
집에서참나무님그림자에숨어서구경다한것같아요ㅎㅎ
감사합니다.^^
신문에나오는기사보고가보고싶은마음이야굴뚝같았지만,
현실이제겐아직어려워서요..
잎사귀
06/10/2009 at 10:01
참나무님의이런글을보고나면전그제서야
나도함가볼까~~그런맘이듭니다^^
이포스팅만으로도충분히감동받지만요^^*
shlee
06/10/2009 at 11:43
몽유도원도그냥우리가가지면될텐데….
우리껀데…
독도처럼…
그러면오래오래볼수있는데….
전꿈도못꾸고
속만탑니다.
누구는도원을꿈꾸고그림을그리고글을쓰는데
저는꿈도치사스러운것만꾸고,,,
원종옥
06/10/2009 at 12:06
몽유도원도유감~
아침에창에올라온걸보고바로읽었답니다.마치제가가서줄서서기다리다본듯생생했어요.이제야감상문?!올립니다요^^.
함가보고싶다생각은했었는데…
참나무님의정보로는…아무래도직접가서보는건포기?!해야하겠네요…그래도마치제가다녀온듯한경험을주셨어요~^^.감사인사꾸버억~^^
아카시아향
07/10/2009 at 05:19
도록으로라도한번봤으면좋겠어요,저는;;^^
생생중계2부,
기대하고있습니다~
초록정원
07/10/2009 at 06:02
마지막날이라는데아침7시KTX감행해볼까갈등하다
결국이런저런이유로주저앉았네요.
봐서강산무진도는놓치지말아야지생각하는데될지모르겠어요.
douky
07/10/2009 at 07:08
박물관에서참나무님도슨트로’자원봉사’해주십사부탁하겠어요~
참나무님근처에서줄서셨던분들은기다리는동안
이것저것좋은설명들으셔서그날운좋은날이었네요…
저도몽유도원도보러가려다가…
도저히줄설자신없어포기했는데…
참나무.
07/10/2009 at 13:46
2부울리는동안후대사람들께보여주기위함이다..로맘고쳐먹으니
오히려부끄러운마음도들더군요
줄만보고겁내신분들처럼저그리힘겹게보진않았어요
몽유도원도만자세히못봤지다른보물들은충분히감상했거든요
교체하면두어번더갈예정입니다
넋놓고우두커니진열장앞에서있는사람보이면툭!어깨한번치십시오
약속없이우연히만나면더반갑던데요…^^